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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마르크스주의 - 민족 해방 운동을 지지하기

1840년대에 영국 식민지 아일랜드에 기근이 닥쳤다. [그런데도] 영국 정부는 아일랜드에서 곡물을 강탈했다. 150만 명이 기아로 죽었고, 150만 명이 이민을 떠났다.

당연히 민족 독립 문제가 아일랜드 정치를 지배했다. 아일랜드는 오랜 투쟁을 치른 후에야 독립을 쟁취했고, 그것도 오직 남부에서만 가능했다.

19세기 말 이후로 민족 독립을 위한 투쟁은 더욱 중요해졌다. 당시는 영국과 다른 유럽 국가들이 저마다 제국을 강화하던 때였다. 아시아,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서 식민지 정권들이 자국 민중의 요구를 제국주의 본국 권력에 종속시켰다. 식민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사명이 “문명화”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들은 많은 식민지 경제의 발전을 가로막고 황폐하게 만들었다.

19세기 말 인도는 아일랜드보다 몇 배나 참혹한 기아를 겪었다. 벨기에의 식민지 콩고는 잔혹함의 대명사였다.

20세기에 반(反)식민지 운동들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런 운동은 흔히 잔인하게 탄압받았지만, 독립 국가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영국 노동당은 창피하게도 제국주의를 지지했다. 식민지를 담당했던 첫 노동당 장관은 비행기를 보내 이라크의 마을들을 폭격했다.

양차 세계대전 사이에, 오직 공산당과 노동당 좌파만이 성장하는 민족 해방 운동을 지지했다. 좌파는 칼 마르크스가 아일랜드 문제에 대해 했던 말을 반복했다. “다른 민족을 억압하는 민족은 그 자신도 자유를 얻을 수 없다.”

제1차세계대전 때 레닌은 공산주의자들이 민족자결권을 지지하도록 만들기 위해 강력하게 투쟁했다. 그는 민족 자결을 위한 투쟁이 제국주의 권력에 균열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족 해방 운동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에야 진정으로 커다란 승리를 얻었다. 인도의 영국 제국은 1948년에 불명예스럽게 끝났다. 1949년에 마오쩌둥의 중국공산당은 서방의 지원을 받던 장제스 정권을 몰아냈다.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를 잃었다. 1950년대에는 아프리카와 서인도 제도의 많은 식민지들이 독립을 얻었다.

가끔 이런 투쟁은 꽤나 쉽게 진행되기도 했고 때로는 질질 끌면서 많은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상당수의 유럽 식민주의자들이 통치하고 있었던 알제리는 잔혹한 내전을 치른 끝에 프랑스 제국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그런 “정착민들”은 흔히 민족 해방 투쟁을 반대하는 최악의 인종 차별주의자들이었다. 알제리에서만이 아니라, 짐바브웨(당시 남로디지아)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그랬다.

옛 제국들이 붕괴한 이유 중 하나는 세계 제국주의의 세력 균형이 변했기 때문이었다.

1945년 이후 미국이 지배적 세력으로 등장했다. 미국 자본은 직접 식민 통치에 의존해 이윤을 확보하지 않았다. 사실, 미국 자본은 옛 유럽 식민지들에 접근하고 싶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제국주의의 통치 목적과 방법이 바뀌었다.

일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서는 미국 해병대가 침략해 미국의 세계적 이해관계를 순순히 따르는 정부들을 세웠다(최근 똑같은 일이 아이티에서 반복됐다).

베트남에는 탐낼 만한 부(富)가 없었다. 미국은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보다는 냉전 경쟁 때문에 민족 해방 운동을 진압하기 위한 잔인한 전쟁을 벌였다.

무엇보다도 오늘날 세계의 두 곳에서는 민족 해방 투쟁이 여전히 중요하다. 바로 팔레스타인과 이라크에서 그렇다.

반동적인 시온주의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이스라엘은 정착민 국가의 고전적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원조를 가장 많이 받는 국가다.

팔레스타인인들의 해방 투쟁, 곧 인티파다가 저항 운동의 국제적 상징이 된 것도 당연하다.

이라크에서도 미국이 주도한 침략과 점령 때문에 조국을 외세의 지배에서 해방시키려는 새로운 민족 해방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 컨센서스

이런 사례를 예외로 하면, 고전적인 민족 해방 투쟁의 시기는 대체로 끝났다고 할 수 있다. 현대 제국주의는 변모했다. 이제는 최강대국들조차 더는 직접적인 식민 통치를 추구하지 않는다. 총독부를 설치하고 본국 관리들이 통치하는 방식은 아닌 것이다. 이제는 금융 제국주의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WTO), “워싱턴 컨센서스”를 통해 세계를 지배한다.

사회주의자들은 진정한 민족 해방 운동을 항상 지지해 왔다. 노동자 운동은 타국의 식민지 억압으로 아무 이득도 얻지 못했고, 억압에 저항하는 전 세계 운동과의 연대를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었다.

가끔 좌파는 민족 해방 운동을 사회주의 운동처럼 취급하는 잘못을 범하기도 했다. 민족 해방 운동은 사회주의 운동이 아니었고, 그것이 제국주의 본국의 사회주의자들이 민족 해방 운동을 지지하는 이유도 아니었다.

민족 해방 운동 지도자들의 목표는 식민지 권력이 직접 통치하지 않는 국가를 세우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 자체도 민주적 진보였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사회주의자가 된 것은 아니었다. 어떤 의미에서 민족 독립 쟁취는 직접적인 계급 투쟁으로 가는 길을 닦았다고도 할 수 있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의 성과를 바탕으로 설립된 사회주의자들의 국제 기구인 공산주의인터내셔널[코민테른]은 창설 초기에 [민족 해방 투쟁에 대한] 가장 분명한 태도를 발전시켰다.

코민테른은 레닌의 주장을 좇아 사회주의자들이 민족 해방 운동을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런 운동을 “공산주의적으로 색칠하는”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노동자 운동은 이런 운동의 중간계급 지도부로부터 정치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오늘날 민족주의는 전 세계에서 과거보다 덜 진보적이다. 현재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부국”과 “빈국”의 노동 대중이 공통으로 직면하는 문제들이다.

포르투 알레그레와 뭄바이에서 열린 세계사회포럼은 새롭게 “세계화된” 세계에서 세계 자본주의의 파괴력에 저항하는 새로운 국제적 투쟁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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