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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투쟁]:
실제로 효과를 내는 투쟁 방법이어야 합니다

이 글은 2월 26일 노동자연대다함께 울산지회가 발표한 리플릿이다.

지금 현대차 사측은 “무리한 요구안 고집으로 의견 조율 실패, 특별 협의도 중단” 운운하며 비정규직지회를 비난하고, 보수 언론은 “고립무원 자초하는 현대차 하청노조”라며 이 비난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이들의 비난은 뻔히 예상됐던 것이지만, 야속한 건 지부 집행부가 연대투쟁을 강화하지는 않고 오히려 지회 집행부에게 요구(정규직 전환 범위와 내용)의 후퇴를 강요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지회 지도부의 독자교섭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일 것입니다.

독자교섭을 결정한 상황에서 이제 남는 문제는 실제로 효과적인 투쟁 방법을 택하는 일일 것입니다. 2월 20일 비정규직지회쟁대위 소식지는 “교섭을 성사하기 위해 본격적인 파업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파업은 점거파업이어야 합니다.

지금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게다가 신규채용 강행으로 현장 분위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 곳곳에서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점거파업은 분명히 어려운 결정일 것입니다. 충분치 않은 파업 참가자 규모로 탄압의 우려도 클 것이고, 작업장 분위기 때문에 아예 성사 자체에 대한 고민도 들 것입니다.

이런 어려움과 고뇌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작업장 분위기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정치 상황을 고려해 보면, 어렵더라도 돌파구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정말로 효과를 내는 투쟁 방법을 택한다면 대중적 연대의 초점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비정규직 동지들이 투쟁을 벌여 대중적 연대의 정서가 형성된다면, 정규직 조합원들의 적극적 지지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다지 나쁘지 않은 당면 정치 상황

박근혜 당선으로 사측이 자신감을 얻어 공세를 강화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정치 상황이 권력자들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닙니다.

이제 막 취임했는데도 박근혜 정부는 벌써부터 복지 공약 후퇴, ‘경제민주화’ 실종, 부패 내각 인선 등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취임하기도 전에 지지율이 50퍼센트 아래로 떨어진 최초의 정부입니다.

정부조직개편안도 통과시키지 못해 최초로 “반쪽” 짜리 정부로 출범하고 있습니다. 만일 민주당의 도움으로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한다 해도 장관 인사청문회가 줄줄이 잡혀있고, 지뢰밭의 연속일 것입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당분간 정치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이 전개되리라는 것입니다. 저들이 전열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우리가 치고 나갈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합니다.

박근혜가 벌써부터 후퇴하고 말을 바꾸고 있는 것을 보고 그동안 대선 패배감에 의기소침해 있던 사람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기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에 대한 지지는 여전합니다. 민주노총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2월 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1.5퍼센트가 “현대차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지지했습니다.

시간 끌지 말고 단호하게

시간을 끌면 끌수록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사측은 2차 신규채용을 강행할 수 있습니다. 1차 신규채용의 결과를 보면 그들이 노리는 바가 무엇인지 분명합니다. 바로 노동자들을 이간질해 분열시키는 것입니다.

1차 신규채용에 맞서 싸웠던 조합원들도 2차 신규채용이 강행된다면 더는 대안이 없다고 여겨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효과를 내는 진정한 대안이 없으면 사방에서 밀려오는 압력에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에서 후퇴했는데, 또다시 2차·3차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습니다.

제대로 맞붙어 싸워 보지도 못하고 맥없이 쓰러지는 것은 이후 투쟁을 위해서도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겠지만, 주저하고 머뭇거릴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노동자연대다함께는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연대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