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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투쟁:
젊고 활기찬 투쟁의 새 세대가 등장하다

8월 19일 오후 3시 보신각에서 ‘고용허가제 폐지!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노동기본권 쟁취! 이주노동자 투쟁의 날’ 집회가 열렸다.

집회가 열린 이유는 최근 고용노동부가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이동권을 사실상 박탈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이주노동자들이 노동부가 알선한 사업장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새 지침은 일방적으로 사업주들의 선택을 기다려야 하고 3개월 내에 취업이 되지 않으면 비자가 취소된다.

19일 오후 보신각 앞에서 열린 ‘고용허가제 폐지!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노동기본권 쟁취! 이주노동자 투쟁의 날’ 집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현옥
19일 오후 보신각 앞에서 열린 ‘고용허가제 폐지! 사업장 이동의 자유 보장! 노동기본권 쟁취! 이주노동자 투쟁의 날’ 집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현옥

이날 집회 발언에서 한 이주노동자는 3개월 동안 사업주에게 온 연락이 고작 5건밖에 없었다고 폭로했다. 한마디로 이주노동자는 그 사업장이 얼마나 위험한지, 적성에 맞는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해야 하는 구조인 것이다.

이날 집회는 두 가지 점에서 나에게 인상적이었다.

첫째는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무려 5백여 명이 집회에 참가한 점이다.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들 사이에 오늘 집회 소식이 인터넷으로 돌았고, 그것을 보고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했다고 한다.

전체 집회 대열이 8백여 명이었다는 점에 비춰 보면 이들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알 수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집회 끝나기 직전까지도 계속 모여들었다. 한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가 예정에도 없던 발언을 신청할 정도로 그들은 불만이 가득했고 이 집회에서 느끼는 해방감도 커 보였다.

이날 집회에는 8백여 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이주노동자 노동권 쟁취를 요구했다. ⓒ김현옥

둘째는 조직화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보신각에서 명동성당까지 행진한 후 간단히 정리집회를 하고 집회를 마쳤는데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해산하려 하지 않았다. 아쉬움이 남는 듯했다.

“Stop EPS! (고용허가제 폐지하라!)”

구호가 산발적으로 계속 이어졌다. 명동 쪽으로 나아가려 했으나 경찰이 막아서 여의치 않은 듯 했다.

결국 한쪽 골목으로 들어와서 즉석에서 다음 투쟁 계획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노동자연대다함께에서 가져온 확성기를 들고 캄보디아 동지 두세 명이 발언을 했다. 논의 끝에 이들의 대표들이 이주노동자 운동 활동가들과 함께 다음 주에 모여서 향후 행동에 대한 논의를 하기로 결정하고 해산했다.

오늘 집회 자체가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들에게 초점을 제공해줬다는 점도 빠뜨릴 수 없다.

말하자면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행동과 활동가들의 의식적인 노력이 잘 맞물린 결과였다.

행진하는 이주노동자들 이날 집회에는 젊고 활기찬 이주노동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김현옥

보신각 집회 연대발언에서 노동자연대다함께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이주노동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한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뺏는 사람들, 범죄자들, 질병보균자들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투쟁할 동지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이 말처럼 젊고 활기찬 새 세대의 이주노동자 동지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쁜 날이었다.

주제
차별 이주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