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실천위원회(이하 사노위) 소속 이화여대 학생들은 소속 단체 주최로 이화여대에서 새내기 맞이 정치 포럼을 개최하려고 했다. 이 행사는 사노위 이대모임이 주관하고 동아리연합회가 후원했다.

그런데 학교 당국은 이 행사가 명백히 이화여대 학생들이 여는 행사임에도 ‘외부단체 행사’라며 공간 사용을 불허했다. 사노위 이대모임과 동아리연합회는 이에 반발하며 예정된 장소에서 포럼을 열었다. 

학교 측은 포럼 마지막 날, 강연장에 찾아와 학생들을 막무가내로 내쫓고 행사를 방해했다. 이것도 모자라 한 달도 더 지난 지금, 당시 정당하게 항의한 동아리연합회장을 징계하려고 한다.

학교가 장소를 불허하는 방식으로 학내 진보 단체들의 행사를 탄압해 온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학교 당국은 “외부 단체 행사여서 안 된다”, “정식 등록된 동아리가 아니다” 등 갖가지 이유를 댄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한 이중잣대다. 학교 입맛에 맞는 외부인 초청 행사와 기업 행사 같은 ‘외부 행사’들은 버젓이 열리기 때문이다. 심지어 ‘김앤장’처럼, 한국 재벌과 다국적기업들의 기득권을 변호하는 법률 기업도 학내 공간을 사용한다. 

학교가 학생들의 행사를 방해하고 무산시키려고 꺼내드는 최후의 무기는 ‘돈’이다. ‘외부 단체 연계 행사’는 대관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대관료는 최소 30만 원에서 최대 1백80만 원에 이르기도 하는데, 이것은 돈 많은 기업이 아니면 사실상 빌리지 말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학교 당국은 한 학기에 4백만 원이 넘는 등록금을 받고도 학생들에게 동아리방 하나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콩나물시루 같은 대형 강의 문제는 외면하고, 수천억 원의 적립금을 쌓아둔 것도 모자라 이제 학생들을 상대로 ‘공간 장사’까지 하려는 것인가? 

학교 당국은 ‘학생 징계 규정’을 근거로 홍석영 동아리연합회장을 징계하려 한다. 이 규정은 2006년에 개정될 때부터 ‘이화보안법’으로 불렸다. 징계 규정에는 “학교 건물 점거”, “학교 또는 학교 구성원 명예 훼손”, “기타 학생의 본분에 어긋난 행위” 등 학교가 자의적으로 해석해서 진보적 활동을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학교 당국은 학생들에겐 징계 으름장을 놓으면서도 뒤로는 사회 고위층의 부패를 눈감아 주거나 그 일부가 돼 왔다. 지난달에는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됐다가 탈세 비리 의혹으로 낙마한 한만수가 이화여대로 돌아와 ‘소득세법’을 가르치고 있다! 외교부 장관 윤병세의 딸은 ‘가계곤란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녔다는 황당한 사실도 밝혀졌다.

학교는 동아리연합회장을 징계해 자치권 탄압에 항의해 온 다른 학내 단체들에게 본보기를 보이려는 듯하다.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이대 모임은 학생 자치 활동 탄압에 반대해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