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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다함께 반전포럼

2004년 다함께 반전포럼

부시의 전쟁을 저지하기 위한 저항 포럼

[편집자 주]지난 3월 6∼7일에 2004년 다함께 반전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은 3·20 전세계 반전행동을 건설하기 위한 일환으로 기획됐다. 이틀 동안 6백50여 명이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반전포럼의 연사들은 부시의 세계 제패 전략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평화네트워크의 정욱식 대표는 “부시의 등장 이후 세계가 더 위험해졌다. ‘부시 독트린’은 히틀러의 정책과 비슷하다. 예방 전쟁 혹은 선제 공격은 히틀러의 정책이었다.” 하고 주장했다. 곧이어 “노무현 정부가 미국 제국주의를 추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함께’의 김하영 씨는 “이라크 전쟁은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다. 그러나 단지 석유 기업의 이익을 위해 석유를 차지하려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이라크 석유의 통제권을 차지함으로써 하락하고 있는 미국의 세계적 지위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하고 지적했다.

남반구초점의 메리 루 말리그는 “이라크 재건 산업은 다국적 기업과 투자가들의 꿈”이라며, 핼리버튼과 벡텔 등의 다국적 기업들이 이라크를 어떻게 요리하고 있는지를 말했다.

“미국은 석유를 제외한 이라크 기업 전부를 외국인이 1백 퍼센트 소유할 수 있고, 이윤도 1백 퍼센트 유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세계화와 전쟁의 관계도 주요한 논의 대상이었다.

‘다함께’의 최일붕 씨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은 보이지 않는 주먹 없이는 작동할 수 없다. 맥도날드는 F-15 전투기 생산업체인 맥도널 더글라스 없이 번창할 수 없다.”는 토마스 프리드먼의 말을 빌어 세계화와 전쟁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우석균 씨는 세계 민중을 가난과 죽음으로 밀어넣는 노바티스·몬산토·듀퐁 같은 다국적 제약회사와 농약회사들이 전쟁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3세계 에이즈 감염자 2천8백만 명 가운데 0.01퍼센트만이 치료제를 공급받고 있다. 한 달에 7백 달러씩 하는 약값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명목으로 수백만 명을 죽이고 있다.”

허영구 ‘아래로부터 세계화’ 운영위원은 노동자들이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 산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전쟁’과 미국의 이라크 전쟁. 따라서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쟁점을 넘어 전쟁 문제를 갖고 싸워야 한다.”

복수

손석춘 한겨레 논설위원은 이라크 침략 전쟁에 한국군 파병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강연은 반전포럼을 한층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그는 “역사를 잊어 버린 민족에게 역사는 반드시 복수한다”고 강조했다.

[일제 시대에]대다수 젊은이들이 줄을 서서 [전쟁에] 지원했다. 〈조선일보〉〈동아일보〉는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인들의 피를 원할 때 우리가 그들을 위해 피를 흘려야 나중에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세련된 논리를 폈다.

“그 때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 지원하는 사람들의 사진에 ‘장사진’이라는 제목을 달았던 바로 그 신문이 지금 똑같은 제호 아래 똑같은 사진으로 ‘이라크 침략 전쟁 지원율 15대 1’이라는 숫자놀음을 보도하고 있다.”

손 위원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파병해야 한다는 주장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3월에 노무현 대통령은 부시와 전화 통화를 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우리가 비전투병을 파병하는 대가로 부시가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그다드가 함락되고 부시가 전쟁이 끝났고 선언했을 때 진짜 전쟁이 끝나 버렸다면, 그리고 이라크 민중이 미국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럼스펠드가 요구한 대로 전쟁터가 북한으로 옮아 갔을 것이다.

“한국군이 이라크의 이른바 ‘치안’을 안정시키면 시킬수록 이 땅에서 북핵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은 점점 없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파병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는 이라크 민중의 저항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이라크 민중은 위대하지 않은가. 자기 목숨 버려 가면서 미국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고 있다.”

그리고 전쟁과 파병을 막기 위해 3월 20일 전세계 반전행동에 적극 참가할 것을 호소했다.

“지난해 2월 15일에 전 세계에서 반전 시위가 있었다. 영국에서도 1백만 명이 참가해 반전과 반제국주의를 외쳤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2천 명이 참가했다. 그런데 3월 1일 10만 명이 시청 앞에 모여 성조기를 흔들었다. 부시는 한국을 어떻게 봤을까?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전락했던 그 때 선인들이 그저 자기 아들 딸 먹여 살리려고 생업에만 종사하고 있다가 결국 자기 자식을 미얀마 전선과 태평양 바다 속에서 죽게 만들었던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3·20 전세계 반전행동

조희주 전교조 부위원장은 “전교조는 대의원 대회에서 3·20 결의문을 채택했다. 〈조중동〉은 전교조의 반전평화공동수업을 반미 수업이라고 비난했지만 우리는 굴복하지 않았다.

“이제 노무현에 대한 기대를 버려야 한다. 반전 운동은 계급투쟁이자 반신자유주의 투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리 루 말리그도 하나의 적에 맞서 우리 운동이 단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리는 모든 전선에서 미국 제국과 싸워야 한다. 지금 많은 나라들에서 다양한 계획을 갖고 3·20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반전 의지를 표출하며 거리로 나와 단 하나의 적에 맞서 이 전쟁을 끝장내자고 주장하고 있다. 3·20을 건설하자.”

김광일 반전평화공동행동 운영위원은 “”반전과 반신자유주의는 결합돼 있다. 따라서 3·20 이후에 우리는 6·13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 반대 투쟁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설가 방현석 씨(《랍스터를 먹는 시간》(창비)의 작가)는 반전포럼에서 ‘한국이 베트남에 참전했을 때’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베트남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그의 연설문은 〈다함께〉 27호에 실릴 예정이다. 방현석 씨 강연에는 4백50여 명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