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5일 ‘국민대 정상화와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10·25 비상학생총회’가 열렸다. 비록 비상학생총회가 공식적으로 성사되기 위한 인원은 모이지 않았지만 학생 1백여 명이 참가해 학교 당국을 규탄하고 학생들의 요구안을 총장에게 전달하려는 항의 점거 농성을 이어갔다.

학교 당국에 쌓여온 불만과 분노

비상총회에서는 현장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자발적으로 자유발언을 받았는데 1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자유발언을 신청해 그동안 학교 당국에 쌓인 불만을 표출했다.

“도대체 수강 신청을 못 한다. 2분 지나면 다 차 있다. 수업 못 들으면 졸업을 못 하는데 도대체 졸업을 하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 … 애교심을 가지려면 그럴만한 환경을 만들어라. 나는 오히려 오늘 학교를 바꾸려고 모인 여러분들을 보면서 애교심을 가지게 됐다.”(사회학과 04학번)

“도대체 우리가 무슨 책임이 있냐? 제대로 장학금도 못 받고 높은 등록금 내고 열심히 학교 다닌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냐? 그런데 왜 5천 원까지 내라고 하는 거냐? 학교 정부 모두 학생들만 닦달한다. ”(정치외교학과 새내기)

“현재 동아리 3분의 1이 지도 교수가 없다. 그런데 갑자기 지도 교수제를 의무화했다. 회의실 하나 빌리는 데도 지도 교수 사인을 받아 오란다. 지도 교수가 없다니까 아무 교수 사인이나 받아오란다. 명백한 자치권 탄압이다.”(경영정보학부 11학번)

“더 이상 예전처럼 우리 학교를 자랑할 수가 없었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다시 우리 학교를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자랑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총동문회 집회에서는 총장님이 직접 왔는데, 지금 학생들이 모인 자리에는 왜 안 나오는 거냐. 총장님, 이사장님, 이건 아니잖아요!”(회화과 01학번)

“학교가 적립금을 1천1백억 원 넘게 쌓아만 두고 있다. 도대체 이걸로 뭐 할 거냐. 나는 이공계라서 등록금에 실험비까지 포함돼 있다. 이런 돈 좀 학교가 지원해 주면 안 되나. 그리고 도대체 학교에 공부할 공간이 없다.”(물리학과 11학번)

“총학생회가 이번 총회 소집을 안 한 것도 문제다. 진정한 총학생회라면 거창한 공약을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게 학생 회장의 역할이다.”(정외과 02학번)

“내가 들어오고 1년 만에 학교가 망했다. 후배들이 언니 어느 학교 갔냐고 물으면 자랑스럽게 말을 못 하겠다. 사실 부실대 선정되기 전부터 학생들이 학교에 부실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라고 많이 말했다. 그런데도 학교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도대체 우리가 무슨 죄냐?

“셔틀버스를 일부 구간을 없애고 유료화 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셔틀버스가 아침에 3대밖에 안 된다. 실제로 만원 버스를 못 타서 1교시 지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총장님은 아침에 셔틀버스 한 번이라도 타고 나면 셔틀버스 감축한다는 소리 안 나올 거다.”(중어중문학과 새내기)

총장과 학교 본부에 우리가 하고 싶은 메시지가 담긴 가짜 5천 원은 1백90장이나 모였고 비상총회 준비 기금 모금도 현장에서 6만 원 넘게 걷혔다. 수업을 빠지지 못해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도 이날 비상총회에 대한 지지와 관심이 매우 높았다.

비상총회 소집 의무 조차 거부한 비민주적인 총학생회

그러나 광범한 분노에 비해 학생들이 더 많이 결집하지 못한 것은 비민주적으로 비상총회를 소집조차 하지 않은 총학생회의 책임이다. 총학생회가 비상총회 소집을 거부하고 거의 모든 단과대 학생회들이 열의 있게 조직하고 준비하지 않은 비상총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학생 1백 명은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그런데 총학생회장은 뻔뻔스럽게도 비상총회에 줄곧 반대하고 소집조차 거부해 오다가 당일 비상총회에 와서 발언을 신청했다. 주최 측은 옳게도 총학생회장이 학생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진작에 대자보나 온라인을 통해 할 수 있었는데 비상총회가 홍보되는 한 달 내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총회 소집을 거부하다가 이제 와서 비상총회 자리에 와서 발언을 신청한 것은 변명을 하기 위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으므로 발언권을 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총학생회는 현실적으로 학생 1천5백 명을 결집시키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에 비상총회 소집을 거부했다고 변명하지만 정말로 비상총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진 점거 농성

비상총회가 끝난 후 학생 20여 명이 학생들의 불만과 요구가 가득 적힌 ‘가짜 5천 원’이 모금된 모금함을 총장한테 직접 전달하려고 본부관에 항의 방문을 갔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경비와 교직원들을 동원해 학생들의 본관 출입 자체를 원천봉쇄했다. 이렇게 학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차단하는 학교 당국이 과연 국민대를 정상화시키고 교육환경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고 볼 수 있겠는가?

결국 항의 방문을 간 학생들은 총장실 앞까지는 올라가지 못하고 1층 본관 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본관 로비 안쪽과 바깥에 학생들이 왜 점거 농성을 하고 있는지 알리는 대자보를 손으로 써서 붙이고 본관 1층에 있는 거울은 학생들의 요구와 불만이 적힌 ‘가짜 5천원’으로 가득 채워졌다. 저녁이 되자 농성 소식을 알고 찾아온 학생들이 지지 물품과 간식을 사 들고 오기도 했다.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유지되던 농성은 ‘기말고사 2주 전까지 비상총회 참가자들이 제시한 12대 요구안에 대한 학교 본부의 공식적인 답변을 학생처장이 직접 공개 간담회, 서면제출, 국민대신문 게재 등의 방식으로 공개하여 내놓는다’는 요구안을 학생처장이 직접 수용하면서 해제됐다. 학생처장이 이런 요구안이나마 받아들여야 했던 것은 학생들이 비상총회, 점거를 통해 학교 본부에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권리를 위한 투쟁은 계속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학교 본부의 답변을 손 놓고 기다릴 수 만은 없다. 지난 9월 11일 ‘총장과 전체 학생 간담회’때 학교 본부가 미봉책만 내놓았듯이 무성의한 미봉책만 내놓거나 답변 기한이 지나도 무시할 수도 있다. 기말고사 시작일이 12월 3일이므로 학교 당국은 반드시 11월 19일까지 답변해야 한다. 만약 19일이 되도록 학교 당국이 학생들의 요구안에 대한 답변이 없거나 무성의한 미봉책만 내놓는다면 우리 학생들은 즉각 규탄집회나 점거 농성과 같은 행동으로 맞대응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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