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직고용 쟁취를 위해 본관 농성을 벌여 의미있는 성과를 따냈다.

학교 측이 기존 청소 용역 업체와 계약을 맺은 건물 두 곳을 계약에서 제외하고, 학교 직접 고용(이하 직고용)으로 운영할 계획임이 밝혀지며서 문제가 시작됐다. 물론 직고용 자체는 노조가 수년간 요구하던 사항이므로 전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기존 청소노동자들에게는 직고용 계획을 알리지 않은 채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두 건물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을 다른 건물로 강제 전환 배치를 하려다가 탄로가 났다. 그나마 직고용으로 신규 채용한 노동자들조차 정규직이 아니라 1년 계약직이다.

이는 분명한 꼼수다. 직고용은 하겠으나 기존 노동조합원들은 안 된다는 말이다.

고용불안과 저임금을 강요하는 간접 고용은 그 자체로 노동자들에게 족쇄다. 그래서 노조는 직고용과 정규직화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뒤통수를 친 학교의 작태에 분노했던 것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는 노조가 교섭을 진행하는 도중 우연히 알게 됐다. 학교는 노동자들을 완전히 배제한 채 비밀리에 논의를 진행해 온 것이다.

노동자들이 분노해서 총무처로 항의 방문을 가도 학교는 묵묵부답이었다. 노동자들이 줄곧 ‘조합원들이 직고용에서 빠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고 물어도 ‘학교 재량권이다’ 하고 답할 뿐이었다. 총무처장님과 면담하고 싶다는 말에도 ‘처장님은 이 일로 대화할 의사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노동자들은 12월 27일 저녁부터 본관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노동자들은 강제 전환 배치 반대, 청소노동자 전원 직고용과 정규직화를 내걸고 이틀간 싸웠다. 노동자연대학생그룹 고려대 모임을 비롯한 학생 좌파들도 신속하게 이 투쟁에 지지를 보냈다. 28일 2시에는 공공노조 서경지부 주관해 청소노동자 결의대회 집회가 열렸다. 급하게 치러졌음에도 집회는 성공적이었고, 노동자들의 자신감 역시 충만해 보였다.

노동자들의 이런 투지에 겁먹었는지 학교는 28일 협상안을 내놨다. 학교는 협상안을 내놓으며 직원이 직접 나와 사과를 해야만 했다.

협상안은 추후 직접 고용시 노조원 우선 채용, 현재 정원 유지, 노조 6대 요구안 고려 등을 담고 있다. 물론 핵심 요구였던 전환 배치 저지를 성취해 내진 못해 아쉽다. 전환배치를 당하는 노동자 아홉 분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성과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번 협상안은 원하청을 분리해서 책임을 회피해 온 고려대 당국이 최초로 원청사용자성을 인정한 사례다. 게다가 학교가 직접적으로 정원을 언급하며 고용승계를 보장한 것도 성과다.

지도부는 이 성과가 앞으로의 투쟁에서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노동자들이 이 협상안을 받아들임으로써 농성 투쟁은 이틀만에 마무리됐다.

연세대, 이화여대 노동자들의 승리에 이어 고려대에서도 투쟁으로 일부 성과를 얻어냈다. 이는 박근혜 정권 아래서도 노동자들이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그러나 경제 위기 시기에 학교는 더는 양보하려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이번 투쟁으로 얻어낸 성과를 발판 삼아 투쟁을 건설할 노동자들에게 지속적인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