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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2·20 총파업:
긴축에 맞선 총파업이 그리스를 마비시키다

점거 파업 중인 노동자들을 경찰이 공격한 것이 총파업의 도화선이 됐다 2월 20일 그리스 총파업 시위를 하고 있는 교사들. ⓒ그리스 반자본주의 주간지 〈노동자 연대〉

2월 20일 그리스에서 총파업이 일어나 나라가 온통 마비됐다.

파업 노동자들은 공공 부문 예산 삭감 반대, 민간 부문 임금 삭감 반대, 노동조합 탄압 중단, 물가 인상 통제, 물·전기·가스·철도 민영화 중단 등을 요구하며 행진했다.

이번 총파업은 그리스 정부가 지난해 11월부터 다시금 몰아붙인 긴축 정책에 맞선 투쟁의 일부였다.

지난해 11월 그리스 의회는 트로이카의 요구에 부응해 1백35억 유로(약 19조 원) 규모의 예산 삭감안을 가결했다.

지난 1월 지하철 노동자들과 선원들이 예산 삭감과 임금 삭감에 항의하며 파업을 시작했다.

지하철 노동자들은 아테네 중앙역 역사를 점거하고 투쟁했다. 이 점거투쟁에 호응해 버스 노동자와 철도 노동자 들이 연대 파업에 돌입해 대중교통 전체가 멈춰 섰다.

정부는 파업 노동자들에게 업무 복귀를 명령하는 ‘시민동원령’을 발동했다. ‘시민동원령’을 어기면 투옥될 수도 있는데, 그리스 정부는 선원, 화물노조, 청소노조 등의 파업에도 ‘시민동원령’을 사용한 바 있다. ‘시민동원령’이 발동된 바로 다음 날, 경찰 수백 명이 점거농성장을 침탈했다.

그러나 경찰의 침탈은 연대의 불씨가 됐다. 경찰의 폭력 진압을 규탄하고 지하철 노동자들의 요구를 지지하는 대규모 연대 파업이 벌어진 것이다. 전력 노동자,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한 보건의료 노동자, 교사 노동자, 지방직 공무원 등이 파업을 벌였다. 1월 31일에는 공공부문의 거의 모든 노동자들이 거리 시위에 참가했다.

파업 확대

그리스 정부는 파업 노동자들을 협박하기도 하고 달래려고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파업 물결은 계속 퍼져 나갔다. 전투적 노조들과 급진좌파들은 2월 20일에 총파업을 벌이자고 호소했다.

총파업 하루 전인 19일부터 신문 기자들과 인쇄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해 언론이 마비됐고, 거의 최초로 농민들도 트랙터를 이끌고 도로를 점거해 총파업에 연대했다. 20일 총파업에는 노조가 파업 조직을 하지 않은 작업장의 조합원들도 자발적으로 거리에 나왔다.

이번 총파업으로 받은 타격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정부는 계속 공격할 것이다. 트로이카는 지난해 11월 예산 삭감안에서 그리스 정부가 밝힌 2만 5천 명 해고안의 구체적 계획을 내놓으라고 그리스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리스 노동자들은 그동안 정부의 긴축 시도를 여러 차례 지연시켜 왔다. 2월 20일 총파업에 참가한 교사 마가리타 파파미나의 말처럼, “지난 3년 동안 정부는 의회에서 이런저런 긴축 조처를 통과시켰지만, 노동자들의 저항 때문에 이 조처를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

파파미나의 다음 말처럼, 그리스 노동자들은 저항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정부는 [긴축을 밀어붙이려] 노조와 좌파 정당들을 공격합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이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정부의 이런 공격에 더 많은 파업으로 맞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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