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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서울교육감 후보 인터뷰:
“새로운 시대를 위해 싸워 가겠습니다”

올해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단일 후보로 출마한 이수호 후보를 인터뷰했다. 이수호 후보는 전교조 위원장,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했다. 권영길 후보가 출마한 경남 도지사 선거와 함께 진보와 보수의 대결 무대가 된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이 후보는 조직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보수 세력과 승부를 겨룰 것이다

서울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단일 후보로 출마한 이수호 후보 ⓒ이미진

우리 교육의 문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바꾸고 싶습니까?

우리 나라 교육은 떨어질 대로 떨어져 바닥까지 왔습니다. 과도한 경쟁으로 학생들의 반사회적 행동과 폭력·자살 등이 나타나고, 또 교사들도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여러 가지 질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교육 관료들과 ‘교육 마피아’라고까지 불리는 집단들이 학교를 점점 더 혼란에 빠뜨려 왔습니다.

저는 현장 중심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싶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학생·학부모·교사 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치유하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고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려는 혁신학교 운동을 평가하면서 잘못된 점을 보완하고 좋은 것들은 다른 곳으로 확산시키려 합니다.

일제고사, 교원평가제, 차등성과급 등이 왜 문제며 어떻게 막아낼 수 있다고 보십니까?

일제고사는 마땅히 폐지돼야 합니다. 일제고사는 학교를 줄세워 완전히 성적 경쟁의 아수라장으로 만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때문에 또 고통에 빠지고요.

교원평가는 원칙적으로도, 교육적으로도 있어서도 안 됩니다.

부적격 교사에 대해서는 특별히 다른 조처를 해야지 평가로 해결할 수는 없어요.

성과급도 마찬가집니다. 교원을 ABC 세 등급으로 나누는데, 그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학교에서 하는 일도 다른데 일률적 잣대로 평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죠.

그것 때문에 학교 현장에 교사들이 사기가 떨어지고 오해도 생기고 있습니다. 교원의 처우를 개선하려면 성과급을 차등 없이 균등하게 수당으로 지급하는 것이 대안입니다.

쌍용차, 학교비정규직, 전교조 등 많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이수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11월 27일 이수호 중앙유세단 출정식 ⓒ고은이

얼마 전 학교비정규직 파업 집회에 참가해 노동자들에게 힘을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학교비정규직 문제는 정말 심각합니다. 한 학교의 비정규직 직종이 50개가 넘어요. 처우의 차이도 많은데다가 최저임금도 못 받는 일까지 있어요.

다행스러운 것은 그 주체들이 스스로 자기 권리에 눈을 뜨면서, 투쟁을 시작하고 있어요.

기회를 잘 살려서 학교비정규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교육감이 직접고용하고,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고, 단계적으로 무기계약직 또는 정규직화하면서 호봉제를 채택하고, 그런 것들을 모두 묶어서 준 공무원에 해당하는 교육 공무직으로 법제화를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육감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교육개혁에 발목을 잡는 기득권 세력의 압력을 어떻게 이겨낼 것입니까?

내가 단일화 할 때 토론회 하면서 그랬어요. “제가 전교조 위원장도 하고, 민주노총 위원장까지 하면서 정부나 자본가와 싸우며 감옥도 두 번 갔다 오고 맷집이 좋다. 싸움을 해도 내가 더 잘 할 수 있으니까 내가 적격이지 않겠냐.” 그러니까 다른 후보도 웃으면서 인정을 하시더라고요.

싸움은 해야 합니다. 필요할 때는 강성이 필요합니다. 사실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이나 진보교육감들이 자기 수준에 맞게 싸우고 있습니다. 그 정도 수준이 아니라 진짜 단결해서 싸워야 합니다. 그게 우리 교육을 지키는 길이고 교육감의 일입니다.

“전교조 후보”여서 문제라는 우파적 공격에 어떻게 맞설 생각이십니까?

이념적으로 덧칠된 부분은 변명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전교조 운동은 보수언론에 의해서 폄하되거나 엉뚱한 색깔로 덧칠돼 있습니다. 그러나 전교조 운동은 우리 교육의 어려움을 교사들의 운동으로 해결하려는 의미에서 참교육 운동이죠.

전교조는 1천5백 명이 잘리기도 하고 10년을 길거리의 교사로 헤매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런 희생 정신에 대한 자부심과 자랑스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저는 교사이고, 전교조 교사입니다” 하고 당당히 이야기합니다.

곳곳에서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진보 후보로서 한마디 해 주십시오.

단일화 경선을 할 때 김정우 쌍용차 지부장이 단식 30일을 한 몸을 이끌고 와서 [제게] 투표했습니다. 한 표라도 보태야겠다는 그 마음이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부장은 병원으로 갔지만 광화문은 농성촌이 돼 있고, 도로 건너에는 1천8백 일을 넘긴 학습지 노동자들이 있고, 철탑에 올라가고, 밀양에서는 또 철탑을 못 세우게 하려고 싸우고, 강정 등 …. 이런 곳곳의 운동들이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견인차 구실을 하는 겁니다. 박수를 보내야 합니다.

저도 용산이 터졌을 때도, 쌍용차 때도,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도 가며 동참했습니다.

지금 저는 교육을 가지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보자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더 힘을 내시고, 용기를 내시고, 역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싸워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