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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
학교 당국은 ‘부실’ 교육 환경 개선하라

지난 9월 10일 총학생회 주최로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 선정 국민대 당국 규탄 집회가 열렸다. 학생 2백여 명이 집회에 참가해 그동안 학교 당국에 쌓인 불만과 분노를 표출했다.

이번에 국민대가 소위 ‘부실’ 대학에 선정된 이유 중에는 전임교원 확충률이 최하위인 것과 정부의 보잘것없는 등록금 인하 권고안조차 무시한 낮은 등록금 인하율이 포함돼 있다.

학교 당국은 지금껏 9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서명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교원 확충’ 요구를 철저히 묵살했고, 대다수 학생들이 원했던 등록금 추가 인하 요구도 묵살했다. 뿐만 아니라 문대성 논문 표절 심사 결과도 발표 기한을 어기면서까지 발표하지 않은 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10일 집회는 그동안 학내 구성원들의 정당한 문제제기를 계속 묵살해 온 학교 당국에 대한 분노였고, ‘부실’ 대학 선정에도 불구하고 안이한 대응으로 큰 오명과 피해를 안긴 학교 당국과 재단에 대한 분노였다.

발언대에 선 한 학생은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학생들끼리 특정 학과를 비난하지 말고 단결해서 학생들을 돈벌이 상대로만 여기는 썩어 빠진 학교 당국에 맞서 싸우자”고 주장했다. “진정으로 부실한 것은 우리 학생들이 아니라 교육환경 개선에 투자하지 않는 학교 당국과 재단이고 정부의 잘못된 교육정책”이라는 발언에 집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크게 호응했다.

학생들의 분노는 결국 총장 면담을 요구하는 본관 항의 방문으로 이어졌다. 학생 50~60명이 총장실이 있는 본관 2층 로비를 1시간 가까이 점거하며 “총장 나와라!”, “전임교원 확충하라!”, “등록금을 인하하라!”고 외쳤다.

오랜 대치와 본관 항의 점거 끝에 결국 총장은 모습을 드러냈고 총장과 처장단 교수들과 학생들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 것을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총장은 ‘총장과 전체 학생 간담회’라는 명칭에 걸맞게 다수의 국민대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알릴 시간적 여유도 주지 않고 졸속으로 다음 날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학생 1백여 명이 총장의 진심 어린 사과와 제대로 된 대응책을 기대하며 간담회에 참가했다.

간담회에서 학교 당국은 전임교원 확충(이번 학기안에 77명의 전임교원 확충)과 취업률 개선책 등 그나마 이전보다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했다. 또 총장은 학생들이 우려하는 취업률 낮은 학과 통폐합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총장은 내년에도 우리 학교가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되면 사퇴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학생들의 투쟁이 있었기에 그나마 일부 진전된 답변을 얻어낸 것이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등록금 인하와 시간강사 임금 문제는 해결할 의지를 전혀 보여 주지 않았다. 또 ‘교양 과목은 대형화하는 것이 맞다’며 학생들의 강의 개설 확충 요구를 묵살했다.

문대성 논문 표절 본심사는 왜 아직 발표하지 않냐는 지적에 “피조사자(문대성)의 권리 보호 차원에서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는 황당한 답변도 했다.

또 학과 ‘정원 수요 조절은 하겠다’며 몇몇 학과의 정원을 감축할 가능성은 열어 뒀다.

심지어 총장은 학생들의 소통요구에 “소통을 암만 많이 해도 성과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 3개월 안에 수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문제가 된 수치만 형식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학교 당국의 행정관료적 미봉책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 지난 9월 10일 학생들의 용감한 행동이 총장을 간담회 자리에 나오게 만들었듯이 학생들의 행동만이 교육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확실한 길이다.

따라서 비상학생총회를 소집해 학생들의 요구를 모아내고 ‘전임교원 대폭 확충, 강의 개설 확대, 등록금 대폭 인하, 문대성 논문 표절 본심사 결과 발표와 책임자 징계, 시간강사 임금 인상과 황효일 강사노조 국민대 분회장에 대한 부당해고 철회’ 등 국민대를 진정으로 정상화시킬 요구안들을 관철시켜야 한다.

또한 비상학생총회 발의와 성사를 위해 이를 널리 알리고 준비할 광범위한 대책 기구를 건설하는 일도 필요하다. 이미 법과대학에서는 학과통폐합 결사반대, 등록금 인하, 전임 교원 수 및 강좌 수 대폭 확충 등을 요구안으로 걸고 학생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다른 단과대로도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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