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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마한 탈세 의혹 교수가 이화여대에서 ‘소득세법’을 가르친다고?:
박근혜 정부의 ‘부패 경연대회’ 뒷받침해 준 이화여대 당국

다음은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이대모임이 4월 8일에 발표한 성명서다.

“깨끗한 건 고사하고 도대체 범죄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 초부터 벌어진 줄줄이 낙마 퍼레이드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아연실색하고 있다. 그런데 수치스럽게도 이화여대 당국은 ‘부패 경연대회’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부조리

박근혜 정부는 지난 3월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한만수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내정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의 재벌들의 온갖 불법을 두둔해 주고 엄청난 돈을 버는 법률 사무소 ‘김앤장’에서 삼성의 편법적인 재산 증여를 변호했다. 또한 수많은 외국계기업이 세금을 내지 않도록 변호해 왔다.

후보로 내정된 이후에는 온갖 의혹이 더 드러났다. 한만수 교수가 1백 억 원대의 재산을 보유한 부자이면서 세금 탈루, 해외 비자금 조성 등을 했다는 의혹이 연일 기사에 오르내렸다. 결국 그는 박근혜 정부의 7번째 낙마자가 됐다. 이런 자가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라니, 박근혜 정부가 얼마나 불평등하고 부정의한지 짐작할 수 있다.

더 황당한 일은 한만수 교수가 수년간 우리 학교에서 ‘조세법’을 가르쳐 왔고, 낙마 후 현재도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에서 ‘소득세법’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 당국은 한만수 교수의 온갖 부패 의혹이 전 국민에게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말이 없다. 온갖 부당한 방법으로 권력을 누려 온 한만수 교수의 부패 의혹에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만수 교수가 “법의 정신”과 “공정”에 대해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학생들을 기만하는 일이다. 학교는 이런 자의 교수직을 박탈해야 마땅하다.

불평등

이뿐만이 아니다. 2월에는 윤병세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이 우리 학교 재학 중이던 기간 동안 ‘가계곤란장학금’을 받아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윤병세 장관은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면서 2009년 8천7백6십만 원, 2010년 1억 5천6백만 원을 벌었다.

현재 우리 학교는 고액의 등록금 때문에 10명 중 1명은 학교를 다니기 위해 대출을 받고 있다. 휴학을 거듭하며 어렵사리 졸업하는 학우들도 적지 않다.

평범한 다수 학생들은 장학금 하나라도 더 따내기 위해 극심한 경쟁을 치르고 있는데, 초고소득자 장관의 자녀에게 학교가 납득할 수 없는 ‘장학금’을 챙겨줬다는 사실은 불평등하고 열 받는 일이다.

학교는 ‘이화 정신’을 “윤리의식을 겸비한 지성인”을 양성하고 “정의 구현에 동참하는 것을 기본 이념으로 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평범한 학생들에겐 고액 등록금과 경쟁을 강요하고, 고위 인사에겐 부패 눈감아주기와 뒤 봐 주기를 하는 게 “윤리”이고 “정의”인가. 부패로 점철된 부자 비호 정권 박근혜 정부는 우리를 통치할 자격이 없고, 불평등을 눈감아 준 학교 당국은 ‘이화 정신’ 말할 자격이 없다.

2013. 4. 8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이대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