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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성공한 현대차 비정규직 부분 파업:
노동자들의 투지와 연대가 폭력 저지를 뚫어내다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1월 29일에 이어 오늘(12월 5일)도 부분 파업에 성공했다. 지난 경고 파업 때 속수무책으로 당한 사측이 더 많은 관리자들과 심지어 용역까지 동원했지만 끝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지를 꺾지 못했다. 오히려 노동자들은 더 높아진 투지로 사측을 밀어붙였다.

울산 비정규직지회 1공장 장종남 대표는 “비정규직 조합원 1백30여 명이 나와 투쟁했다. 정규직 연대도 잘됐다. 오늘 투쟁으로 1공장 11라인은 2시간, 12라인은 1시간 30분 멈췄다. 11월 29일 경고 파업보다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더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나섰다” 하고 말했다.

원·하청 연대투쟁을 헌신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1공장 정규직 박성락 대의원은 “이번에도 정규직 대의원들이 대체인력 투입 저지 투쟁에 함께 했다. 사측은 관리자 1백50여 명을 동원했고,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을 막으려 하면 우리가 가세해 관리자들을 라인 밖으로 밀어내기도 했다. 비정규직 동지들이 더 주체적으로 나선 것이 사측을 놀라게 했던 것 같다. 지회 동지들이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하고 말했다.

이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호한 투쟁은 다른 공장에서도 벌어졌다.

울산 비정규직지회 2공장 최윤석 현장위원은 “우린 비록 라인을 세우지 못했지만 조합원 1백여 명이 완강하게 버텨 2시간 동안 공장 안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29일 경고 파업에 안이하게 대처했던 사측이 관리자 3백여 명을 앞세워 우리를 밀어내려 했지만 조합원들은 부상을 마다하지 않고 맞서 싸웠다. 그런 모습 보면서 ‘와 2공장 조합원들 죽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 조합원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며 상황을 전했다.

사측은 비열하게도 관리자들뿐 아니라 용역들도 동원했다. 심지어 야간 조 작업자를 대체 인력으로 투입해 24시간 연속 노동을 시키려는 무리수까지 뒀다.

그러나 3공장은 2시간 내내 부품이 장착되지 않은 상태로 라인이 가동돼 불량차가 대량 발생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1백여명은 대체인력 투입을 저지하며 투쟁을 벌였다. 비정규직지회 3공장 구자완 조합원은 “타이어 장착은 너트만 조립된 채 차가 생산되는데, 너트가 제대로 조여졌는지 확인도 안하고 흘려 보내더라. 작업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업체 소장도 대체인력으로 투입됐는데 어제 한시간 동안 작업을 배웠다고 한다. 단디 겁을 먹은 것 같다” 하고 말했다.

4공장 정규직 정동석 활동가는 “4공장 비정규직 조합원 90여 명은 아침 8시 30분부터 스타렉스 샤시 라인에 모여 구호를 외치며 대체인력 저지 파업에 나섰다. 라인으로 진입하고 사측 관리자들과 몸싸움을 했다. 특히 연료탱크 장착 공정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래서 한 40여 분 정도 미장착으로 불량차가 발생했다.

"이제는 우리가 갑이고, 회사가 을이다" 정규직·비정규직의 연대가 또다시 생산을 중단시키다. ⓒ현대차 열사회 안지연

함성

“회사가 연료탱크를 빼돌리려 하자, 한 비정규직 조합원이 ‘우리 보는 눈 앞에서 자재를 빼서 장착하려고 한다.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어디 있냐’며 항의했다. 그래서 계속 불량차가 나갔다.

“도어 라인에서는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공정 사수’(미장착으로 흘려보내기)를 하며, 대체 인력 투입을 막았고 40여 분 동안 라인이 멈췄다. 11월 29일 파업보다 생산 차질 효과가 컸다. 지난 번에는 공정을 순회하면서 대체인력을 빼서 가다서다 반복했는데, 오늘은 더 파업 효과가 컸다. 정리 집회에서 다른 공장과 4공장 다른 라인 투쟁을 보고하니 조합원들이 함성을 지르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고 말했다.

도어 라인에서 투쟁한 현대차 울산 4공장 비정규직 박준현 조합원은 “8시 30분부터 대체인력 저지를 위해 내가 일하는 공정을 지켰다. 결국 라인이 30분 정도 멈췄다. 오늘 파업은 대체인력 저지가 잘 됐다. 조합원들도 파업이 어느정도 성공하고 잘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식으로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 하고 말했다.

지난 파업에서 1시간 동안 라인을 멈췄던 엔진·변속기 3부에서도 또 라인이 멈췄다. 투쟁의 선두에 섰던 비정규직지회 박순보 대의원은 “지난 번에 보기 좋게 당한 사측이 이번엔 준비를 한 것 같다. 조합원들이 아예 공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관리자 2백여 명을 동원해 공장 입구를 가로 막고 있더라. 그러나 조합원 40여 명이 기세에 눌리지 않고 맞섰고 대체인력을 빼내면서 생산을 멈출 수 있었다. 워낙 똘똘 뭉치는 부서라 다른 공장 조합원들에게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안 움직이던 다른 공장 조합원들도 투쟁에 동참하는 것을 보면서 조합원들의 사기가 더 올라간 것 같다” 하고 말했다.

변속기 투쟁에 함께 한 현대차 정규직 김성수 조합원은 “한 공정을 잡으니까 라인이 멈췄다. 라인이 설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얼굴을 아는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에게 ‘퇴근도 못하고 함께 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연대하면 좋을 것 같다. 반대 조(야간 작업자)를 대체인력으로 투입하는 것은 불법이다. 정규직 지부 지도부가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지부 집행부의 단호한 결의를 주문했다.

부품과 반제품을 포장해 수출하는 CKD 부서 또한 두시간 동안 생산이 전면 중지됐다.

사측이 공장 안밖에 관리자를 투입해 통합사업부(수출선적부, CKD, 시트부) 조합원 1백여 명을 가로 막았지만 실패했다. 통합사업부 비정규직지회 이상화 대표는 “눈치 보는 조합원들 없이 하나로 움직이며 우리는 힘을 보여 줬다. 관리자가 나를 향해 폭력을 휘둘렀는데 그걸 본 조합원들이 분노하면서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결국 우리는 진입에 성공했고 라인을 순회하면서 대체인력이 투입됐는지 꼼꼼하게 확인했다. 통합사업부는 외곽부서라 노동조건이 열악해서 오히려 조합원들의 의지가 더 확고한 것 같다. 회사 관리자들도 이전과 달리 흔들리고 있는 것 같다. 구호도 크게 외치고 약식집회로 마무리했다” 하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울산을 넘어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번에는 울산을 넘어서서 아산과 전주에서도 벌어졌다. 아산지회 조합원들은 헬멧까지 쓰고 폭력을 휘두르는 관리자를 뚫고 라인 순회 투쟁을 벌였다. 전주공장은 조합원들의 단호한 투쟁으로 대형트럭과 중형트럭 라인이 1시간 40분 동안 정지됐다.(울산 비정규직지회 속보)

11월 29일 파업 때 예상치 못한 투쟁이 벌어져 한 방 먹은 사측이 이번에는 단단히 준비했다.

관리자도 모자라 용역까지 동원해 폭력을 휘둘렀고, 각 공장 입구를 막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공구 한 번 잡아 본 적 없는 하청 업체 소장·사장들까지 대체인력으로 투입했다. 그러나 사측의 비열한 파업 파괴 행위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지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

11월 29일 경고파업에 이어 이번 12월 5일 부분 파업도 성공한 것이다.

이런 투쟁의 자신감을 이용해 계속 투쟁을 밀어붙여야 하고 더 큰 투쟁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사측은 특별교섭과 실무협의에서도 오리발을 내밀며 시간끌기로 일관하고 있다.

게다가 1공장 사례를 보듯이 이번에도 원·하청 연대를 통한 대체인력 투입 저지는 필승의 무기였다.

사측이 11월 29일 1공장 대체인력 저지 투쟁을 빌미로 정규직 활동가 다섯 명을 고소·고발한 것은 이것에 사측이 얼마나 큰 위협을 느끼는지 보여 준다. 따라서 정규직지부 지도부는 반대 조 대체인력 저지 등 더 적극적인 대체인력 저지에 나서야 한다.

사측의 공격과 분열책에 맞선 무기는 단결과 연대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단일화”로 정몽구 일당을 무릎 꿇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