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기초연금 개악 논의는 박근혜 복지의 앞날을 잘 보여 준다. 

한 달에 10만 원이 채 안 되는 용돈 연금을 두 배로 올려주겠다더니 벌써 말이 바뀌고 있다.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 나성린은 아예 ‘그런 공약 한 적 없다’고 나오고 있다. 

기초노령연금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에 처음 도입됐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2028년까지 국민연금 급여율을 3분의 1이나 삭감하는 개악안을 통과시켰다. 40년 뒤에 재정이 고갈된다는 ‘예측’에 따라 수백조 원의 기금을 쌓아두고도 노동자들의 미래를 잔인하게 빼았았다. 그러면서 공무원연금도 같이 삭감됐다. 

이때 노동자들의 광범한 불만을 억누르려고 도입한 것이 기초노령연금이었다. 한편에서는 삭감된 국민연금만큼 조삼모사식으로 보충해주겠다는 것이었고, 다른 한편 당장 국민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노인들에게 지급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민연금 가입자 평균소득의 5퍼센트로 시작한 기초노령연금을 10퍼센트까지 늘리고 지급대상도 전체 인구로 확대하는 계획을 담은 법안을 통과시켰다. 문제는 그 뒤 5년이 지나도록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사실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은 진작 지켰어야 할 약속이다.

그런데 박근혜는 대선 때 표를 얻기 위해 내건 이 묵은 약속을 이용해 공무원연금 등 각종 연금을 삭감하려는 듯 하다.

2007년 연금 삭감의 대가로 도입한 기초노령연금을 공무원과 교사, 군인들에게는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논의 내용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 일부도 기초노령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이는 2007년에 이어서 연금을 한차례 더 삭감하는 효과를 낼 것이다. 이러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합쳐 가장 많이 받는 경우에도 최저생계비 수준의 용돈에 불과할 것이다.

이렇게 연금이 부실해지면 노인 빈곤은 더욱 심화할 것이고, 폐지줍는 할머니와 겨울에 냉방에서 얼어죽는 할아버지의 비극은 계속될 것이다. 

다른 한편 국민연금 기금에서 돈을 가져다 쓰겠다는 박근혜의 계획은 결국 기초연금 재정 부담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는 시도다.

현재 기초노령연금은 전액 국가 재정에서 지출되고 있는데 그 일부를 노동자들의 보험료로 만들어진 국민연금 기금에 떠넘기겠다는 것이다. 고갈된다더니!

현재 소득 하위 70퍼센트의 65살 이상 노인에게 9만 4천6백 원씩 지급하는 기초노령연금을 모든 노인에게 그 두배로 지급하는 데에는 9조 원 가량이 필요하다.

지배자들은 체제의 이윤을 위해 피땀을 바친 늙은 노동자들에게 이 돈을 쓰고 싶지 않아서 요리조리 머리를 굴리고 있다. 언론의 실시간 중계 속에 걸그룹을 불러서 호화 생일파티를 하는 이건희와 같은 자들에게 세금을 걷어서 노동자들의 인간답고 품위있는 노후를 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