가난한 사람들이 더 자주 아프고, 병원 치료받기도 어려운 현실을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노숙인이나 외국인 노동자, 비정규직들이 더 자주 아프고, 제대로 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무료 진료나 의료 봉사의 대상은 언제나 이런 사회적 약자들이다.

저자는 2010년부터 〈한겨레21〉에 직접 체험한 바를 기획기사로 실었고, 이를 정리해 이번에 책으로 펴냈다.

저자는 돈이 없고, 보호자가 없어서 고통없이 죽으려고 호스피스 병동을 찾아온 사람들, 야간노동으로 늦게 귀가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전신을 응급수술해야 했던 사람들, 피를 토해야만 응급실로 이송될 수 있었던 노숙인 등 호스피스 병동과 외상외과, 응급실에서 직접 숙식하며 목격한 바를 구체적으로 그러면서도 담담하게 기술한다.  

《대한민국 건강 불평등 보고서》, 나눔의 집, 김기태 지음. 272쪽, 1만4천 원

당뇨병

또한 그곳에서 느낀 문제점들, 예를 들면 돈이 되지 않아 절대적인 수가 부족한 ‘중증외상센터’, ‘경영합리화’를 한다며 노숙인을 치료하지 않으려는 공공병원 응급실, 민간이 관여하는 응급이송체계 등 저자가 경험한 의료제도의 숱한 문제점 또한 보여 준다.

이 책의 백미 중 하나는 당뇨병에 걸린 두 사람의 생애를 대조해서 보여 주는 부분이다. 같은 병(당뇨)에 걸린 쪽방촌 노동자와 중소기업 사장이 한 사람은 합병증에 시달리고, 한 사람은 건강을 유지하는 현실을 이어지는 쪽마다 대조해서 보여 준다.

저자는 《평등이 답이다》를 쓴 리처드 윌킨슨 같은 유명 연구자들의 성과를 한국의 구체적인 상황을 빌어 르포 형식으로 기술했다.

다만, 빈곤과 건강이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보여 주지만, 왜 빈곤한지 왜 불평등한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하다. 대안이 재분배 확대, 지역 격차 해소 등에 한정되는 것도 아쉽다. 

그럼에도 저자는 가감 없는 사실만으로 ‘계급 사회가 우리를 아프게 만든다’는 점을 어떤 명시적 문구보다 더 잘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