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민중의 봉기는 미국 지배계급을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 그들은 베트남 전쟁 때 겪은 굴욕적인 패배의 망령을 떠올리고 있다. 1968년 초의 구정 공세는 미국의 패배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 준 계기였다.

1968년이 시작됐을 때 미군 고위 장성 웨스트멀랜드는 “[전쟁의] 끝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 중요한 순간에 도달했다.”며 “터널 끝에서 비치는 빛”에 대해 말했다.

몇 주가 채 안 돼 상황은 반전됐고, 전 세계 사람들은 미국이 베트남에서 결코 이길 수 없는 유혈낭자한 전쟁을 치르고 있음을 깨달았다.

베트남의 정월 초하루에 멀리서 폭발음을 들은 미국인 호텔 투숙객들은 처음에는 그것이 여느 때나 다름없는 설날 불꽃놀이라고 생각했다. 전쟁은 베트남의 시골에서 벌어지고 있었지, 도시와는 무관하다고 여겼던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 사람들은 미국이 전쟁에서 이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은 베트남 전쟁이 미국과 미국이 후원하는 정권들이 전 세계에 개입한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보았다.

전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동생으로 법무장관이었던 로버트 케네디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베트남이요? 우리에게는 베트남이 서른 개나 있습니다!”

그러나 1968년 1월의 폭발음은 사상 최대의 전투가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베트남 저항 세력은 미국과 미국이 앞세운 남베트남 꼭두각시 정권에 맞서 36개 도시에서 봉기했다.

놀랍게도, 민족해방전선(NLF) 군대가 남베트남의 수도 사이공의 일부를 며칠 동안 장악했고 잠시나마 미국 대사관 구내를 점령했다. 그들은 또 베트남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이자 옛 수도였던 위에(Hue)도 점령했다.

미군이 구정 공세를 진압하는 데는 몇 주나 걸렸고, 그것도 그들이 방어하고 있다던 바로 그 남베트남의 도시들을 폭격함으로써만 그렇게 할 수 있었다.

한 미군 소령이 남베트남의 메콩강 삼각주에 있는 도시 당트르를 파괴한 뒤에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 도시를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도시를 파괴해야 했다.”

순전히 군사적 관점에서 보면, 미국은 거의 50만 명의 병력과 엄청난 화력을 이용해 구정 공세를 진압하는 데 성공했다. 미군은 NLF 전사 약 3만 7천 명을 살해했고, 미군 사망자는 2천5백 명이었다.

그러나, 정치적 관점에서 보면, 구정 공세는 미국과 남베트남의 꼭두각시 정권에게는 재앙이었다. 그것은 미국의 주장, 즉 전쟁은 곧 끝날 것이며 미국이 “베트콩”이라고 부른 NLF는 거의 궤멸됐다는 주장을 산산이 깨뜨렸다.

그것은 남베트남 정권이 민중의 지지를 전혀 받고 있지 못하며 미국의 대규모 군사적 후원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임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베트남 전쟁을 다룬 어떤 글은 구정 공세의 영향을 이렇게 요약했다.

“과거에 베트콩과 북베트남 군대는 항상 멀리 떨어진 정글이나 논밭에서 싸웠고 신속하게 공격하고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그들의 강점이 미국 사람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제 처음으로 그들은 도시에서 싸웠고, 그것이 뜻한 바는 미국 신문들과, 더 중요하게는, TV 카메라들이 날마다 그들의 능력을, 무엇보다도 미국의 계획과 달리 그들이 붕괴하지 않았음을 보여 줄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1968년 3월에 미국 대통령 존슨의 측근들은 그에게 무서운 진실을 털어놓았다. 미국은 민중의 지지를 받는 결연한 적에 맞선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떤 역사가가 요약했듯이, “미군 사령부는 완강히 부인할지 모르지만, NLF 군대에 대한 농민의 대중적 지지야말로 미군 병사들이 극복할 수 없는 결정적 약점이었다.”

베트남인들의 영웅적 저항은 미국 내 반전 운동의 성장, 전쟁 비용 증가에 대한 미국 기업인들이나 은행가들의 불안과 맞물렸다.

1968년 3월에 “고위 자문단”은 존슨에게 넌지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기성 권력 체제, 즉 월스트리트가 전쟁 반대로 돌아섰습니다. 전쟁 때문에 경제가 망가지고 온 나라가 분열돼 있습니다.”

3월 말에 존슨은 TV에 출연해 베트남과 협상할 생각이라고 발표했다. 그것은 베트남 전쟁 종식의 시작이었지만, 그 방식은 미군 장성 웨스트멀랜드가 자랑한 것과는 반대였다.

미국은 공산권에 포함되지 않은 전 세계 3분의 2 지역에 대한 전략적 통제를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

미국 지배자들은 그들이 내세운 꼭두각시 지배자들이 베트남 같은 곳에서 쫓겨난다면 다른 나라들에서도 민중 반란이 잇따를까 봐 두려워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은 미국의 지배력을 강화하기는커녕 약화시켰다. 구정 공세 뒤에도 전쟁은 7년이나 더 끌었지만, 결국 미국 관리들이 사이공의 미국 대사관을 수치스럽게 도망쳐 나오는 것으로 끝났다. 이 멋진 장면은 도처에서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사기를 돋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