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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국정조사 약속 지키고 모든 해고자를 복직시켜라

쌍용차 문제는 박근혜가 취임도 전에 벌써 말을 바꾸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1월 10일 쌍용차 사측과 기업노조가 무급휴직자 복귀에 합의하자 새누리당은 이를 핑계 삼아 쌍용차 국정조사 약속을 뒤집고 있다.

물론, 무급휴직자 복귀는 해고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단식과 농성 등 끈질긴 투쟁의 결과다. 폭넓게 형성된 사회적 지지와 연대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쌍용차의 문제가 해결된 것인 양 하는 것은 완전한 기만이다. 무급휴직자 복귀는 이미 3년 전에 이뤄졌어야 할 문제를 질질 끌다가 이제야 이행한 것일 뿐이다. 게다가 사측은 체불임금을 포기해야 복귀시켜 주겠다며 무급휴직자들을 우롱하고 있다.

쌍용차 문제는 이미 사회적 의제다. 해고자 복직이야말로 “민생”이다. 1월 11일 인수위 앞 ⓒ박재광

사측은 무급휴직자와 나머지 해고자들 사이를 분열시키고 공장 안과 밖을 가르려는 시도도 계속하고 있다.

‘해고자들이 복귀하면 일자리가 불안정해진다’, ‘국정조사 하면 평택 경제를 망친다’며 이간질하고 노동자들의 단결을 가로막아 고통을 전가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이간질에 동조하며 ‘국정조사 반대’ 서명까지 받고 다니는 친사측 노조 지도부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해고자와 희망퇴직자, 비정규직까지 2009년에 쌍용차에서 쫓겨난 모든 노동자들은 여전히 고통과 절망에 내몰려 있다. 또한 살인해고와 살인진압의 진실과 책임도 하나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사측과 경찰, 정부가 손배·가압류·구상권 등으로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청구한 돈은 무려 4백30억 원에 이른다.

쌍용차 정리해고는 결코 불가피한 게 아니었다.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해 기술만 빼가고 회사를 거덜 낸 상하이차는 막대한 이윤만 챙기고 ‘먹튀’했다. 그 책임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떠넘겨졌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상하이차에 책임을 묻기는커녕 2008년 미국발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민중에 떠넘기기 위해 쌍용차를 그 본보기로 삼았다.

그러나 노동자들도 쉽게 무릎 꿇지 않고 77일간의 영웅적 공장 점거파업으로 맞섰다. 비록 실질적인 연대 투쟁이 충분치 않아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고통전가에 맞서 얼마나 강력히 싸울 수 있는지를 보여 준 것이다.

이후 마힌드라 측은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도약’ 운운했지만, 최소한의 약속조차 지키지 않았다.

따라서 쌍용차의 비극을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대량해고와 살인적 진압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또 무급휴직자만이 아니라 비정규직 해고자, 희망퇴직자, 정리해고자 등이 모두 일터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억울하게 죽어간 24명과 그 가족들에 대한 대책도 나와야 한다.

노동자 쥐어짜기

이것은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지난해 회사 측 발표로도 쌍용차는 부도 이전 생산대수를 회복했다. 인기 차종을 생산하는 3라인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1백61퍼센트에 이른다.

이종탁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1인당 생산대수는 23.6대”로 2009년보다 2배가 증가했다. 정리해고 이전보다 적은 수의 노동자들이 엄청난 노동시간·노동강도를 감내하며 비슷한 물량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쌍용차의 최대주주인 마힌드라 측이 ‘아직 회사 경영이 어렵다’며 해고자 복직을 한사코 거부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게다가 투자 약속은 지키지 않으면서 기술만 이전하고 있기에 마힌드라가 제2의 상하이차가 되는 것 아니냐는 ‘먹튀’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2009년 투쟁 당시에 노동자연대다함께 등 진보진영 일부가 주장했듯이 정부가 쌍용차를 해외매각하지 않고 공기업화했다면, 이런 비극과 불안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경제 위기 시기에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 왜 4대강 삽질과 부자 감세와 미국산 첨단무기 수입에 쓰는 엄청난 돈을 노동자들을 위해서는 쓸 수 없다는 것인가.

철탑에 오른 노동자 세 명은 무급휴직자 복귀 발표 후에도 “국정조사와 해고자 복직이 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고 의지를 밝히고 있다. 노동자들이 당당히 어깨를 펴고 공장으로 돌아갈 그 날까지 투쟁과 연대를 이어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