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샌디는 대서양에서 발달한 저기압 중 그 규모가 가장 크다. 샌디는 미국에 상륙하기 전에 이미 자메이카, 쿠바, 바하마 제도, 아이티, 도미니크 공화국을 휩쓸었다.

10월 30일 현재 8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중 16명은 미국인이고,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아이티에서는 52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샌디의 규모는 분명 놀랍다. 그러나 주로 서구 나라들에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 때문에 태평양보다 대서양에서 발달한 태풍이 언론의 주목을 더 많이 받는다.

올해 6월 방글라데시에서 큰 홍수가 나 1백 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십만 명이 집을 떠나야 했지만 언론의 조명을 거의 받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이 가난한 나라들보다 샌디 충격을 덜 받는다고 해도 미국인들의 우려는 이해할 만하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동부를 강타했을 때 거의 2천 명이 죽었다. 사망자 수가 이처럼 많았던 것은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기반시설이 민영화돼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빈민이나 흑인 주민들을 보호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당시는 2008년 미국 대선 준비기간이었고 조지 W 부시가 냉혈한이라는 것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샌디가 미국에 접근 중일 때 버락 오바마는 기후변화라는 “무척 중요한 문제”가 선거운동 기간 동안 논의되지 않은 게 “뜻밖”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자신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전국에 지방 유세를 다니면서 한 번도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허리케인으로 인한 손실 예상액은 2백억 달러[22조 원]에 달한다. 일부 자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인정하지만 일부는 이를 부인한다.

‘뮌헨 재보험’은 보험회사들에 보험을 파는 재보험 회사다. 샌디가 오기 바로 몇 주 전에 이 회사는 “기상 관련 손실 건수”가 지난 30여 년 동안 5배나 증가했다는 보고서를 발간하며 우려를 드러냈다.

보고서는 또한 “기후변화는 폭염, 가뭄, 집중호우 발생에 특히 영향을 주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태풍 강도 역시 그럴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이 제기하듯 어떤 기상이변도 온전히 기후변화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추세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은 이처럼 보험업계도 알고 있다.

그러나 보험업계가 후원하는 자본주의 기업과 정치인 들은 오직 단기적인 이익에만 관심이 있다. 그들은 커다란 이윤 손실이나 정치적 위협에 직면한 뒤에야 행동에 나설 것이다.

부국과 빈국,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사망률 차이에서 드러나듯 사람을 보호할 기술과 여건은 분명히 있다. 다만 자본주의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만 보호하는 것이다.

‘자연재해’는 자연발생적이지 않다. 지배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려고 나서지 않는 것이 문제다. 더욱이 고삐 풀린 자본주의 체제는 지구온난화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우리가 행동에 나서 강제해야만 지배자들은 이중 하나라도 할 것이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3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