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능시험을 마친 한 여학생이 낙태 수술 중에 목숨을 잃는 비극이 벌어졌다. 한창 미래를 꿈꿀 열여덟 나이에 차가운 수술대 위에서 죽어 간 그녀에게 깊은 애도를 보낸다. 

병원을 찾았을 때 그녀는 이미 임신한 지 6개월 된 몸이었고, 수능을 치른 뒤에야 뒤늦게 위험한 수술을 받다가 목숨을 잃었다. 병원은 이 여성의 비참한 상황을 이용해 무려 6백50만 원을 뜯어냈다. 

낙태한 여성을 죄인으로 만드는 사회와 학교 안에서, 비싼 수술 비용 때문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며 숨죽여 울었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진오비’ 등 낙태반대 단체들은 이 죽음이 낙태 단속을 적극 하지 못한 결과라고 말한다. 

아니다. 바로 이들이 지난 2010년부터 벌인 낙태 단속 캠페인이 그녀를 죽였다! 최근 헌법재판소마저 낙태를 금지한 형법이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낙태 반대론자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지만, 낙태 불법화 때문에 여성의 삶의 결정권만이 아니라 심지어 생명까지 위협받는다는 사실은 무시한다. 이들의 주장이 근본적으로 여성차별적인 까닭이다. 

1백 퍼센트 완벽한 피임법은 없다. 또, 미처 피임을 할 수 없는 수많은 경우가 존재한다. 한국 청소년 첫 성경험 연령이 14.2세인데도, 성관계는 안 된다는 협박 이외에 제대로 된 피임교육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10대가 실수로 임신을 할 가능성도 크다. 

중요한 것은, 그 이유가 무엇이었든 원치 않는 임신을 했을 때 여성이 안전하게 낙태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여성이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은 껍데기일 뿐이다. 

만약 낙태가 불법이 아니었다면 초기에 안전한 시술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후피임약을 의사 처방 없이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면 낙태 시술조차 받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10대와 빈민, 노동계급 여성 등에게 낙태 비용은 그의 삶을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문제임을 보여 줬다. 따라서 낙태에 의료보험을 적용해 돈 걱정 없이 낙태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낙태 합법화만이, 이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을 대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