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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부시가 만든 최고의 생지옥

조지 부시가 만든 최고의 생지옥

김용욱

이라크에서는 한편에서는 ‘재건사업’이 한창이지만, 병원에는 기초적인 약과 장비가 없어서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다.

미국은 침공 과정에서 많은 하수도 시설을 박살냈다. 그 때문에 오염된 물을 마셔서 생기는 위장병의 발병률이 침공 이후 두 배로 늘었다. 출산 중 사망률과 영양실조에 걸릴 확률도 모두 갑절 이상 늘었다.

병원에는 살균제는커녕 비누도 없다. 2차 감염률이 80퍼센트에 달한다. 병실에는 침대가 부족해서 웬만한 환자들은 바닥에 누워 지내야 한다. 의사들은 약품이 없어서 암시장에서 약을 사오라고 환자들을 내보낸다. 암시장 가격은 정가의 10배 이상이다.

이전의 이라크의 의료 상황은 이렇지 않았다. 이라크는 원례 중동에서 가장 앞선 의료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991년 이후 13년 동안 계속된 경제 제재로 커다란 타격을 받았고, 2003년 미국의 침공은 악화된 상황을 최악으로 만들었다.

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삶

조지 부시의 이라크 총독부인 ‘연합군정청’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지정한다. 그리고 이 문제에서 연합군정청의 소신은 임금을 최대한 낮게 유지하는 것이다.

노동력의 70퍼센트가 실업인 상태에서 이라크 노동자들은 대부분 뼈빠지게 일해도 한 달에 7만원 이상을 벌지 못한다. 이것은 “이라크 사람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은”(조지 부시에 따르면) 사담 후세인 시절보다 못한 수준이다.

원래 후세인 시절에는 다양한 형태의 상여금이 지급돼, 부족한 임금을 보충했다. 연합군정청은 점령 이후 이러한 관행을 중지시켰다. 점령 동안 물가가 로켓처럼 솟은 것을 고려해 보면 평범한 이라크 사람들이 겪었어야 할 고통은 엄청났을 것이다(가솔린 가격은 3천 디나르에서 14만 3천 디나르로 상승했다).

“민주주의를 이라크에 전파하기 위해 들어왔“다는 연합군정청은 후세인이 1987년에 제정한 노동자탄압법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국유기업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할 수 없다. 이라크의 국유기업을 대부분 사유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연합군정청의 입장에서 이 법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노동자들은 미군에 의해서 일상적으로 차별을 당하고 있다. 미군측은 “이라크인들은 안보 위협일 뿐이다”면서 식당 종업원조차 인도·파키스탄·필리핀에서 공수해 왔다. 바그다드 공항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화장실을 갈 때도 총을 겨눈 미군이 따라온다. 노동자들은 일당 5달러를 지급받지만 그 중 2달러를 소위 ‘통역’에게 지불해야 한다. 통역들이 돈을 내지 않으면 테러리스트로 미군에게 고자질하겠다고 협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침에 일분이라도 늦으면 뜨거운 태양 아래 몇 시간씩 벌을 서야 한다.

이라크에서는 미군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일부 노동자들이 싸우기 시작했다. 6월에 바드다드에서는 전국에서 4백 명의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모였다. 바스라에서는 영국군에 항의하는 파업이 있었다.

9월과 10월에는 석유 정제 공장에서 대규모 작업 거부가 있었다. 올 1월에는 바그다드 근처의 쿠트와 남부 아마라에서 더 많은 고용을 요구하면서 시위대들이 행진했다. 미국과 영국군은 발포를 포함해서 잔인하게 진압했다.

이라크 전체를 관타나모로

조지 부시의 군인들은 매일 이라크 민간인들 집의 문짝을 걷어차고 아무나 잡아가는 고상한 취미가 있다.

“테러 활동”에 연관됐다는 이유로 잡혀서 불법적으로 장기 구금돼 있는 사람들의 수는 확인된 것만 1만 명이 넘는다. 이 중에는 열한 살 먹은 소년도 있다.

미군 관계자조차 “[잡혀간] 대부분은 미군에 대한 공격과 무관한 사람들”이라고 인정한다. 그렇다면 왜 애시당초 잡아갔을까? 관계자의 대답은 이렇다. “포병이 탐정은 아니지 않은가?”

구금자 가족을 돕고 있는 한 이라크 변호사는 “이라크 전체가 커다란 관타나모로 변했다”고 분노했다.

미군 수용시설에서 풀려 나온 이라크 사람들의 증언은 언제나 비슷하다. 구금 동안 쉬지 않고 군화발로 머리를 차이고, 독방에 감금되며, 춥고 습기 찬 방에 며칠 동안 가두고 … 등등.

미군은 잡혀간 사람의 이름을 부르짖으면서 수용소 밖에서 발을 구르고 있는 가족들에게 생사를 확인해 주지도 않는다. 아들이 잡혀간 한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저들은 5분 만에 아들을 잡아갔지만, 나는 생사를 확인하는 데만 3주가 걸렸다.”

어떤 마을에서는 학교 선생님 11명이 몽땅 잡혀갔다. 마을 사람은 분노에 차서 말했다. “ 이제 우리가 미군들을 어떻게 생각할지 뻔하지 않은가!”

참으로 대단한 재건사업

조지 부시가 “재건사업”이라고 부르는 ‘사업’은 진정한 재건과는 관계가 없다.

원래 이라크 재건사업은 단 한 순간도 평범한 이라크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된 적이 없다. 3월 8일 미국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재건사업은 점령이라는 군사독재에 걸맞은 기구가 책임지게 됐다.

앞으로 이라크 내 모든 재건사업 중 90퍼센트는 미국 국방부가 담당하게 된다. ‘주권’ 이라크 정부는 재건사업에 대해서 입도 뻥끗할 수 없다.

미 국방부는 앞으로 최소한 4년 간 2천3백 건의 대형 프로젝트를 관리할 것이다. 이들 중 일부(약 20퍼센트)는 이라크 내 친미 정치인들에게 할당돼 두고두고 썩을 부패 커넥션을 형성할 것이다.

최근에 연합군정청(CPA)은 국방부가 지원하는 친미 정치인 아메드 찰라비의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에게 4억 달러짜리 공사를 수주했다. 나머지 80퍼센트는 ‘외국 회사’(실제로는 주로 미국계 회사들)에게 배당될 것이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점은 이라크 건설 노동자들의 “밑바닥 임금”(미국 관리의 표현에 따르면)에도 불구하고 건설 비용은 같은 건물을 미국에 짓는 경우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정말 미국 회사들이 침을 질질 흘릴 만한 대단한 ‘재건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