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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응원하는 목소리:
“우리 모두의 응원을 등에 업고 싸워 이겨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시흥의 군서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전교조 조합원 박태현이라고 합니다.

제가 가르치는 국어 교과서에는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조건을 보장받아야 한다, 누구든지 차별 받아서는 안된다, 부당한 일이 있을 때 참지 말고 항의해야 한다는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여러분들이 그 교훈을 실천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감동적인 산 교육의 현장에, 제 학생들과 함께 참여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질 못해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싸움이 결코 여러분만의 싸움이 아니라 온 학교 구성원들을 위한 것임을, 그리고 사회 전체의 정의를 위한 것임을, 그래서 응원하는 이가 많음을 말하고 싶어서 편지를 씁니다.

이미 전체 노동자의 60퍼센트가 비정규직일 만큼 비정규직 문제는 심각합니다.

지금 전국의 학교에서는 무려 80여 업종, 20만 명, 전체 학교 구성원 네 명 중 한 명이 비정규직입니다. 우리 학생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배우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 주신 밥을 먹고, 그중 다수는 아마 비정규직이 될 겁니다.

아마도 오늘 파업하신 동지들께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여러분들의 파업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불안함을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은 외톨이가 아닙니다.

산 교육

저는 학생들과 동료 선생님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있는 학교에서는 선생님들과 함께 일을 하는데도 명절 수당도 받지 못하고, 아무리 일을 해도 10년이나 1년이나 똑같이 1백만 원 안짝의 월급을 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는 안전 보장도 없는 것인지 여러분들과 선생님들은 태풍으로 집에서 쉬지만 그분들은 학교에 나와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교장 교감 샘의 떡심부름을 하면서 억울한 소리도 못하고, 연말이면 해고의 불안에 시달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 끝에 학교 비정규직의 교육 공무직화 법안 발의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았습니다. 제가 수업하는 반의 거의 모든 학생들과 학교의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흔쾌히 서명을 해 주었습니다. 무려 2백50여 명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한 학생은 다음과 같은 연대 메세지를 보내 주기도 했습니다.

‘학비 노동자 여러분, 학생들이 평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학교 생활 속에서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저와 제 친구들은 학비 노동자 분들의 파업과 투쟁을 지지합니다. 파이팅!’

제가 속한 전교조도 이미 전국과 각 시도 단위의 조직에서 여러분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내고 여러 연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은 이와 같은 응원 속에서 투쟁하시는 것입니다. 부디 우리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싸워 이겨 주세요.

저희 교사들도 교단에서 평등과 인간다운 삶을 말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우리에게 평등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파업으로 보여 주세요.

그럼으로써 우리 교사들과 여러분들이 함께 교육하고 키우는 아이들의 미래에 비.정.규.직이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요. 여러분들의 투쟁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