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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불산 유출 사고:
생명보다 이윤을 중시해 온 삼성이 불러낸 사고

1월 27일 삼성반도체 화성 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돼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금껏 삼성반도체 산재 사건에서 삼성은 항상 노후화된 설비도 없고 가스 누출도 없으며, 경보 장치가 철저하게 돼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런데 불산을 저장하는 탱크의 밸브관이 낡아서 불산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또, 철저한 경보 장치는커녕 1차 누출 시에는 비닐 봉지로 누출 부위를 막고 불산이 뚝뚝 떨어지는데도 생산 라인을 계속 가동했다고 한다. 또, 최초 누출 이후 9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수리를 시작했다. 심지어 수리 작업 중에도 라인을 가동했다.

게다가 삼성은 중대 재해가 발생하면 신고를 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경찰에서 사망 사고에 대해 확인 요청을 하자 겨우 사고에 대해 확인을 했다. 이조차도 보안을 이유로 1시간이나 질질 끌다가 확인을 했다.

결국, 1차 누출 이후 27시간 만에 누출 사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삼성의 태도는 사망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사고를 은폐했을 것이라는 타당한 의심을 확산시켰다.

실제로 지난 2010년에는 삼성 반도체에서 불산 유출 사고로 노동자가 부상했는데도 알려지지 않았다.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다 직업병에 걸린 한 노동자는 자신이 근무할 때도 불산 사고가 있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화성 공장 13라인에서는 불산 용액이 떨어져서 노동자의 안전모가 부식되는 사고도 있었다. 고 황유미 씨와 함께 일했던 한 노동자는 “가스나 화학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가끔씩 있었는데 이때도 작업자가 다치면 산재 보험 처리 하지 않고 회사에서 처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고 제보하기도 했다.

심지어 1년에 열 번가량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는데, 노동자들이 고무장갑을 끼고 걸레로 화학 물질을 닦아내기도 했다는 제보도 있다.

그러나 경기도는 이런 기업을 ‘녹색 기업’으로 선정해 정기 점검에서 제외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했다.

삼성의 책임 회피에 항의하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1월 30일 경기지역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삼성은 용역들을 동원해 기자회견에 참여한 사람들을 내쫓는 데 급급했다.

삼성은 ‘노동자가 방제복을 입지 않았다’는 둥 하며 자신들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지 말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삼성은 반도체 공장에서 불산만이 아니라 암과 생식 독성을 유발하는 유기 용제 및 수백 가지 화학물질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영업 비밀 운운하며 어떤 위험한 물질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삼성은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모든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제대로 된 안전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