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영화 〈토탈리콜〉 에 대한 다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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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는 내 기대와는 달랐다.
널리 알려져 있는 것처럼, 이 영화는 명성이 자자한 SF 소설가인 필립 K. 딕의 단편
1990년 작은 여러 모로 괜찮은 주류 SF 영화였다. 화성 풍경을 담은 장면은 당시로서는 CG의 혁신이었다. 여러 돌연변이들이 등장하는 장면도 당시 기술로는 수준급의 특수 분장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이 특수효과들과 CG 그리고 화성이라는 장르적 소재는 영화의 메인 테마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진정 ‘괜찮은 영화’였다. 돌연변이가 당하는 차별과 부당하게 생명을 위협받는 사건은 주인공의 핵심적 갈등과 연결돼 있었다. 자신이 군벌의 주구였는지, 해방과 정의를 위해 싸우던 투사였는지 고민하던 주인공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바로 그들의 기괴함과 그들이 당하는 차별을 보고 자신이 누구인지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과거의 내가 누구였건 지금 여기에 있는 차별과 부당함에 맞는 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소재와 주제는 서로 갈마든다. 장엄한 화성 풍경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한 세기 동안 SF 장르가 쌓아온 화성 신화에 보내는 헌정이다. 요컨대, 그들은 이 소재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얼기설기
이번에 본 2012년 작
영화는 이 소재를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처럼 군다. 영화 홍보에서 가장 미는 ‘중력열차’ 장면을 넣은 이유가 중간에 잠시 무중력 상태가 되니 우주비행 느낌을 줄 수 있어서
사실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실감나게 그린 SF는 많아도 너무 많다.
요컨대 새롭지도 잘 짜여 있지도 내용이 좋지도 않은 2012년 작
이런 영화보다는 괜찮은 최신 SF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두 편의 할리우드 주류 SF 영화를 추천한다.
아랍 혁명이 분출하던 2011년에 리메이크되어 나온
이보다 가벼운 SF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2008년에 나온 픽사 애니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