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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마이클 로버츠 인터뷰:
“세계 자본주의는 계속 추락하고 있습니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마이클 로버츠는 이 체제의 위기가 더 심각해지기만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마이클 로버츠는 2008년 경제 위기와 1930년대 공황을 견주어 마르크스주의적으로 분석한 《대공황(The Great Recession)》을 썼다. 또한 그는 자신의 블로그(http://thenextrece ssion.wordpress.com)에 최근 경제 상황을 마르크스주의적으로 분석하고 논평하는 글을 꾸준히 게재하고 있다.

최근 미국 민주당‍·‍공화당의 재정 절벽을 피하기 위한 예산 합의는 무엇을 보여 줬나요?

이번 합의는 자본의 전략가들이 자본가들의 이윤을 늘리는 것만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는 걸 보여 줬습니다. 하지만 이건 이른바 ‘재정 절벽’이라는 그림의 절반일 뿐이에요.

다른 절반은 앞으로 10년 동안 연방정부 지출 중 ─ 복지 서비스와 복지수당을 포함해 ─ 어느 분야에서 얼마나 삭감할 것인가 하는 부분입니다.

민주‍·‍공화 양당 모두 정부 지출이 삭감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요. 공화당은 국방비는 감축하지 않고, 대신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사회보장 같은 꾀죄죄한 미국 복지제도의 핵심 부문을 대폭 줄이려 합니다.

민주당 또한 의료, 교육, 운송 같은 정부 서비스를 줄이고 싶어 해요. 이런 분야들은 이미 줄일 대로 줄여서 사상 최저 수준입니다.

자본의 전략가들은 큰 정부와 복지 예산이 이윤율에 부담을 준다고 옳게 봤어요. 이것은 사장들에게 세금과 이자율 부담을 높입니다.

정부 부채와 정부 지출이 계속 늘어나면, 자본가들의 이윤을 잠식합니다. 그 전에 투자자들이 겁에 질릴 것이고, 이자율을 높이지 않으면 미국 국채를 사지 않으려 하겠죠. 그러면 정부 부채를 갚는 데 돈이 더 들게 될 거예요.

우리는 이런 식으로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과 그 밖에 다른 나라들에서 위기가 찾아온 것을 봤어요. 미국이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직 멀었지만, 그렇게 될 수 있는 위험이 있죠.

“우린 너희의 현금인출기가 아니다” 자본가들은 이윤을 늘리기 위해 노동자들의 임금과 일자리, 복지를 빼앗으려 든다. ⓒ사진 Came Sloan (플리커)

위기를 대하는 미국의 대응은 유럽과 어떻게 다른가요? 그 차이는 어떤 효과를 낳을까요?

지금까지는, 영국과 유럽 다른 나라들의 정부가 미국이나 일본보다 긴축 조처를 더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어요.

그것은 부분적으로 왜 미국이 유럽보다 조금이나마 더 회복했는지를 설명하는 근거가 돼요. 하지만 일본은 회복하지 못했죠.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더 회복한 진정한 이유는, 자본의 이윤율이 유럽이나 일본보다 미국에서 더 회복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전히 미약하긴 하지만 기업 투자가 상대적으로 더 잘 돼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거죠.

하지만 지금 의회는 긴축을 대폭 강화하려 하고 있어요. 영국과 다른 나라가 긴축으로 위기를 해결하려 한 것이 실패하고 있는 이 시점에 말이에요.

미국의 이윤율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미국의 이윤율을 따져 보면, 2006년에 도달한 수준보다 한참 낮습니다. 2006년에는 지난번 정점을 찍었던 1997년보다도 낮았고, 1997년에는 그 전 정점이었던 1965년보다 낮았죠. 이윤율은 가끔 상승하는 속에서 전체적으로 저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미국의 이윤율은 앞으로 계속 떨어질 것입니다. 실질적 형태의 자산이나 허구적 자산(부채) 모두에서, 수익을 못 내는 자본이 아직 너무 많기 때문이죠.

2012년에 임금을 삭감해서 전체 이윤이 상승했어요. 이렇게 해서, 이전의 부채와 비생산적 자산 때문에 발생한 이윤율 하락 압력을 간신히 봉합했어요.

하지만 이 자본주의가 엉망으로 망친 것을 수습하느라 또 다른 위기가 올 거예요. 나는 미국의 이윤율이 2013년에도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부자들이 점점 부유해진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들이 ‘위기’일 수가 있죠?

절대적 실소득, 자산, 불평등 정도를 가지고 따지면 미국의 부자들은 이보다 더 부유했던 적이 없죠. 다른 많은 주요 자본주의 국가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이것은 부자들 개개인의 자산을 말하는 것이고, 꼭 자본 축적이나 생산 투자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에요.

주요 경제부문에 대한 자본가들의 투자는 위기 이전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에요. 국민총생산 대비 투자율도 서서히 낮아져 왔어요. 특히 제조업을 비롯한 주요 생산적 부문에서 그렇죠.

자본가들은 ‘투자 파업’ 중이에요. 위기가 심각하고 여전히 끝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죠.

자본주의 체제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자본주의는 영국과 미국 자본주의가 1873년에서 1890년대 중반 사이와 1930년대 대공황 때 겪었던 것과 비슷한 장기불황에 빠져 있어요. 이것은 “통상적인” 경기 순환 수준이 아니에요.

현재 자본주의는 생산에서 저성장 혹은 무(無)성장 상태에 묶여 있어서 고용과 소득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없어요.

금융완화, 재정적 경기부양, 긴축이 상황을 반전시키는 데에 전혀 기능을 못할 거예요. 상황이 나아지려면 1880년대나 1980년대 초 같은 거대한 불황을 거쳐야 할 겁니다.

물론, 이는 우리가 모두 이 끔찍하고 비효율적이고 파괴적인 방식으로 우리 경제와 사회를 조직하는 것을 참고 견딜 준비가 됐다고 가정했을 때에야 하는 말입니다.

노동계급이 저항하지 않는다면, 최선의 경우에도, 세대 전체에서 높은 실업률과 삶의 질 하락이 나타날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에 전쟁, 반동적 성격의 사회 격변, 회복 불가능 수준의 환경 파괴 같은 것들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3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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