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 파병 정부

김용욱

4월 19일 이라크 파병지 조사단장은 귀국 발표에서 파병 예정 지역민들이 “모두 한국군 파병에 감사하고 있고”,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 모두 한국군 주둔에 유리하다” 하고 발표했다. 그러나 조사 활동이 미군의 통제하에 진행됐음이 밝혀지면서 이 발표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언론들은 파병지 결정이 신속하게 내려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간단한 과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단순한 이유들 때문에 파병이 연기되고 있다면, 최근 국방장관이 간부들을 모아놓고 “파병지와 관련해 일절 발언을 삼가라”고 함구령을 내릴 이유가 없다.

아마 진정한 이유는 미국 측이 새로운 요구를 내놨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중동 지역 최고 사령관인 아비자이드가 “[미국은] 군의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는 한 6개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고 하소연할 만큼 다급한 상황에 처해 있다.

미국이 이미 다른 동맹들에게 내놓은 요구에 비춰 보면 한국 파병군 중 일부라도 연합군이 고전하고 있는 지역으로 배치해 달라고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가 난처한 것은 파병 반대 여론 때문에 이런 요구를 냉큼 받아들일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여론 조사에서 파병 반대가 찬성보다 훨씬 많다. 때문에, 17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조차 46퍼센트가 파병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답변했다.(현행대로 파병은 44퍼센트.)

‘한미동맹’에 목숨을 걸고 있는 한국 정부는 여론을 크게 거스르지 않고 미국의 요구를 들어 줄 꼼수를 찾기 위해 고심하는 듯하다. 어쩌면 미국이 유엔에서 이라크 파병을 정당화해 줄 결의안을 통과시키길 기다릴 수도 있다. 사실,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우리 운동은 파병 규모와 방식, 지역과 시기가 어떻게 되든 상관 없이 어떠한 파병에도 반대해야 한다. 우리는 파병의 근본적 성격에 주목해야 한다. 아무리 꽃단장하더라도 파병군은 점령군이고, 이라크 전체가 전장이다. 미 국방부 부장관인 폴 월포위츠가 정확히 지적했듯이 “[파병군은] 절대 평화 유지군이 아니다.”

정부는 이 점을 알고 있다. 최근 국방부는 파병 장병 사망자 비율을 0.8퍼센트로 계산했다가 언론에 발표된 후 계산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촌극을 벌였다. 이 비율에 따르면 3천6백 명의 파병 장병 중 적어도 25명이 죽을 것이다.

또, 지난 주에는 타이 주재 한국 대사관과 항공사에 이라크 파병국인 한국을 공격하겠다는 편지가 배달됐다. 그 편지에는 공격할 기간까지 명시돼 있었다. 파병이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면, 장병들이 죽을 이유도, 증오의 대상이 될 이유도 없다.

‘평화 재건’이라는 한국 정부의 거짓말은 이제 정말 신물이 난다. 우리의 행동으로 이 거짓말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