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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는 상품이 아니다

아시아는 상품이 아니다

지난 4월 26일과 2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무역 관련 운동 전략회의’에서는 아시아 지역 10개 국 활동가들이 아시아의 무역 자유화 상황과 이에 저항하는 운동의 과제를 토론했다.

이 회의는 ‘반전’을 핵심 의제 중 하나로 삼으며 이렇게 천명했다. “전쟁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확대이다. 따라서 반전 운동과 반신자유주의 세계화 운동 사이의 연대를 강화할 것[이다.]

회의 참가자들은 이라크 점령 중단과 이라크 파병 군대의 즉각 철수를 요구했다.

또, 이라크인들의 자결권 지지를 분명히 했다. 동티모르에서 온 활동가는 “동티모르의 경험을 볼 때 유엔은 미국과 똑같이 신자유주의적이며 반민주적이고 반민중적”이라며 유엔 등의 평화유지군으로 점령군이 교체돼야 한다는 주장을 통렬히 반박했다.

WTO에 대한 태도도 지난해보다 급진적이었다. 지난해 8월 이 회의에서는 WTO를 통한 다자간 협상이 양자간 협상보다 유리하다는 주장이 공공연히 제기됐고, 베트남 참가자들은 베트남이 WTO 가입을 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WTO는 농업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하고 궁극으로 WTO와 FTA의 “탈선”을 요구했다.

‘G20’(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20개 농산물 수출국 그룹)에 대한 태도를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지난해 칸쿤 WTO 각료회담 때 G20은 회담을 무산시키는 데서 일정한 구실을 했다. 그렇다면 사회운동은 G20을 지지해야 하는가?

‘남반구초점’의 월든 벨로는 유럽과 미국에 맞서는 G20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G20 역시 WTO 체제 내의 그룹이다. 우리가 G20을 지지한다면 WTO 자체를 탈선시켜야 한다는 입장과 모순된다. 게다가 농업 문제에서도 G20 국가들은 농업 기업을 강화하려 할 뿐 자국의 빈농과 소농을 공격하고 있다.

탈선

무엇보다 G20을 이루는 중국·인도·태국 같은 국가들은 사유화, FTA 등을 통해 노동자·농민 들을 공격하고 있고 전쟁을 지지하고 있다.

‘다함께’, ‘아래로부터 세계화’ 참가자들은 이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여 행동 계획에서 G20 지지 입장을 철회시켰다. 또, WTO 탈선시키기가 최종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하도록 했다.

이 회의가 끝난 뒤 열린 ‘우리 세계는 상품이 아니다’ 네트워크와 아시아 활동가들 사이의 비공식 회의에서는 다가오는 홍콩 WTO 각료회담에서 중국을 지지할 것인지 여부가 논쟁점으로 부각됐다.

일부 참가자들은 중국 정부와 협력할 필요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홍콩의 한 활동가는 “중국 정부가 도입하려는 안전법에 따르면 내가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중국 정부의 반민주적 억압에 맞서 홍콩에서 WTO 반대 시위를 어떻게 조직해야 하는지가 나의 가장 큰 고민”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홍콩 민주노총의 중국 문제 담당자는 중국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 때문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대량 해고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WTO 체제 속에서 신자유주의의 첨병이라고 주장했다.

회의 참가자들은 6월 13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경제정상회의 반대 행동(J13)을 건설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민주노총, 다함께, 자유무역협정·WTO 반대 국민행동, 아래로부터 세계화 소속의 한국 참가자들은 J13 행동을 적극 알리고 동참을 호소했다.

이미 일본에서는 일본 ATTAC(금융거래과세시민연합) 등이 동원위원회를 구성해 50∼1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홍콩 민주노총 참가자들은 이 행동이 WTO 각료회담 항의 투쟁의 예행연습이 될 수 있다며 참가하겠다고 했다.

J13은 아시아의 반전·반신자유주의 운동이 연대 행동을 건설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최용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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