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육시설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와 비리 등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최근 5년간 어린이집 내 아동학대 발생건수는 평균 1백4건이다. 무상보육과 맞춤보육을 실시하고 CCTV를 달아도,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난다.

그러는 가운데 아이들이 다치고 있고, 죄책감과 상처는 모든 보육 주체에게 더 깊게 새겨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에 대응한다며 CCTV 설치 의무화, 보육 공무원에게 특수사법경찰권[검찰, 경찰 외에 예외적으로 수사권을 부여해 사건 수사부터 검찰 송치까지 맡게 하는 것] 부여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보육시설 간 경쟁을 부추기고 보육교사의 능력을 ‘품질’로 표현하는 등, 정부가 보육 시장화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 결과 오늘날 국공립 보육시설은 5퍼센트밖에 안 되는 반면, 민간 시설이 90퍼센트에 이르렀고, 돌봄 일자리는 저질 일자리가 됐고, 아이들을 돈으로 보게 했다.

보육 시장화 정책은 특기교육·교구교재·급간식 업체, 부동산 중개업자, CCTV 설치 업체 등을 둘러싸고 리베이트 사건을 만들어 냈다. 부모들의 마음을 이용하고, 보육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면서 비참한 보육 현장을 만들어 낸 것이다.

진보진영은 보육이 더 망가지기 전에 보육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노동권과 인권 교육을 강화할 것을 요구해 왔다.

고용 불안 속에서 10시간 보육하고도 최저임금 받는 현실, 단 1분도 편히 쉬지 못하고 4분 만에 점심을 “처리”해야 하는 비인간적인 보육 노동 환경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얘기해 왔다.

교사 대 아동 비율을 줄이고, 제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볼 수 있게 과중한 업무를 줄여 달라고 울부짖어 왔다.

CCTV 설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전혀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CCTV 설치로 가중되는 스트레스는 더 위험한 행동을 낳게 할 것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CCTV 설치는 아동학대의 진정한 원인과 해법을 덮기 위한 임시 방편이다. 보육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보육교사들 개개인에게 전가하고 그 책무를 회피하려는 것이다.

보육 노동자들이 고용 안정 속에서 원내 감시자의 구실을 할 수 있게 하고, 보육 공무원을 확충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수 있게 하면 어린이집 비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처럼 더 나은 보육 현장을 만들수 있는 진보적 해답이 있다. 이것은 재정난을 이유로 뒤로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보수언론은 지금이 무상보육을 접을 시기라며 연일 훈수를 두는데, 오히려 지금이 바로 부자 증세를 실시해야 할 때다.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가장 소중한 존재가 아이들이라고 하면서, 정작 그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는 사람들에 대한 이 허접스런 대우는 무엇으로 설명이 가능한 것인가.

노동자들의 자녀를 돌보는 일, 미래의 노동자가 될 아이들을 보육하는 일에 관심이 없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 무관심이 보육교사의 노동조건을 지옥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우리는 누구에게 화를 내야 하는가. 보육교사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가장 쉬운 방법일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되면 다치는 아이들은 또 생길 것이다.

보육 노동자로서 올해처럼 가슴 아픈 5월이 없다. 어린이날을 맞이해 하루 놀아 주고, 갖고 싶은 물건을 선물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 보육노동 환경 개선을 한목소리로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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