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1일 서울중앙지검이 전교조 교사 4명을 국가보안법으로 기소했다. “이적단체인 ‘새시대교육운동’을 구성”해 활동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이 교사들이 “전교조의 탈을 쓰고” ‘이적단체’를 구성해 “북한 대남혁명노선 실현을 위한 사상침투 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한다. 검찰이 말한 “북한 대남혁명노선”은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을 통한 연방제 통일, 광범위한 통일전선 형성, 반보수 대연합 실현, 반미·미군 철수 투쟁, 국가보안법 철폐”다.

검찰은 특히 “사리 판단·비판 능력이 부족한 …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주한미군 철수·국가보안법 폐지 등 친북사상교육 실시”해서, 이들의 활동이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말한다.

검찰의 논리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 ‘새시대교육운동’은 “전교조의 탈을 쓴” 게 아니라, 전교조 그 자신이 말하는 것처럼 ‘전교조 내의 의견 단체 중 하나’다.

게다가 ‘새시대교육운동’의 ‘반미·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주장은 완전히 정당하다. 미국의 패권을 위해 이 지역의 평화를 위협하는 주한미군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에 반대하는 것은 죄가 될 수 없다.

제국주의를 옹호하고 핵무장까지 하자는 우파적 주장이 아니라, 평화와 민주주의를 바라는 이런 주장이 학생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것이 백배 나은 일이다. ‘북한 노선 동조’라며 이런 주장 자체를 처벌하려는 검찰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이다.

심지어 검찰은 한 교사가 급훈으로 ‘오늘을 위한 오늘에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자’를 정했다는 것도 문제 삼고 있다. 이 문구가 "김정일의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투쟁 신념"이라는 것이다. 여느 잠언집에도 있을만한 이런 문구가 ‘김정일 어록에서 나왔으니 친북·이적’이라는 억지인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사실상 검찰은 정부에 비판적인 활동과 주장 자체를 ‘친북’과 ‘이적’으로 규정하고 위축시키려 한다. 이번 사건에 적용된 국가보안법 7조(찬양·고무)는 이처럼 정권 반대세력에 마구잡이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UN이나 국제인권단체에게서 여러 차례 삭제 권고를 받았다.

게다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사회라면 북한에 대한 다양한 입장은 토론할 문제지 결코 처벌할 일이 아니다. 어디서든 누구든 북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주장·전달·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검찰은 “교육교류 명목으로 방북해 … 북한 체제 찬양 문건 입수·배포”한 것도 문제 삼는다. 그러나 ‘새시대교육운동’이 방북할 때 모두 정부 승인 하에 보수 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함께 갔다. 그리고 북한에 가서 북한 연설문을 받아 온 것이 뭐가 문제라는 것인가.

검찰 자신도 방북 때 이들이 “북한의 지령을 받았는지는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남북한 지배자들과 기업가들은 수시로 왕래하고 선물을 주고 받아도 전혀 처벌받지 않는데, 남한의 진보적 활동가들이 북한을 방문하거나 북한과 교류하면 처벌받는 것은 엄연한 이중잣대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정치 위기나, 우파의 결집을 도모할 때마다 검찰은 전교조의 진보적 교사들을 엮어서 마녀사냥을 벌여 왔다. 그러나 6건 모두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도 우파 정부가 들어서고 전교조 내에서는 좌파 지도부가 들어선 상황에서 ‘종북’ 마녀사냥으로 전교조를 위축시키고 분열을 조장하려는 시도일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들려는 공격 시도가 불거지는 속에서 이 사건이 터진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전교조와 진보진영은 단호하게 단결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마녀사냥에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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