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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위해 힘을 모은 청년·학생들:
“한반도 위기 주범들의 한미 정상회담 반대한다”

5월 2일 청와대 인근에서 진보적 청년·학생 단체들이 박근혜 방미에 반대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서울지역대학생연합, 전국학생행진, 한국청년연대, 사노위 학생위원회(준) 등 진보적 청년·학생 단체 10곳이 공동으로 주최했고, 30여 명이 참가했다.

한반도를 더 위기로 몰아 넣을 자들의 만남 5월 2일 오전 서울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방미 반대 청년·학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윤선

각 단체들은 북한 핵과 한반도 위기의 해법을 두고 의견이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점을 바탕으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가장 큰 공통점은 최근의 한반도 위기에 미국 정부가 가장 큰 책임이 있고, 남한 정부는 그 위기를 부채질했다고 본다는 점이다.

박근혜 방미는 한미 군사동맹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점, 한미 지배자들의 만남은 지금껏 한반도 위기를 키워 온 핵심 당사자들의 만남으로 위기의 원인을 더욱 키울 뿐이라는 점, 따라서 박근혜 방미에 반대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의견이 같았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을 평화회담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날 기자회견에 모인 단체들은 대체로 박근혜 방미와 한미 정상회담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지역대학생연합 서준원 사무처장은 “국민들은 이 땅에서 전쟁이 나기를 원하지 않고 평화를 바란다. 그러나 이 정부가 이에 대해 얼마나 화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을 압박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기로 몰고 가는 논의가 될 듯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한,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우파적 주장도 비판했다.

전국학생행진 중현 활동가는 “이번 국면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이며, “미국이 그동안 막대한 자본을 들여서 투자해 온 MD(미사일 방어 체제)의 당위성을 폭넓게 인정받는 것에 이 위기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계속되는 경제 위기를 막아내기 위해서 추진되던 ‘태평양으로의 회귀’ 정책들이 이번 국면을 통해서 빠르게 추진되고 있”고 “이러한 미국의 시도를 통해서 우리 민중은 계속된 긴장과 계속된 위협 외에 얻는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공동실천위원회 학생위원회(준)’ 정성용 활동가는 “[박근혜] 정부가 평화를 원한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과 함께 최첨단 무기를 동원해 이전보다 더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고, 미국은 한반도에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더 많이 확보하려 하고 있다”며 한미동맹 강화를 비판했다.

무력 시위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양효영 활동가는 “한미 정상회담 자리는 북핵을 해결할 수도, 한반도 위기를 해소할 수도 없는 자리”라고 주장했다.

양효영 활동가는 미국 정부와 남한 정부의 위선을 들춰냈다. “노동자연대학생그룹은 모든 핵에 반대한다. 그러나 북한 핵은 한반도 불안의 원인이라기보다는 미국의 북한 숨통 조이기가 만들어 낸 결과로 봐야 한다. 미국은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려고 북한 ‘위협’을 빌미로 삼았다. 미국은 북한이 협정을 깨고 떼쓴다고 말하지만, 고(故) 리영희 선생께서 지적하셨듯이 미국이야말로 한 번도 협정을 지키지 않았다.

미국의 위협이 한반도 위기의 근본 원인 5월 2일 오전 서울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방미 반대 청년·학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윤선

“미국이야말로 첨단 핵무기를 동원해 언제든지 북한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며 도발하고 위협한 당사자였다. 이러한 무력 시위 와중에 내놓은 미국의 대화 제의도 위선적이기 짝이 없었다. 최근 한·중·일을 순방하고 있는 미군 합참의장 뎀프시는 한미일 미사일 방어 체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도 미국의 위선에 장단을 맞춰 주는 좋은 파트너였다. 미국이 긴장의 불똥을 튀길 때 박근혜 정부는 옆에서 부채질을 하며 위험을 키운 것이다.

“한미 군사동맹 강화는 한반도 위기와 갈등을 키워 왔다. 이를 강화시킬 한미 지배자의 만남은 동아시아에 더 많은 화약과 더 많은 폭발물을 들여 놓을 것이다.”

한국청년연대 윤희숙 대표는 “한반도 전쟁 위기의 원흉들이 모여서 무슨 평화를 논의한다는 것인가” 하고 비판했다.

윤 대표는 미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개성공단에 첫 제품이 나오고 나서 8년 4개월 만에 개성공단이 폐쇄됐다. 게다가 지금 이 전쟁 위기를 틈 타서 미국에서는 12조 원에 달하는 전투기를 포함한 전쟁 무기를 한국 정부에 판매하려 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한반도 전쟁 위기는 지난 30년간 북미 관계 속에서 수없이 체결한 협약과 조약들을 단 한번도 미국이 지키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명백히 평화를 원한다. 허울 좋은 한미 군사동맹 강화를 반대한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이 외친 구호가 울려 펴졌다.

“한반도 불안 부추기는 한미동맹 강화 반대한다”

“한반도 위기 조장 중단하라. 한반도 평화 실현하자”

“대북 압박과 군사적 한미 동맹 강화할 한미 정상회담 반대한다”

“한미 군사 훈련과 대북 압박 중단하라”

박근혜 방미 반대 청년·학생 기자회견문

한반도 위기 조장과 군사적 한미동맹 강화 목적의

박근혜 미국 방문에 반대한다!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5월 5일부터 10일까지 미국에 방문해, 취임 후 첫 한미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한미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적 한미동맹 강화 조처들을 논의할 것이다. 백악관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의 중심적 역할로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정상회담의 목적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 역시 “한미 동맹에 기초해 확고한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고”, “포괄적 전략 동맹을 한 단계 증진시키는 중요한 계기”로 삼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 위기를 불러일으킨 핵심 당사자들인 미국과 그 파트너인 한국 정부가 만나 위기의 근본 요인을 더욱더 키우겠다는 뜻이다.

그동안 한반도 위기 상황의 근본 배경에는 최근 부쩍 거세진 미국의 압박이 있었다.

3월부터 시작한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의 강도는 예년보다 훨씬 더 셌다. 지난 두 달 동안 한반도는 ‘첨단 무기의 전시장’이 돼 버렸다. 미국은 핵잠수함, B-52 폭격기, B-2 스텔스 폭격기, F-22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언제든 북한을 핵폭탄으로 초토화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미국이 이런 행동을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핵 없는 세상’을 말하는 것은 끔찍한 위선이다.

특히, 미국 오바마 정부가 중국을 견제하려고 내놓은 ‘아시아로의 귀환(아시아 재균형)’ 전략은 한반도에 먹구름을 몰고 오는 중요한 배경이다. 2009~11년 사이에 주한미군은 2만 6천여 명에서 3만 7천 명 가량으로, 주일미군은 4만 1천 명에서 8만 7천 명 규모로 늘었다.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빌미 삼아 동아시아 MD 구축도 한 단계 진전시켰다. 미국 서부 해안에 요격 미사일을 50퍼센트 증강 배치했고, 미사일방어(MD) 체제의 핵심인 해상배치 X밴드 레이더와 요격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 구축함을 한반도 주변으로 이동시켰다. 괌 기지에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투입하기로 했다.

한편, 박근혜 정부 역시 위기를 부채질했다. 박근혜 정부는 미국과 ‘공동 국지도발 대비 계획’에 합의했고, 이에 따라 미군이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국지전에 자동 개입할 근거가 마련됐다. 나아가 박근혜는 북한과 군사적 충돌이 벌어지면 “일체 다른 정치적 고려를 하지 말고 초전에 강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박근혜 정부는 자신이 먼저 대화 제의를 했다고 하지만, 이런 강경 조처들과 함께 내놓는 ‘대화’ 제의가 진실하게 들릴 리 있겠는가. 급기야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 인력 전원 철수라는 강경 조처도 불사하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 위기의 근본 책임이 있는 미국과 한국 정부가 만나 논의하는 의제들이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우리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압박과 군사적 한미동맹 강화 계획을 논의하는 것을 우려한다. 이는 한반도 위기를 더욱 악화시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할 것이다.

이 외에도 미국 정부는 이번 회담을 통해 각종 무기 도입과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을 요구할 듯하다. 우리는 복지에 쓸 돈을 무기에 퍼붓는 것에 반대한다.

우리 청년·학생들은 한반도 위기 조장과 군사적 한미동맹 강화 목적의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반대한다.

우리의 요구

1. 한반도 위기 조장 반대, 한반도 평화 실현!

2. 대북 압박과 군사적 한미동맹 강화 목적의 박근혜 대통령 방미 비판!

3. 한미 군사훈련 반대·미국의 한반도 무기 배치 반대·대북 제재와 압박 중단!

4. 한미일 군사 동맹 강화 반대!

2013년 5월 2일

한반도 위기 조장과 군사적 한미동맹 강화 목적의 박근혜 방미 반대 청년·학생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노동자연대학생그룹, 대한불교청년회, 민주주의 자주통일 대학생협의회,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공동실천위원회 학생위원회(준), 서울지역대학생연합, 전국학생행진, 젊은 보건의료인의 공간 ‘다리’, 통합진보당 학생위원회·청년위원회, 한국청년연대 (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