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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영화 〈토탈리콜〉를 보고:
자본주의를 리콜하자

최근 개봉한 영화 〈토탈리콜〉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잘 묘사하고 있다.

영화의 배경인 21세기 말의 사회는 생화학전으로 황폐화한 지구다. 지금도 전쟁과 생태계 파괴로 인류의 생존 기반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21세기 말의 지구는 극단적이지만, 자본주의의 모순이 낳는 결과를 합리적으로 예언하고 있다.

영화에서 노동자들은 브리튼 연방과 콜로니에 밀집해 산다. 노동자들이 단순 반복되고 고된 삶에 환멸을 느끼는 모습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소외된 삶을 반영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콜로니 노동자들이 생산한 드로이드가 콜로니 노동자들을 통제하는 경찰이 된다는 사실이다. 노동을 통해 축적된 자본이 노동자들의 삶을 통제한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논리와 유사하다.

브리튼 연방 수상이 콜로니에 대한 공공 지원을 삭감하고, 테러를 조작하고, 테러를 명분으로 경찰력을 강화하는 데서 우리는 현실 자본주의 국가 지배자들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지배계급은 생산비용을 줄이고 자신들의 이윤을 늘리려고 노동자들의 삶을 공격한다. 유럽 지배자들이 재정 긴축을 도모하거나, 한국의 보수 정당 지도자들이 사회 복지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포퓰리즘이라고 폄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지배자들은 안보와 치안을 명분으로 대중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지배자들이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사회를 단속하려 했다거나, 한국 지배자들이 분단을 명분으로 국가보안법을 정당화하는 게 바로 그 사례다.

브리튼 연방 수상은 심지어 부족한 주거 공간을 확보하려고 대중들을 학살하려고까지 했다. 이 모습은 ‘용산참사’처럼 재개발을 위해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하고 철거를 단행한 한국 지배자들과 닮았다.

나는 이 영화에서 콜로니 저항군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브리튼 연방의 수상은 저항군이 잔인무도한 테러범이라고 대중에게 선전하고 그들에 대한 탄압을 정당화한다. 한국의 지배자들이 좌파가 과격한 폭력 투쟁을 일삼는다고 선전하고, 국가보안법으로 좌파를 탄압해 온 현실과 맞아 떨어진다.

콜로니의 해방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건 콜로니 대중 스스로의 저항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현실에서 자본주의를 리콜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