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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 농성에 돌입한 쌍용차 노동자들:
“더는 죽는 일이 없도록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것입니다”

문기주 쌍용차지부 정비지회장, 한상균 전 지부장, 복기성 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 등 쌍용차 정규직·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세 명이 오늘(11월 20일) 오전 쌍용차 평택 공장 인근 송전탑 위에 올랐다. 김정우 지부장이 목숨을 건 단식 41일 만에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의 일이다.
이 동지들은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15만4천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에서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경찰은 악랄하게도 송전탑을 둘러싸고 노동자들의 농성을 방해하고 있다.
세 동지들은 긴박한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레프트21〉과의 전화 인터뷰에 응하며 “죽을 각오로 힘있게 싸우겠다”고 밝혔다.
복기성 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은 “지금은 정신이 없고,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요” 하고 말한 뒤, 힘있고 간명한 문자 메시지를 보내 왔다. “국정조사 실시하라! 해고자 복직!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

문기주 쌍용차지부 정비지회장, 한상균 전 지부장, 복기성 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 등 쌍용차 정규직·비정규직 해고 노동자 세 명이 11월 20일 오전 쌍용차 평택 공장 인근 송전탑 위에 올랐다. ⓒ출처 금속노조

한상균 전 쌍용차지부 지부장

우리 쌍용차 노동자들은 2009년에 잔혹한 탄압 속에서도 투쟁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무자비한 진압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지만, 우리가 정당하기 때문에 패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지금까지 싸워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너무나도 절박한 심정으로 송전탑에 올랐습니다. 혹한에 우리 세 명이 꽁꽁 얼어서 몸을 가눌 수 없게 되더라도, 저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힘있게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생사를 넘나들고 있는, 소식조차 끊긴, 우리 수백·수천 조합원 동지들의 간절한 바람이 무엇인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먼 발치에서 공장 굴뚝이 보입니다. 저 공장이 정말 꿈으로도 보이고, 한편으로는 탐욕의 동굴로도 보이고 그렇습니다.

김정우 지부장 동지가 인간의 한계를 넘는 단식을 했지만, 결국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치인들은] 선거에 표만 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정치권에 기대서 얻을 게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지역 동지들의 힘을 하나씩 모으고, 전체 노동자들의 힘을 하나씩 모아야 합니다. 노동자들이 대선 기간에 우리 스스로의 힘이 정치라는 걸 보여 줬으면 좋겠습니다.

동지들의 관심과 사랑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이 추위를 견뎌내고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지들과 함께 승리를 맞이하고 싶습니다.

문기주 쌍용차지부 정비지회장

세 명이 다시 송전탑에 올랐습니다. 지금은 농성이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경찰들도 지금 밑에 지키고 있고요. 바닥이 평평하질 않고 울퉁불퉁한 상태에서 합판을 두 개 올렸는데도, 안정이 안 돼서 전부 서 있습니다.

우리가 송전탑에 오른 이유는 간명합니다.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서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버틸 것입니다. 밖에서 죽나 여기서 죽나 똑같은 상황이라 여기까지 올랐습니다.

11월 24일 범국민대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범국민대회가 실질적인 노동자들의 투쟁의 장으로 승화됐으면 합니다.

이명박 정권 하에서 전국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있지도 않은 ‘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당하고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법원 판결 속에서도 정규직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총파업을 해서라도, 더는 우리 노동자들이 죽거나 목을 메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실질적인 투쟁을 모아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