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사회학과 교수로 임용하려다 학생들과 직업병 피해자·유가족의 반발로 무산되는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황창규는 1998년부터 2008년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장, 메모리 사업부장, 반도체 총괄 사장으로 있었던 자다. 특히 그는 2007년 사망한 고(故) 황유미 씨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 

황창규는 반도체 메모리의 집적도가 1년에 2배씩 증가한다는 이른바 ‘황의 법칙’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것은 노동자들을 살인적인 속도 경쟁으로 내몰아 뼛골 빠지게 했다는 얘기나 다름 없다.

그러니 황창규의 서울대 교수 임용은 삼성 직업병 피해자·유가족 들에겐 피가 거꾸로 솟는 치떨리는 일일 수밖에 없었다. 삼성의 반노동·반인권적 행태에 반대하던 진보적 학생들도 그를 인정할 수 없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산업재해노동자들과 소통하는 학생들의 모임’과 서울대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사회학과 학생·대학원생·졸업생 등은 황창규의 교수 임용에 반발해 즉각 성명을 내고 대책위를 꾸리는 등 반대 운동을 진행했다. 삼성 직업병 피해자와 유가족 들도 학교 측에 면담을 요청하고 1인 시위 등을 진행했다. 

그리고 결국 이들의 단호한 투쟁에 밀린 학교 당국은 교수 임용을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

6년

한편, 최근 삼성 측이 직업병 피해자·유가족과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에 공식적으로 대화를 제의해 왔다. 이것은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굴하지 않고 싸워 온 투쟁의 성과다.

꽃다운 22세의 딸을 잃은 고(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이렇게 말했다.

“삼성은 지금껏 유미의 병이 개인 질병이며, 우리를 ‘돈 받아 먹으려는 파렴치한’이라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지난 6년간 버티던 삼성 측은 여론이 따가워 대화 제의를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럼에도 삼성 측이 과연 진지하게 대화에 임할지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 삼성 측은 지금껏 백혈병 피해자들에게 산재 신청을 포기하라고 종용하고 회유·협박해 왔다. 특히, 삼성 측은 지금 백혈병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대화 시늉을 하며 소송 중단을 압박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이번 대화 제의는 삼성에서 발생한 모든 직업병 피해 노동자와 가족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 충분한 보상이 전제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더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하는 등 실질적 예방 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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