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 전세계 반전행동

반전 운동의 건재를 과시할 기회

 

한국은 이라크에 세번째로 많은 점령군을 보내는 국가가 됐다.

큰형님 부시가 앞장서고, 그 뒤를 “부시의 푸들” 블레어가 따르고, 한국 정부는 “부시의 삽살개”처럼 그 둘의 뒤를 졸졸 쫓아가고 있다.

부시는 처음에 ‘세계 제패’라는 약도를 들고 길을 나섰지만, 1년 만에 이라크의 심각한 저항과 국내 정치 위기라는 길로 깊숙이 접어들었다. 블레어는 국내에서 한층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한국 정부는 바로 이런 길을 따라 나서기 시작했다. 저들은 전쟁의 정당성이 모두 사라졌는데도 뻔뻔스럽게 전쟁에 ‘올인’ 하기로 했다.

부시와 블레어가 전쟁 전에 내세운 명분은 모두 이미 거짓임이 들통났다. 1천5백 명의 군사전문가들과 과학자들이 이라크를 샅샅이 뒤졌는데도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후세인과 9·11 테러의 연관은 찾지 못했다.

9·11 이후 시작된 “테러와의 전쟁”은 실패로 판명났다. 터키와 발리 폭발은 테러가 미국의 절친한 동맹들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오사마 빈 라덴은 여전히 잡지 못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는 다시 성장하고 있다.

이라크인들은 잔인한 독재로부터 해방되기는커녕 외세의 압제 아래 신음하고 있다. 박물관과 공공 건물이 약탈당하고 전기와 물 부족으로 이라크인들이 고통당하는 동안 미군은 오로지 자기 나라 기업들이 안전하게 약탈해 갈 수 있도록 석유만 지켰다.

이라크인들은 민주주의와 자유 선거를 요구하고 있고, 일자리와 여성 권리와 연금을 위해서도 투쟁하고 있다.

부시와 블레어가 그랬듯이, 노무현은 파병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말 시리즈를 쏟아 냈다. 노무현은 최근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거짓말 시리즈 최신판을 발표했다. “한국군이 가서 전투할 곳이 없으며 전투할 상대도 없다. 방어가 중요하다. 이른바 전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터무니없는 거짓임이 드러나는 데는 몇 달씩이나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합참 작전본부장 김장수가 시인했듯이 “이라크 수니 삼각지대에 대한 미군의 소탕작전이 강화되면서 … 키르쿠크의 치안 상황이 크게 나빠졌다.”

미국의 요구대로 미군과 공동 주둔하게 된다면 한국군이 공격받을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더구나 이라크 저항세력은 한국이 점령군을 보낸다면 공격할 것이라고 이미 몇 차례 경고했다. 한국 정부는 이 경고를 무시하고 있고, 한국의 사병들이 그 대가를 치를 것이다. 공포에 질린 한국군은 “방어”를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이라크인들을 학살하게 될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이라크에서 미국군과 영국군이 이런 짓을 수없이 저질렀다. 지난 1년 동안 이라크인 1만 명이 죽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질병과 굶주림과 학살과 고문으로 죽음의 위협 앞에 놓여 있다.

3·20 전세계 반전행동의 날은 바그다드에 최초의 폭격이 쏟아진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거리 시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부시와 블레어와 한국 정부는 우리가 이라크 전쟁을 그만 잊기를 바란다. 한국 정부는 파병안이 이미 국회를 통과했으니 사람들이 모두 끝난 일로 여기기를 바란다.

3월 20일은 석유와 패권을 위해 저들이 이라크의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했음을 우리가 결코 잊지 않고 있음을, 전쟁 참여 결정에서 민주주의는 없었다는 사실을 우리가 결코 잊지 않고 있음을 보여 줄 좋은 기회다.

지난해 반전 시위들은 전 세계 지배자들을 뒤흔들었다. 3월 20일 거리로 나와 반전 운동이 여전히 건재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저들이 이라크인들을 멋대로 학살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임을 똑똑히 보여 주자.

김하영

 

3·20 시위는 탄핵 규탄 시위이기도 해야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의 우익 연합이 노무현을 탄핵소추 의결하면서 탄핵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위는 지속돼야 하고 더 확대돼야 한다.

미국의 이라크 점령에 항의하는 3·20 시위는 탄핵을 강행한 우익에 반대하는 투쟁과 결합돼야 한다. 우익의 공세는 단지 개혁파만이 아니라 우리 운동을 겨냥하고 있기도 하다. 이 자들은 그 동안 노무현의 친미 행각조차 ‘반미’로 몰아세웠을 정도로 지독한 친미 우익들이다.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의 파병안 처리를 비판하면서도 우익의 공세에 함께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