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 소속 6개 노동조합이 10월 31일 하루 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사회보험개혁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를 결성해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고 사회보장기관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무척 뜻깊은 일이다. 보편적 복지에 대한 대중적 바람을 실현시킬 힘을 가진 세력이 무대에 올라선 것이다.

박근혜마저 복지 확대를 말할 정도로 복지 확대를 지지하는 여론이 강력하지만, 정작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 대대적인 복지 확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박근혜가 내놓은 ‘맞춤형 복지’는 대중의 필요가 아니라 돈에 맞추는 복지를 추진하는 것이다. 복지를 늘리고 싶으면 노동자들이 세금을 더 내든지, 돈 내놓기 싫으면 지금 수준에 만족하라는 얘기다. 

 이 점에서는 안철수도 비슷하다. 그는 어떤 복지를 얼마나 늘릴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안도 없는 데다가, 복지를 늘리려면 ‘보편적’ (노동자)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한편 문재인의 복지 공약을 실현하려면 상당히 큰 재원이 필요한데도, 선대위 공보단장인 우상호는 부유세 신설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법인세도 노무현 정부 시절인 21퍼센트까지만 올리겠다고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 모두 복지 얘기는 슬그머니 감추고 재벌개혁(경제민주화)처럼 노동자·민중에게는 별 실효성도 없는 문제를 크게 부풀리며 쟁점을 흐리고 있다. 

황병래 사회보험지부(건강보험공단) 위원장은 “정치권은 항상 사회보장제도를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바라보면서 자기들의 성과 쌓기에만 이용했습니다” 하고 꼬집었다.

“지난 총선까지만 해도 복지가 최대 이슈였는데 지금은 경제민주화에 가려져서 복지가 완전히 논의에서 사라지고 있어요. 그런데 복지 확대[야말로] 사회적 부의 재분배 효과를 내서 삶의 질을 높인다고 생각해요.”

삶의 질

공대위는 ‘의료민영화 중단’, ‘국고지원 및 서비스 확대’, ‘공공병원 확대’와 함께 인력충원과 비정규직 철폐 등 노동조건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 사회보장기관 노동자들의 임금 등 노동조건을 보면 역대 정권들이 얼마나 사회복지를 뒷전에 미뤄뒀는지 잘 알 수 있다.

“사회보장기관 노동자들 자체가 공공기관 내에서 임금이 열악한 편입니다. 근로복지공단 노동자들은 2백80여 개 기관 중에 2백 위 대고, 좀 나은 편인 건강보험공단 노동자들도 1백70위 대 정도 되거든요.

“인력도 굉장히 부족해요. 건강보험공단만 해도 장기요양제도가 생기면서 추가 인력이 1천4백60명이나 필요했거든요. 그런데 일반 행정직을 채용하겠다던 정부는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그래서 노동강도가 상당히 높아졌어요. 근로복지공단과 국민연금공단도 새로운 서비스는 늘리면서 인력이 늘어나지 않아서 마찬가지 형편이고요.”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을 추진하며 2012년 말까지 1천2백68명을 구조조정하라고 통보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보험료 지원 사업(두루누리)을 한다며 4백10명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더니, 내년 7월부터는 그마저 53명으로 감축하려 한다.

이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지 않고서 복지를 확대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사회보장기관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어떻게 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지를 챙겨줄 수 있단 말인가. 저임금에 시달리는 사회복지 노동자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다른 노동자들의 복지를 늘리려 할 수 할 수 있을까?

따라서 “사회복지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개선돼야 대국민 서비스도 좋아질 것”이라는 황 위원장의 지적은 옳다. 저임금 노동자에게 정부가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라는 이 노동자들의 요구도 타당하다. 

따라서 10월 31일 파업이 꼭 성사되길 바라고 지지한다.

다만 대선 후보들이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 파업 뒤 민주당 등에 대한 선거 지원으로 나가자는 일각의 주장은 자칫 노동자들을 대선 후보들의 들러리 구실에 머무르게 할 수 있다.

평균 80퍼센트를 웃도는 파업 찬반투표 결과는 이 투쟁이 더 멀리 나아갈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 줬다. 이 힘을 바탕으로 기층에서부터 10월 31일 행동을 건설하고, 그 이후에도 꾸준히 행동과 연대를 확대할 때 진정으로 복지를 확대할 수 있는 동력이 만들어질 것이다.

우리 모두를 위한 사회복지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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