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네그로폰테

이라크의 새 통치자는 암살단 조종자

 

케븐 오븐든

 

조지 W 부시는 폴 브레머 후임으로 존 네그로폰테를 임명했다. 그는 중앙아메리카의 ‘우익’ 암살단을 배후 조종한 자다. 네그로폰테는 암살단을 조직하고 정적을 암살하며 대중 운동을 폭력으로 굴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전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독재자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인물이다.

그는 1980년대에 미국이 중앙아메리카에서 더러운 전쟁을 벌일 때 온두라스 주재 미국 대사로 있으면서 이 모든 짓을 저질렀다. 그는 오는 6월 이라크 대사로 임명될 예정이다.

그러나 직함에 속아서는 안 된다. 그는 분실된 여권이나 여행자수표를 찾아 주는 일 따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네그로폰테는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첩보원, 반군 진압 부대를 조종하면서 진정한 권력을 행사할 것이다.

부시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미군이 이라크에 계속 대규모로 주둔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실제로 6월 30일에 꼭두각시 정부에 주권이 ‘이양’되더라도 미국 기업들이 여전히 이라크 경제를 지배할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14개 미군 기지를 발판 삼아 탄압을 계속할 것이다. 이라크의 막대한 석유보유고에서 나오는 이윤은 석유업계의 부시 친구들에게 흘러갈 것이다. 네그로폰테는 사담 후세인이 거주했던 공화국 궁전에서 이 과정 전체를 감독할 것이다.

중앙아메리카에서 네그로폰테는 ‘대사’라는 외교적 치장을 한 채 우익 암살단을 조직했다. 그들은  엘살바도르·온두라스·니카라과에서 친미 독재 정권들을 지원하기 위해 수만 명을 학살했다.

〈뉴욕 타임스〉는 네그로폰테가 온두라스 주재 미국 대사였던 1981∼85년에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레이건 정부의 비밀공작을 책임졌다”고 폭로했다. 그가 대사로 있으면서 온두라스에 대한 군사 지원이 연간 4백만 달러에서 7천7백40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그 돈은 대부분 이웃 니카라과와 엘살바도르에서 활동하는 암살단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

1984년 초 미국 용병인 토머스 포시와 다나 파커는 네그로폰테를 만나 니카라과의 콘트라(반군) 암살단에 무기를 제공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각종 문서에 따르면 네그로폰테는 온두라스 군부를 통해 둘을 연결시켜 주었다.

또 다른 문서들은 네그로폰테와 당시 미국 부통령 조지 부시 1세가 온두라스 정부를 통해 어떻게 콘트라 반군을 지원했는지 보여 준다.

네그로폰테는 중앙정보국(CIA)이 장비를 제공하고 훈련시킨 온두라스 부대 〈3-16대대〉가 저지른 살인·납치·고문을 은폐했다. 〈볼티모어 선〉에 따르면, 이 부대는 “취조할 때 충격 장치와 질식 장비를 사용했다. 죄수들은 흔히 발가벗겨졌고, 더는 쓸모가 없어지면 살해당한 뒤 암매장됐다.”

엘살바도르라는 작은 나라의 암살단은 한 해에만 4만 명을 살해했다. 희생자 중에는 미사 집전 도중 사살당한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도 있다. 네그로폰테는 1981년에 온두라스로 피신했던 32명의 엘살바도르 수녀 살해 사건을 은폐했다. 암살단에 있는 네그로폰테의 친구들은 수녀들을 고문한 후 헬리콥터에서 떨어뜨려 죽였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저질렀다고 비난받은 짓들을 모두 네그로폰테도 저질렀다. 인권단체들은 강간과 고문 사건들을 일일이 기록할 수조차 없었다. 그들은 콘트라 반군이 니카라과에서 여성의 가슴을 도려냈다고 보고했다. 네그로폰테는 그런 기술을 베트남에서 배웠다. 베트남에서 미군은 화학무기를 사용했고, 베트남의 토양은 아직도 오염돼 있다.

네그로폰테는 1964∼68년에 베트남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친미 암살단을 조종했다. 미국은 베트남 민중의 독립 운동에 암살단과 무차별적 군사력으로 대응했다.

1969년부터 네그로폰테는 헨리 키신저[키싱어]를 보좌했다. 키신저는 베트남 융단 폭격을 지시하고 이웃 캄보디아와 라오스로 전쟁을 확대한 자다.

놀랍게도, 키신저조차 네그로폰테가 너무 호전적이서 1973년에 그를 해고했다. 그 때는 미국이 베트남 해방 운동과 협상해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시는 이 괴물을 부활시켰다.

영국 전쟁저지연합 소집자 린지 저먼은 “콘트라와 연관 있는 사람이 이라크 식민 통치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부시의 백악관에서나 나올 수 있는 생각이다.” 하고 말했다.

부시 일당이 중앙아메리카와 베트남에서 저지른 학살을 이라크와 중동 지역에서 되풀이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베테랑 평화 운동가인 브루스 켄트의 말처럼 “모든 외국 군대가 이라크에서 물러나고”, 이라크를 이라크인들에게 돌려주면 된다.

지금 노동당 내각의 각료들은 모두 20년 전에 네그로폰테의 살인마 집단에 반대했다. 그러나 지금 그들과 그 지지자들은 이라크인들을 노리는 암살단 대부(代父)와 같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