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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지방선거

프랑스 지방선거

정치를 회피해선 안 된다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프랑스 극좌파의 지방 선거 실적에서 교훈을 끌어낸다

[ ] 안의 말은 〈다함께〉 편집팀의 부연설명이다.

프랑스 지방선거에 관한 언론 보도 헤드라인은 [프랑스 정치 지형이] 우파 집권당에서 “복수 좌파” 정당들―사회당·공산당·녹색당―로 크게 이동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혁명적 좌파에게는 이야기가 사뭇 다르다.

노동자투쟁(LO)과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LCR) 연합은 지난 3월 21일 1차 투표에서 4.95 퍼센트를 득표했다. 이는 LO·LCR 연합 후보들이 28일의 2차 투표에 진출할 수 없을 만큼 낮은 득표율이었다.

[그러나] 이 수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연한 혁명가들에게 전국 득표율 5퍼센트는 괜찮은 수치다.

그러나 2년 전 대통령 선거 1차 투표에서 극좌파 후보들은 10퍼센트를 득표했다. LO의 아를레뜨 라기예르와 LCR의 올리비예 브장스노는 각각 공산당(PCF)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공산당이 1930년대 이래로 프랑스의 조직 노동계급을 통제해 왔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것은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공산당의 득표율은 7.6퍼센트였다.

그러나 지난해 5월과 6월 정부의 연금 공격에 저항하는 파업 물결이 프랑스를 휩쓸었다. 당시 LCR과 LO의 투사들은 파업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했다.

개량주의적 좌파가 우파에 대한 대중의 반감에서 득을 보고 있는 듯하다. 물론 의회 선거는 혁명가들에게 친숙한 분야가 아니다. 대중 운동을 지도하던 활동가들도 막상 선거 당일에는 스스로 왜소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더욱이 2002년 4월에는 공식 좌파가 집권당들로서 신자유주의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에 따른 대중의 환멸이 극좌파―그리고 나찌인 국민전선―를 통해 표현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단 정권을 상실한 사회당과 공산당은 어느 정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끌어 낼 수 있다.

LO는, 그리고 정도는 덜 하지만 LCR도 공식 좌파가 우파와 별로 차이가 없는 것처럼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투표한 사람들에게 2차 투표에서 사회당과 공산당에 투표하라고 호소하지 않았다. 이런 태도는 노동자 운동에 대한 개량주의의 지속적 통제력을 깨닫지 못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심지어 부패하고 불신받은 프랑스 사회당조차 좌파적 미사여구를 구사함으로써 노동계급의 불만을 표출하는 도구 구실을 할 수 있다.

LO와 LCR은 복수 좌파 정당들을 집권 우파와 같은 부류로 취급함으로써 전통적으로 공산당과 사회당을 지지해 온 유권자들로부터 고립을 자초했다.

더욱이 극좌파의 선거 운동은 거의 전적으로 경제 쟁점들과 더 특별하게는 높은 실업률에 집중됐다. 물론 실업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혁명적 후보들은 정치 문제들도 다뤄야 한다.

기업 세계화, 제국주의, 전쟁에 반대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지난해 8월 라르작에서 열린 반자본주의 축제와 11월 파리에서 열린 유럽사회포럼으로 몰려들었다.

덜 긍정적인 쟁점들도 있다. 대통령 자크 시라크와 그의 총리 장-피에르 라파랭은 국·공립학교에서 젊은 무슬림 여성의 히잡 착용을 금지하는 악명 높은 법률을 추진하면서 복수 좌파의 지지를 받았다.

들끓는

수치스럽게도, LO는 히잡 착용을 이유로 무슬림 학생들을 학교에서 쫓아내는 것을 지지했다. LCR은 분열했다.

시라크는 이 쟁점을 이용해 극좌파를 분열시키고 그들을 수세로 몰아넣었다. 그 때문에 그들은 유럽 최대의 무슬림 인구와 자신들을 단절시켰다. 이들 무슬림이 공식적인 인종 차별[정부의 무슬림 여성 히잡 착용 금지 방침을 말함]이나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분노로 들끓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런 비판을 하고 있는 내 마음이 결코 편치 않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내 비판 중 일부는 LCR 내 소수 우파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공식 좌파와는 다른 혁명적 대안을 건설하는 것에 반대한다. 이들 소수파는 LO와 연합 후보를 내지 않고 오히려 개량주의 정당 일부의 환심을 사고 싶어했다.

심지어 1차 투표 전에도 그들은 LCR이 2차 투표에서 복수 좌파를 지지할 것을 호소하는 언론 플레이에 착수했다. 이제 LCR 내부에서 분파 투쟁이 폭발할 실제 위험이 있다.

둘째, [타산지석이 있어서] “우리는 천만다행”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리스펙트(Respect)[영국 노동당에 도전하는 좌파 선거 연합]는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와 런던시장 선거에서 커다란 시험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성공을 거두려면 남들의 성공뿐 아니라 실패에서도 배울 필요가 있다.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내가 끌어 낸 주요 교훈은 개량주의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중요한 정치 쟁점들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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