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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
등록금 대폭 인하와 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학생총회가 준비되고 있다

3월 12일 열린 원광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 3백71명이 참석해 찬성 2백26명 반대 1백6명 기권 39명으로 전체학생총회 소집안이 통과됐다.

많은 학생들이 고액 등록금 탓에 빚더미에 짓눌리고 아르바이트에 전전긍긍한다. 게다가 원광대는 비싼 등록금에 걸맞지 않게 책걸상은 낡았고 일부 건물은 냉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는 등 교육 환경도 열악하다. 학교가 학내에 편의점을 들여오면서 학내 물가도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전학대회 구성원들은 사실상 동결인 등록금 0.6퍼센트 인하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학교는 적립금으로 4백40억 원을 쌓아 놓고 있다. 지난해에 쓰지 않고 이월한 돈만 1백70억 원이다. 이 돈이면 등록금을 1인당 1백만 원씩 인하할 수 있다.

기만

게다가 2012학년도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된 뒤 원광대 재단은 해마다 50억 원을 학교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올해 27억 원밖에 투자하지 않았다. 또 재단은 자체로 쌓아 놓은 돈이 1백20억 원이나 되는데도 사학연금 납부를 학교에 부담시켰다. 그 액수는 25억 원가량이라고 한다.

이런 기만적인 학교·재단에 맞서 더 큰 운동을 벌여야 한다.

한편 나는 애초에 총학생회가 낸 전학대회 초안을 보고 4가지 수정안을 발의하려 했는데, 다행이도 전학대회 전에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가 내 제안을 모두 받아들였다.

첫째, 나는 ‘재정건전성을 강화하여 등록금을 대폭 인하하라’는 요구를 ‘기만적인 0.6퍼센트 인하 반대, 등록금 대폭 인하’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초안은 단계적 방식을 암시해 부적절해 보였기 때문이다.

또, 학교 당국에 “재정건전성”을 요구하는 것은 대학을 수익성 논리에 따라 운영하는 방향과 연결될 수도 있다. 기만적인 0.6퍼센트 인하를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도 있었다.

둘째, ‘우수교원 적극 채용(산학협력 전문 인력)’ 요구를 ‘전임교원 확충 및 비정규 교수 처우 개선’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대학 교육을 기업의 입맛에 맞게 왜곡시킬 수 있는 산학협력을 추진하는 것보다 전임 교원을 확충하고 비정규 교수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교육을 질을 개선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셋째, 초안은 학생총회에서 학생 요구안을 확정한다고만 돼 있었는데, 나는 총회에서 행동 계획도 논의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학생총회를 한번 연다고 학교 측이 등록금 대폭 인하 같은 요구를 들어주리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학생총회는 더 큰 행동으로 이어지는 교두보가 돼야 한다. 총회가 성사되면 그 힘으로 대중적 본관 점거 같은 투쟁을 벌여야 하고, 설사 성사되지 않더라도 모인 학생들과 함께 논의해 가능한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등록금심의위원회 개선 요구도 넣자고 했고, 이것도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셋째 항목에 관한 내 의견은 “학생요구안 실현을 위해 우리 학우들은 구체적 행동에 나선다”로 반영됐다. 그래서 나는 전학대회에서 수정안을 발의해 “예를 들어 본관 항의 방문, 대중적 본관 점거 등을 논의한다”를 추가하자고 주장했다. 학교를 압박하는 강력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자는 취지에서 구체적 행동 방식을 예로 든 것이다.

내 취지에 공감한 중앙운영위원 다섯 명과 함께 수정안을 공동 발의한 결과 찬성 2백92명, 반대 47명, 기권 22명으로 수정안이 통과됐다. 대다수 대의원이 우리의 요구를 이루려면 강력한 투쟁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 것이다.

총학생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0퍼센트가 등록금을 더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을 만큼 고액 등록금에 대한 학내 불만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총회를 성사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모여야 하고, 총회는 더 강력한 행동으로 발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