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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쌍용차 노동자를 아버지로 둔 후배와 나눈 대화:
노동자 단결을 위해 쌍용차 공기업화를 요구해야

며칠 전 같은 과 신입생과 쌍용차 문제로 토론했다.

후배의 아버지는 쌍용차 노동자다. 2009년 정리해고 당시 이른바 ‘산 자’였고 파업에도 동참하지 않았다고 한다. 후배의 아버지는 2009년 파업 때 사측 대열에 있다가 투쟁하는 노동자가 던진 돌멩이를 맞아 머리를 다쳐 수술까지 받았다.

그래서 그 후배는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이면서도, 쌍용차 해고자 문제에 대해서는 복잡한 심경인 듯했다. 구조조정 이후 노동강도는 더 강화됐지만 아버지 월급은 절반 가까이 삭감돼 다섯 식구가 먹고살기 버거워 어머니도 부업을 하셔야 한단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 요구는 ‘살아남은’ 노동자들에게 죄책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후배의 아버지는 ‘해고자를 전원 복직시키면 공장 안 노동자들은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노동자들이 이렇게 반목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쌍용차 노동자들을 ‘산 자’와 ‘죽은 자’로 나뉘어 싸우게 만든 것은 악랄한 사측과 정부였다. 사측은 2009년에 정리해고를 하면서 노동자들을 협박해 ‘희망’퇴직서를 쓰게 했고, ‘산 자’들을 동원해 파업을 파괴해 동료들끼리 싸우도록 종용했다. 최근 사측이 무급휴직자들만 복귀시킨 것은 노동자들의 오랜 투쟁의 성과이긴 했지만, 해고자와 무급휴직자를 이간질하려는 꼼수이기도 하다.

“함께 살자”

우리 운동은 이런 비열한 이간질을 극복하려 노력했다. 2009년 해고 당시부터 지금까지 노동자들은 “함께 살자”고 호소했다. 최근 쌍용차지부가 무급휴직자들의 복귀를 환영하고, 노동자들의 화합을 강조한 것도 공장 안팎의 노동자들을 단결시키려는 훌륭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장 일감 부족과 낮은 임금 등으로 생활고에 허덕이는 공장 안 노동자들은 사측이 말하는 ‘해고자 복직이 경영 상태를 악화시킨다’는 식의 논리에 흔들리기 쉽다.

더군다나 상하이차에 이어 마힌드라의 먹튀 가능성이 농후해지며 노동자들의 불안도 자라나고 있다. 이런 때에 공장 안팎 노동자들의 고용을 모두 보장할 수 있는 대안은 쌍용차를 공기업화하는 것밖에 없다. 정부가 노동자들의 고용을 책임져야 한다. 공장 안팎의 노동자들의 단결을 이루려면 ‘쌍용차 공기업화’ 요구가 필요하다.

쌍용차 노동자를 아버지로 둔 후배도 마힌드라의 먹튀 가능성에 불안해하며 쌍용차 공기업화 대안에 깊이 공감했다.

“함께 살자”는 쌍용차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은 누구나 해고자가 될 수 있는 경제 위기 시기에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 외침이 평택 공장 안의 노동자들에게까지 울려퍼지려면 국정조사 요구와 해고자 전원 복직 외에도 쌍용차 공기업화라는 요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