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와 법무부가 잇달아 이주노동자를 공격하는 조처들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부는 8월 1일부터 이주노동자들이 직장을 옮길 권리를 사실상 박탈했다. 그동안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 변경을 세 번 할 수 있었고, 이때 노동부가 알선한 사업장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일방적으로 사업주들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3개월 내에 취업이 되지 않으면 비자가 취소되므로 시일에 쫓겨 아무 곳에나 취업해야 한다.

결국 이주노동자들의 조건은 더욱 나빠질 것이고 불가피하게 미등록 체류가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법무부는 또 이주노동자들을 사실상 범죄와 질병의 온상으로 지목했다. 법무부는 8월부터 아시아 출신의 이주노동자들과 영주권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해외범죄경력 및 건강상태’ 확인 강화 조처를 시작했다. 그러나 영주권 신청자들 중에서 박사 학위 소지자나 50만 달러 이상 투자자는 예외다.

‘범죄와 질병의 온상’이라는 낙인

사실 정부는 그동안에도 이주노동자들의 한국 입국 심사를 매우 까다롭게 했다. 이주노조 전 위원장 미셸 동지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자격 검사로서 임신 테스트, 에이즈 테스트를 의무적으로 받는” 차별을 감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외국인 범죄가 점점 조직화·흉포화’되고 ‘해외에서 유입되는 감염원으로 인한 감염병 확산 우려가 점증’한다는 이유로 이런 조처를 취한다고 했다. 그러나 법무부가 제시한 근거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범죄 위험과 관련해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외국인 피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근거가 유일하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 ‘피의자’들이 어떤 범죄 혐의를 받고 얼마나 많은 수가 유죄 판결을 받았는지조차 제시하지 않았다.

2008년 전국에서 외국인 범죄 전담반이 꾸려졌지만, 외국인 범죄 건수가 대폭 증가한 것도 아니다. 여전히 외국인 범죄율이 한국인이 저지르는 범죄율에 미치지 못한다.

반면, 이주민 밀집 지역에서 경찰과 출입국의 ‘조직적이고 흉포화된’ 검문 검색, 습격이 강화돼 이주민들에 대한 억압은 강화됐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결핵 등 감염병 우려 운운하는 것도 헛소리다. 질병관리본부는 후진국 이주노동자들이 아니라 ‘인구 구조의 노령화, 만성질환 증가’가 결핵 발병률을 높인다고 밝혔다. 많은 전문가들은 “스트레스, 과로가 증가해 인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환경”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제 위기와 사회 양극화 속에서 빈곤의 심화 같은 환경이 진정한 문제인 것이다.

법무부는 이주노동자들에게 특히 마약, 정신질환 검사 강화를 추진하는데, 10년 전 경찰이 한국말에 서툰 네팔 여성 찬드라 씨를 행려병자로 몰아 6년 4개월 동안 정신병원에 감금시켰다면, 이제는 ‘정신질환자’로 낙인 찍어 억울하게 추방당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생겨날 판이다.

결국 최근 노동부와 법무부가 하는 일련의 조처들은 이주노동자를 ‘일자리 도둑’, ‘잠재적 범죄자, ‘질병을 퍼뜨리는 위험한 사람들’이라는 낙인을 찍어 인종차별을 구조화하는 것이다.

심화되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부는 반이주민 정책을 통해 사회 통제를 강화하고, 점증하는 불만의 진정한 원인을 가리기 위해 이주노동자와 이주민을 속죄양으로 삼으려한다.

이 부당한 공격에 함께 맞서 싸워야 한다. 이주노동자들이 노동부의 지침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고, 각계의 진보 인사 1천5백 명이 이주노동자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선언도 발표했다. 8월 19일에는 서울, 부산, 대구, 아산에서 이주노동자들과 한국인들이 함께 집회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