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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승·천의봉을 우리 품으로,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연대를 확대해서 ‘올해는 반드시 끝장내자’

최병승·천의봉 동지의 목숨을 건 송전철탑 농성이 투쟁의 불씨를 살리며 저항을 점화했다.

지지와 연대도 쏟아지고 있고 정규직 노동자들의 관심과 지지도 높은 상황이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도 현대차·쌍용차 투쟁 지원이 긴급 결의됐다. 대선 주자들도 연이어 농성장을 방문해 지지를 표했다.

10월 26일 현대차 울산공장 2차 포위의 날 이미 시작된 광범한 연대를 더 확대해야 한다. ⓒ사진 장한빛

지배자들의 분열도 감지할 수 있다. 노동부장관 이채필조차 현대자동차에 “불법파견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촉구”했다.

정몽구 일당과 경찰이 합작해 공장 안에서 박현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을 체포했지만, 하루 만에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는 통쾌한 일도 벌어졌다.

그러나 현대차 정몽구 일당은 여전히 꼼수와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불법파견 회피 꼼수 “신규채용”

현대차 사측은 “2015년까지 단계적 3천 명 신규채용안”으로 불법파견을 무마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규모도 터무니없고, 근속연수도 인정하지 않으며, 비정규직 조합원들을 분열시키고, 무엇보다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는 계획이라서 비정규직지회는 이 “쓰레기 안” 폐기를 요구해 왔다.

그런데도 사측은 당장 사내하청 4백23명을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려 한다. 사측은 이를 통해 정규직지부와 비정규직지회의 분열도 꾀하려는 듯하다.

사측은 정규직 노조와 체결한 자연 감소 인력 부족분 충원 단체협약 사항이라고 눙치고 있다. 그러나 뻔뻔스러운 사측은 그동안 이 단체협약을 지키지 않았고 비정규직으로 빈자리를 채웠다. 게다가 이번 신규채용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것일 뿐이다. 그 사내하청 자리는 또 다른 비정규직, 단기 직영 계약직으로 채울 것이다.

따라서 정규직지부 지도부는 모호한 태도를 넘어서서 사측의 꼼수를 분명하게 반대하고 나서야 한다.

고임금? 사익 챙기기?

현대차 사측이 툭하면 꺼내들던 ‘고임금의 배부른 노동귀족’이라는 위선적 레파토리를 비정규직 투쟁에까지 들이대기 시작한 것도 기가 막힌 일이다.

사측은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4.2년차, 2백23시간 근무, 10+10 특근2회 기준)의 임금은 기존 4천5백69만 원에서 5천4백38만 원으로 인상됐다”며 비난한다.

그러나 비정규직지회가 반박했듯이 사측의 주장은 거짓말이다. “2008년 2월에 입사한 한 조합원의 경우, 2012년 시급 4천5백80원(최저 시급임)으로 월 3백25시간을 근무해야 성과금을 합쳐 연봉 3천만 원”이다.

“최저시급으로 공장에서 죽도록 일해야 3천만 원이 될까 말까인데, 연봉 5천4백38만 원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매도”다. 백 보 양보해 설사 연봉이 5천만 원이라 치자. 연봉이 5천만 원이면 차별과 설움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동일 근속 정규직의 65퍼센트(비정규직지회 추산) 수준인데, 이것이 정당한 일인가? 정몽구 일당은 지난해 8조 1천억 원의 순이익을 챙겨 놓고도 헛소리를 하고 있다.

게다가 사측은 최병승 동지가 13억 원의 임금 청구 소송을 한 것을 두고 “사익 챙기기”라고 비난한다. 대법원의 정규직 인정 판결에 따라 그동안 차별 때문에 떼인 임금을 돌려달라고 청구 소송을 한 것이 “사익 챙기기”인가? “사익 챙기기”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횡령하다 구속됐던 정몽구에게나 어울리는 단어다.

최병승 동지가 임금 청구소송에서도 승리해야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고통받았던 세월을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고, 진정한 “사익 집단” 정몽구 일당에 일침을 놓을 수 있다. 뻔뻔한 정몽구 일당은 이데올로기 공격뿐 아니라 징계 협박도 시작했다. 이런 시도도 좌절시키려면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

연대

온갖 음해와 공격에도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폭넓은 정치적 지지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이것은 10년 가까이 끈질기게 이어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저항과 투쟁이 낳은 성과라고 볼 수 있다.

거리에서 청년들의 호응이 높은 것은 자신이 비정규직이거나 미래에 비정규직이 될 것이라는 광범한 공감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불평등이 심화하는데도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자신의 배를 불리는 데만 혈안이 된 재벌에 대한 분노도 이 투쟁이 대변하고 있다. 1퍼센트에 맞선 99퍼센트의 반란인 셈이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 상황에서 이 투쟁이 주요한 이슈를 형성한 지금의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그러려면 첫째, 이미 시작된 광범한 지지와 연대를 더 확대해야 한다. 2011년 한진 희망버스나 쌍용차 투쟁처럼 광범한 세력들을 끌어 모아 정치적 연대를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물심양면 지지와 연대를 조직해야 한다. 비정규직 3지회가 호소하고 있는 11월 17일 ‘현대차 울산공장 3차 포위의 날’에 더 큰 지지 대열을 이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희망버스 때와 달리 이 투쟁은 작업장 투쟁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봐야 한다. 철탑에서 농성하는 최병승 동지는 고공 농성이 “예고편”이라면 현장에서의 생산 타격 투쟁이야말로 “본판”이라고 했다. 울산·아산·전주 비정규직 3지회도 현장 투쟁을 강조하고 있다. 광범한 정치적 연대를 구축하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려 작업장에서 투쟁을 벌이는 데도 중요한 구실을 할 것이다.

둘째, 현대차 정규직지부의 연대도 중요하다. 현대차 사측의 이간질을 격파하고, 공격을 좌절시킬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 정규직지부가 모든 대체인력 투입 저지를 실행하면 비정규직지회 파업이 생산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것은 정몽구에게 강력한 압박이 될 것이다. 박현제 지회장이 체포됐을 때 정규직지부가 두 시간 잔업거부를 한 것은 이 가능성을 보여 줬다. 이런 연대를 지속하고 강화해야 한다.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정규직 조합원들의 관심과 지지가 높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셋째, 이 투쟁이 단지 비정규직이나 현대차만의 투쟁이 아니므로,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이 적극적인 연대에 나서야 한다. 활동가들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현장 발의로 상정돼 통과된 현대차 투쟁 지원 안건을 이용해 현장에서 다양한 지지와 연대를 건설해 나가야 한다.

목숨을 걸고 투쟁에 나선 두 동지의 호소에 응답하자. 10년을 싸워 온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올해는 반드시 끝장내게 연대해 달라’는 호소에 응답하자.

엄길정 현대차지부 1공장 대의원 대표

“정규직 활동가들이 나서야 합니다”

인터뷰·정리 박설

두 동지의 고공 농성이 전주·아산·울산 비정규직지회 투쟁에 충분한 불씨가 될 것이에요. 비정규직 동지들과 간담회 할 때도 제가 그런 얘길 했어요. “동지들이 투쟁하면, 정규직도 분명히 깨닫는 바가 있을 거다. 그 진정성에 대해 반드시 화답할 거다.”

일부 정규직 활동가들이 현장 정서[가 안 좋다고] 얘기하는데, 실제로는 조직하기 나름이거든요. 어떤 측면에서 보면, 비정규직 투쟁에 지지가 열렬해요. 선배 조합원의 자녀들이 현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어요. 그런 분들이 “정규직 좀 어떻게 만들어 달라”고 합니다. 충분히 설득할 수 있어요.

지금 당장 활동가, 간부 들이 현장에 들어가서 정규직 조합원들을 설득시키고 이해시켜야죠. 그렇게 연대를 조직하는 게 활동가들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저도 1공장에서, 반별·부서별로 들어가 조회 투쟁을 하려고 합니다. 왜 이 젊은 동지들이 싸울 수밖에 없는지 알리고 연대를 조직할 생각이에요. 1공장엔 건강한 동지들도 많이 있는데, 이런 동지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그래서 비정규직 동지들이 파업을 하면, 정규직도 공동 파업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박현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지회장

“원하청이 함께 투쟁합시다”

인터뷰·정리 박설

8월부터 계속 투쟁해 왔고, 그런 와중에 조금 희망을 잃은 것도 사실입니다. ‘올해도 또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었는데 지금 다시 현장의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회사도 좀 당황스러운 상황일 겁니다.

이제 철탑 농성장 사수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다시 현장 파업을 해야 합니다. 당장은 힘들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 다시 분위기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최대한 대열을 추스려서 파업을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불법파견 문제는 단순히 비정규직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정규직 동지들이 좀더 이 문제를 피부로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투쟁을 계기로, 전에 미진했던 부분을 극복하고 원하청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했으면 좋겠습니다. 연대가 아니라 자기 투쟁이라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함께 투쟁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11월 17일 ‘울산공장 3차 포위의 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동지들이 함께 투쟁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