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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앞 농성촌 철거 시도:
정의와 평화를 철거하려는 짓거리를 멈춰라

서울 중구청과 남대문경찰서가 서울 대한문 앞 ‘함께살자 농성촌’ 천막을 철거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구청은 천막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이달 말 강제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경찰은 “철거 후에도 일정 병력을 상주시켜 다시 불법 천막을 설치하려는 시도를 막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대한문 앞 농성장은 슬라보예 지젝 등 세계적 석학이 찾아와 지지와 연대를 밝히기도 했고 문재인, 안철수도 방문했을 만큼 쌍용차 투쟁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또한 김정우 쌍용차 지부장은 이곳에서 40일 넘게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희망과 연대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대한문 ‘함께살자 농성촌’의 쌍용차 분향소. ⓒ이미진
대한문 쌍용차 분향소 옆에 마련된 ‘함께살자 농성촌’ ⓒ이미진

최근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 활동가들과 용산 참사 유가족들, 반핵 운동 단체들은 11월 12일부터 쌍용차 농성장 옆에 ‘함께살자 농성촌’을 꾸렸다. 그리고 “이 땅에서 쫓겨나고 내몰린 사람들의 연대의 장, 빼앗기고 억압당하는 이들의 공동 투쟁의 장”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로써 이 곳은 정의와 평화를 원하는 모든 사람이 지지해 마땅한 희망과 연대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됐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여친과 덕수궁 데이트하다가 이거 보고 기겁”이라는 수준 이하의 제목으로 연일 농성촌을 공격하고 나섰다. 이들은 “외국인 관광명소”인 대한문 앞에 “‘전국구 시위꾼’들”이 “불법 농성촌”을 만들었다고 비난한다. 대한문 앞 분향소는 법원도 인정한 곳인데 말이다.

그동안 감히 농성장을 건드리지 못하던 경찰과 새누리당 소속 중구청장도 우파 언론들의 비난 장단에 맞춰 철거를 발표하며 농성촌을 협박하고 나섰다.

우파 언론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철거를 동의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우파와 조중동은 최근 들어 현대차 철탑 농성과 학교 비정규직 파업 등이 사회적 연대를 모으고,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하는 등 노동자 투쟁을 향한 분위기가 높아지는 것을 보고 조바심을 느껴 왔다. 때문에 이들은 진보운동의 기를 죽이고 싶을 것이다. 농성촌 철거 시도는 이런 공격의 일환이다.

얼마 전 제주 해군기지 예산 삭감을 약속했던 민주통합당이 우파들의 비난에 밀려 서둘러 입장을 철회한 것에 자신감을 얻기도 했을 것이다.

저들은 관광명소를 망치고 있다며 날뛰지만 진정 이 나라를 망쳐 온 것은 강정 마을을 짓밟고, 철거민들을 테러리스트로 몬 이명박 정부의 악행이다. 또, 23명이 목숨을 잃었는데도 국정감사조차 거부하는 새누리당이야말로 “철거”돼야 할 존재다.

농성장 철거 시도는 당장 중단돼야 하고 박원순 시장은 우파의 압박에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 문정현 신부는 트위터에 “강제철거가 들어오면 온몸으로 막겠습니다”며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농성촌 활동가들은 우파들의 비난과 협박에도 끄떡없이 오히려 연대단체와 쟁점을 확대하며 굳건히 싸우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11월 16일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희망 행진’도 할 계획이다. 농성촌에 집결한 운동들을 향한 지지와 연대는 더 강력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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