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전력·가스 민영화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지식경제부는 SK, GS, 삼성 등 재벌이 석탄·LNG 화력발전소 사업에 대거 참여시키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하 6차 수급계획)을 내놨고, 박근혜 취임 직전에 이를 확정했다.

이처럼 재벌들이 발전 사업에 대거 뛰어드는 이유는 정부 후원으로 20~30년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 이래 한국 정부는 ‘자유 시장’ 도입이 효율성을 높이는 길이라며 전력 민영화를 추진해 왔다. 

한국전력공사(한전)에서 발전소들을 분할해 발전 공기업들을 만들고, 한전이 각 발전소 전기를 사오는 ‘전력 거래 시장’을 인위적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재벌들의 발전소 건설을 허용했다.

그러나 ‘전력 거래 시장’이라는 것은 재벌 발전소의 이익을 보장하는 제도일 뿐이다. 

원래 화력발전소의 원료 가격은 1킬로와트시당 석탄(50~60원), LNG(1백50~1백80원), 디젤(4백 원) 순인데, 한전이 디젤발전소 전기를 구입하면 그 가격 수준에서 다른 모든 전기 가격이 결정된다. 그래서 재벌들이 갖고 있는 석탄·LNG 발전소는 원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전기를 팔 수 있어 큰 차익을 남긴다.

게다가 한전이 디젤발전소 전기를 구입해 전기 단가가 오르면, 정부가 규칙에 따라 발전 공기업들은 전기를 할인해 팔아야 하지만 재벌 발전소들은 이익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다.

그래서 2012년에 발전 공기업들은 1킬로와트시당 80~1백10원 정도에 판매했지만, 재벌 발전소들은 평균 1백89.46원에 팔아 폭리를 얻었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가 전력 민영화를 밀어붙이는 것은 재벌들에게 수익성 있는 사업을 보장해 주려는 의도 때문이다.

4대강 사업 이후 정부 발주의 토목공사 물량이 줄어들고 주택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건설업체들의 부도 위험이 커지자, 한국 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을 위험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정부가 재벌 건설사들에게 특혜를 베푼 것이다. 

한편, 6차 수급계획으로 재벌들이 LNG 발전소를 대거 늘리게 되자, 발전 사업과 도시가스 사업을 함께하고 있는 재벌들은 나아가 LNG를 직접 수입할 수 있게 해달라며 가스 민영화까지 요구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한국가스공사만 LNG를 수입할 수 있다.

녹색 성장

그러나 LNG를 재벌들이 직수입하게 되면,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은 더욱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 인수위도 천연가스의 “민간 직수입 활성화”를 국정과제 중 하나로 발표했다.

전력·가스 민영화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도 무력하다.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을 떠들었고, 2009년 12월에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는 이명박이 직접 참석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의 30퍼센트를 줄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6차 수급계획에 따라 재벌들이 짓기로 한 발전소 12곳 중 8곳이 석탄 발전소다. 석탄 발전은 원료비가 싸 재벌들은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오염물질과 기후변화를 낳는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배출한다.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절대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환경부조차 6차 수급계획을 비판하고 있다.

게다가 6차 수급계획은 위험천만한 핵발전도 계속 확대하는 계획이다. 6차 수급계획은 2025년까지 건설이 예정된 핵발전소를 계속 짓기로 했을 뿐 아니라 수명이 끝나는 핵발전소 8기도 계속 가동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전력·가스 산업을 재국유화하고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같은 재생에너지를 대거 지원해, 노동자·민중이 값싸게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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