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사다. 그래서 학원물 드라마를 의도적으로 피한다. 진짜 학교는 없고 재미있는 동아리 활동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청소년의 우정과 사랑만을 다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방송되는 〈학교 2013〉은 다르다. 어떤 장면들은 다소 과장돼 있고 어떤 장면에서는 학생의 인권보다 교사의 권위가 우선인 듯 보여 아쉽지만, 진짜 학교의 이야기가 있다. 학교와 사회가 규정한 틀과 낙인 때문에 어디로도 갈 수 없는 학생들이 있다. 좋은 성적을 얻고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지상 최대의 목표가 돼 버린 학교에서 경쟁 때문에 친구들과 틀어진 과거의 내 이야기가 있다. 학교 관리자의 권위적인 횡포와 성적만을 중시하는 교육현장에서 무기력해지는 교사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낸다.

“성적 좀 올려 주세요. 새로운 수업 시도도 하지 마세요. 꿈이나 장래희망 따위 묻지 마세요.” 저런 학생들이 진짜 있겠냐고도 한다. 좋은 성적과 좋은 대학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학교와 세상이 그렇게 말하도록 부추겼다. 몇 년 전 근무했던 학교 6학년 학생의 이야기다. 어른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내 질문에 “한의사요. 돈도 많이 벌고 시간도 많잖아요.” 초등학생들도 이렇게 이야기하며 학원으로 내몰리는데 꿈이 뭔지 묻는 것은 현실을 모르는 소리 아닌가!

불편한

한 번 문제아는 영원한 문제아라고 찍어 버리는 학교와 사회를 드러내는 장면은 볼 때마다 불편했다. “학교가 날 처음부터 받아 주지 않았어요!” “정신 차리면 기회가 올 줄 알았어요.” 수업 중인 교실에 경찰이 들어와 보호관찰 중이라는 이유로 학생을 연행하는 장면까지. 이 드라마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단면들을 거침없이 때로는 과장해 보여 주면서 지금의 교육 체제가 학생의 변화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다. 

드라마 초반, 공문의 ‘끝 점’에 대한 에피소드는 교사라면 누구나 공감했을 것이다. 내가 임용면접을 볼 때다. ‘업무와 잡무를 구분하시오.’ 이 문제를 두고 응시생들은 얼마나 고민했던가. 신규교사 연수에서 정답을 알았다. ‘잡무는 없다.’ 

얼마 전, 대구의 중학교 교사가 수업 중 〈백년전쟁〉을 상영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학교2013〉에서도 수업 방식에 대해 학교장부터 학부모까지 교사를 쥐고 흔든다. 

기간제 교사에 대한 학교장의 태도는 어떤가.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능력이 부족한 교사라고 하고 계약해지 위협을 한다. 

경쟁 때문에 망가져 가는 학교를 있는 그대로 보여 줘 불편한 〈학교 2013〉. 그러나 현실은 이보다 나은 조건이다.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교사의 수업권을 지키며 공교육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 학부모, 교사 들이 있기 때문이다. 불편한 것에 눈 돌리지 않고 바꾸고자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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