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터키와 시리아의 공방전을 빌미로 시리아 혁명에 대한 서방 제국주의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방의 군사 개입에 반대하면서 시리아 혁명을 지지해야 할 이유를 살펴본다.


2011년 3월에 시작된 시리아 혁명이 18개월 동안 계속되고 있다. 이미 2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더 많은 사람들이 난민이 됐다. 이토록 큰 희생을 치르면서도 시리아 민중은 영웅적으로 투쟁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외 좌파 사이에서 시리아 혁명에 관한 혼란이 있다. 이런 혼란 때문에 많은 좌파가 시리아 혁명을 흔쾌히 지지하지 않는 잘못된 태도를 보인다.

첫째는 시리아 정권을 사회주의로, 적어도 반제국주의 정권으로 보며 혁명 세력을 서방 제국주의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는 관점이다. 

그러나 지난 40년 동안 시리아 정권은 진정한 사회주의와 전혀 관계가 없었다. 오히려 자국 민중을 억압하는 독재정권이었고 반제국주의 투쟁에서도 일관성이 없었다.

1970년 하페즈 알 아사드(현재 대통령인 바샤라 알 아사드의 아버지)는 시리아 좌파를 말살하며 집권했다. 그 뒤 40년 동안 시리아 내에는 이렇다 할 좌파가 형성되지 못할 정도로 정권의 탄압이 극심했다.

하페즈는 1976년에 레바논에 군대를 보내 친서방 정부에 맞선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민중의 연합 항쟁을 파괴했다. 하페즈는 1990년대 초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도왔고 그의 아들이자 현 독재자인 바샤르는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을 지지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 정책은 2000년 바샤르 집권 후 더욱 빨라졌다. 기존 국유기업을 사유화하는 과정에서 정권 실세와 측근은 막대한 부를 쌓았지만 대다수 민중의 삶은 궁핍해졌다. 지난해 혁명이 시작되기 전 시리아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빈곤층이었다. 전체 실업률은 25퍼센트였다. 시리아에서는 30세 미만이 전체 인구의 65퍼센트를 차지하는데, 25세 미만 청년 실업률이 55퍼센트에 육박했다. 즉, 시리아 혁명에도 튀니지, 이집트 혁명과 마찬가지의 동역학이 작용한 것이다. 

이런 현실을 무시한 채 혁명을 제국주의의 꼭두각시로 여기는 것은 민중을 깔보는 엘리트주의적 관점이다. 이런 관점은 민중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것에 반대하는 지극히 반동적인 관점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이 관점은 의도치 않게 서방 제국주의의 힘을 과대포장한다. 제국주의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대중을 조종해 민중 항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제국주의를 이길 도리가 없다.

변질

둘째는 아사드 정권의 진보성은 인정하지 않지만 서방 제국주의와 친서방적 걸프 국가들이 개입하면서 시리아 혁명이 변질됐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들은 이제 반제국주의 투쟁이 시리아 혁명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는 운동 내 일부 세력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 등이 서방 개입을 바라고 서방과 친서방 걸프국들이 이에 호응한다는 점이다. 

SNC가 서방의 지지를 받고 자유시리아군(FSA) 내 일부 부대가 걸프국들의 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리아 혁명의 성격이 완전히 변했다고 보는 것은 침소봉대다. 주류 언론의 보도와 달리 SNC는 시리아 혁명에서 그리 의미 있는 영향력이 없다. 사실상 거리 시위와 노동자 파업 운동은 각 지역의 지역조정위원회(LCC)들이 이끈다. LCC들은 SNC의 통제를 받지 않고 처음부터 서방 개입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시리아 민중이 리비아 경험에서 잘 배웠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오히려 SNC의 약한 영향력은 서방 제국주의의 전략에 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혁명을 돕더라도 그것이 자신들에 유리한 결과를 낳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다. 

제국주의 지배자들의 곤란한 처지는 얼마 전 리비아에서 일어난 미 영사관 공격에서 잘 드러났다. 직접 개입한 리비아에서도 서방은 의도한 바를 제대로 얻지 못한 것이다. 그나마 리비아에서는 친서방적인 리비아과도국가위원회(NTC)가 저항 세력 내 영향력이 꽤 있었는데도 그랬다.

또한 저항 세력이 주로 경화기로 무장한다는 점, 저항 세력이 통제하는 지역은 극심한 물자 부족에 시달린다는 점을 보면, 서방의 ‘지원’이라는 것이 그리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서방 제국주의가 어떻게 해서든 시리아 혁명을 굴절시키려 노리고 있고, 이는 시리아 민중에게 재앙적 결과를 낳을 것이므로 우리는 서방 개입에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 그러나 서방 개입 반대와 시리아 혁명 지지를 혼동해서는 안 될 것이다.

셋째는 시리아 민중의 ‘자발적’, ‘평화적’ 운동은 지지하지만 ‘무장 투쟁’은 경계하며 반대하는 관점이다.

노동자 파업 같은 행동이 전국적으로 일반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쟁이 군사력 대결 양상으로만 흐른다면 평범한 사람들이 운동에 광범하게 동참하지 못하고 혁명이 고립돼 패배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한 지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탱크, 장갑차, 헬기 등을 동원하는 정권의 탄압에서 운동을 지키려면 ‘무장 투쟁’이 불가피하다. 무장은 혁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였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SNC 등의 부추김으로 무장 투쟁이 시작됐다고 보고 평화 시위와 무장 투쟁을 가르는 것은 현학적 논의다. 

넷째는 저항 세력 내 이슬람주의 요소에 반대하며 ‘반근본주의’를 혁명의 주요 슬로건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관점이다. 이슬람주의의 보수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다. 

그러나 이런 관점은 왜 이슬람주의가 중동에서 주요한 저항 사상이 됐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또한 서방 제국주의 지배자들이 유포하는 이슬람 혐오증을 일부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더구나 앞에서 지적했듯이 무슬림형제단이 주도하는 SNC는 혁명에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작은 것을 크게 부풀려 슬로건으로까지 격상시키려는 태도는 종파주의로 흐를 수 있다.

시리아 혁명이 이집트 혁명을 포함한 중동 민중 반란의 일부임을 이해하며 시리아 혁명을 분명히 지지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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