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15일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

다국적기업 총수들이 서울로 몰려온다

김어진

6월 13∼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가 열린다.

이 회의는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에게 매우 중요하다. 동아시아는 미국 지배자들에게 경제적으로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동아시아는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에 이어 미국에게 두번째로 큰 규모의 시장이다. 미국과 동아시아의 무역은 미국의 전체 무역액의 3분의 1이 넘는다.

지난 1월에 영국의 한 금융 분석가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과 한국과 일본 시장은 세계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금융 자본가들이 한국에서 뽑아 가는 금융 이익은 80조 원이 넘는다. 한국은 미국의 여덟번째 수출국이다.

특히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시장은 다국적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는 곳이다. 인도는 IT 산업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인도·한국 재벌들이 이번 회담의 주요 의장 자리에 포함돼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번영과 평화?

 

이번 회의에는 8백여 명의 다국적 기업 총수와 각료 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그들은 이번 회의를 동아시아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마련할 기회로 삼으려 한다.

노무현에게도 이 회의는 중요하다. 그는 그동안 한국을 동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노무현은 이 회의를 통해 시장 정책을 더한층 추진하려 한다.  

이번 회의의 표어는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이다.

그러나 세번째 규모로 이라크에 군대를 파병하는 나라에서 치러지는 이 회의는 다국적 기업만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원하는 세계는 어떤 세계인가?

한 예로, 보잉 사는 세계 최대의 여객기와 전투기를 생산하는 군수업체이다. 또,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최대 계약자이자 미국 최대의 수출 회사이다. 그 덕분에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이윤을 거두고 있다.

보잉 사는 세계경제포럼의 전략적 파트너 회사이다.

이 회의가 거대한 저항에 부딪혀 낭패를 본다면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또 한번 불신의 불명예를 얻게 될 뿐 아니라 부시와 그의 전쟁 각료들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난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싱가포르 통상부장관은 "칸쿤 [WTO 각료회담]의 패배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전 세계의 반응과 관련 있다." 하고 실토했다.

석 달 뒤에 세계의 경제 지배자들을 뜨겁게 환영해 주자.

성공 사례가 있다. 2000년 9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아시아-태평양 경제정상회의는 2만 명의 시위대들이 회의 장소 근처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통에 완전 봉쇄됐다. 그 때문에 다국적 기업 총수들과 각료들은 시위대들의 봉쇄를 피해 헬리콥터를 타고 회의장에 입장해야 했다.

2002년 뉴욕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반대하는 시위도 성공적이었다. 3만여 명의 섬유 노동자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올해 6월 서울 저항이 성공하게 되면 전 세계에서 착취와 빈곤과 환경 파괴와 전쟁을 반대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을 것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전쟁에 저항할 수 있고 그와는 다른 세계를 건설할 수 있다는 자신감 말이다.

 

누가 이끄는가?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 공동의장단

 

머빈 데이비스 :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 50여개 나라에 5백여 개의 지사를 둔 다국적 금융회사 스탠다드 차타드의 회장. 스탠다드 차타드는 1800년대 후반에 일찌감치 한국에 들어 왔다. 1910년 한일합방으로 영업을 중지했다가 1968년에 유럽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에 지점을 개설했다.

 

호송롱 : 중국의 WTO 가입을 강력하게 주창했던 중국 TV 통신 회사인 콘카 그룹 회장.

 

N. R. 나라야나 머시 : 인도 중앙은행(Reserve Bank of India) 이사이자 인도 수상 바지파이의 경제자문위원이다. 또, '영국-인도 협력위원회' 공동 의장이기도 하다.

 

윤종용 : 악착같이 무노조를 고집하는 삼성전자 부회장.

 

마틴 소렐 : 세계에서 가장 큰 광고, 마케팅, 미디어 그룹 가운데 하나인 WPP 회장. WPP는 국내 광고업계 2, 3, 7위인 LG애드, 금강기획, JWT 애드벤처를 인수했다. 마틴 소렐은 "아시아 지역은 앞으로 5∼10년 내에 세계 경제를 주름잡고 있는 미국에 도전장을 내게 될 정도로 성장할 것이다. 아시아는 WPP 성장에 핵심 지역이다." 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