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취임 전에 철도 민영화의 대못을 박아 두려는 작업이 한창이다. 국토부는 KTX 민영화의 여건을 조성하려고 관제권 환수를 추진한 데 이어, 최근엔 법적으로 정해진 심의 과정도 생략한 채 모든 역사를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철도 관제권은 2월 19일 이후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만 통과하면 철도공사에서 국토부(철도시설공단)로 넘어가게 된다. 이에 철도노조에서 관제 분야 업무를 맡고 있는 최근묵 운수조사국장에게 관제권 환수의 문제점과 폐해를 들었다.


이명박이 임기 말까지 이러는 걸 보면, 무조건 철도를 민영화하고 싶은 겁니다. 박근혜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박근혜가 이명박처럼 씹히지 않으려면 KTX 민영화를 유보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거의 99퍼센트는 한다고 봐야 해요.

그런데 정부가 빨리 KTX를 민영화하려는데 당장 걸리는 문제들이 있는 거예요. 특히 관제권이 그런 거죠. 

왜냐? 정부가 민간 사업자한테 수서발 KTX를 넘기더라도, 관제센터를 통제하지 못하면 민간 사업자가 불리해질 수 있거든요.

열차가 수서발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수서역·서울역·용산역 등 여러 군데서 출발하는 열차들이 어느 지점에서 만날 수밖에 없고, 상하행 열차도 피치 못하게 어느 구간에선 부딪힐 수 있어요. 그러니 어느 차는 빨리 지나가고, 어느 차는 먼저 와서 대기하고, 어느 차는 진입도 못하고 서 있어야 하죠. 

이런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데, 관제권을 철도공사가 갖고 있으면 민간 사업자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겠죠. 민간 열차의 운행을 2~3순위로 밀어버릴 수 있거든요.

게다가 사고나 문제가 생길 때 대처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겠고요.

철도 운영에선 정시 운전과 안전이 생명이고, 이를 통제하는 관제가 심장입니다. 그러니 이 심장을 철도공사에서 떼내고 싶은 거죠.

그런데, 국토부는 ‘관제권 환수가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철도공사라는 운영자가 관제 업무를 맡으니까 안전은 뒷전이고 이익만 우선한다는 거죠.

이건 정말 말이 안 됩니다. 관제사와 운영자가 하나로 통합돼야 훨씬 안전할 수 있어요.

구로에 있는 관제센터에 가 보면, 엄청나게 큰 화면에 전국의 무수히 많은 열차들의 움직임이 3분, 1분, 심지어 초 단위로 모니터링됩니다. 관제사들은 열차들이 이동할 수 있도록 구간마다 일종의 문을 열어 주고, 중간에 어느 구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열차를 세우기도 하죠. 

심장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각 역의 로컬 관제원(현장 관제원)들과 계속 소통합니다. 서로 의사소통이 안 되면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거든요.

로컬 관제원들은 관제실의 수족처럼 명령을 수행하는데, 이 명령이라는 게 실시간 떨어지는 구두 명령이에요. 그래서 상호 정확한 의사 교환이 잘 안 되면, 아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아찔한 순간들이 많답니다.

‘짬밥’이 쌓인 분들은 수화기에서 ‘지지직’ 하면 그게 무슨 말인지 금세 다 알아듣죠. 관록과 현장 경력이 곧 능력이고, 노하우와 집중력이 자산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에요. 기관사들, 수송원들, 역무원들, 신호·전기원들, 시설을 다루는 분들 하고도 계속 소통해야 해요. 유지·보수 업무 하시는 분들과도 항상 얘기를 많이 해야 해요. 작업 중에 열차 정보를 주지 않으면 큰일 나죠. 실제로 떼죽음을 당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어요.

말하자면, 통합적 소통 시스템이 중요한 겁니다. 이것이야 말로 안전을 위한 생명줄이죠. 

국토부는 법을 뜯어고쳐 관제권만 가져가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철도공사가 쌓아 온 1백 년의 역사, 적어도 최근의 신호시스템이 도입된 뒤 30~40년간의 끈끈한 협력적 시스템과 노하우를 메우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니까 법적으로 관제권을 환수한다고 끝나는 게 아닌 겁니다. 여기에 딸린 문제들이 엄청나게 많아요. 

그런데 왜 이걸 굳이 하려는가? 안전이고 뭐고 민영화에 미친 거죠. 철도에서 돈 되는 것들은 다 잘라서 파는 데 미친 거죠.

국가인지, 장사꾼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정말 화가 나는 거고, 싸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인터뷰·정리 박설

KTX 민영화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은 소책자

〈KTX민영화:재앙의 신호탄―정치적 분석과 투쟁 방향〉

박설 외 지음|노동자연대다함께|72쪽|4천 원

구입문의:02-2271-2395/alltogether@alltogeth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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