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현대차 문용문 지부장의 부적절한 ‘특근 합의’에 대해 현대차 사측은 ‘주말에도 평일처럼 2개조를 운영해서 기존보다 오히려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며 만족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4월 29일 1공장 노동자들이 조업을 5시간 중단하고 현대차 사측과 노조 지도부에 항의한 것은 가장 극적인 사례다. 이런 분위기에서 사실상 지도부를 거슬러 특근 거부는 계속됐다.

승용 1·2·3·4·5 공장 사업부 대의원 대표들이 이런 결정을 내리고 투쟁을 이끌었다. 대표들은 지부장의 공개 사과와 특근 재협상을 요구했다. 이런 압력 때문에 비교적 온건한 나머지 울산 공장 사업부 대표들도 특근 거부에 동참했다. 

살아나는 자신감 지금의 기회를 살려 특근 거부 투쟁을 지속ㆍ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이 투쟁은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과 결합돼야 한다. (위) 4월 29일 노조 지도부의 부적절한 합의에 반발해 조업을 중단하고 시위하는 현대차 울산 1공장 노동자들. ⓒ사진 제공 현대차 열사회 안지연 (아래) 5월 10일 직장 이탈 파업하고 양재동 본사 앞에서 상경 투쟁하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그런데도 문용문 지부장은 ‘사과와 재협상 요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텼다. 지부장이 속한 ‘민주현장’은 활동가와 조합원 들의 정당한 반발을 ‘노조 흔들어 집행부 사퇴시키기’라며 왜곡하기까지 했다. 5월 6~9일에 열린 현대차지부 대의원대회에서도 지부장의 태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다.

그런데 아쉽게도 대의원대회는 부적절한 합의안을 폐기하지 않고 “추가 협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문용문 지부장은 대의원들의 반발을 짓누르며 결정을 밀어붙였다. 그리고 특근 재개 문제도 별도로 지부 확대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겠다고 공표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대의원대회 직후 1공장 사업부위원회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특근 거부를 지속하겠다’는 올바른 입장을 발표했다. 그리고 곧이어 1·2·3·4·5 공장 대의원 대표들이 특근 거부를 결정했다.

이런 결정은 완전히 정당하다. 그리고 투쟁은 더 확대돼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까지의 투쟁을 돌아보며 부족한 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투쟁의 확대

잘못된 합의에 대한 항의를 촉발한 4월 29일 1공장 투쟁은 상당한 기대를 불러 모았다. 노동자들 사이에선 “1공장이 투쟁했으니 나머지 공장들도 투쟁에 나서고, 1·2·3·4·5 공장이 연합해 집회를 개최해야 하지 않나” 하는 제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따라서 4월 29일 투쟁의 기세를 몰아 더 확대할 필요가 있었다. 투쟁 분위기가 확대돼야, 압력과 자신감을 더 키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대의원대회가 더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열려 전투파의 목소리가 힘을 더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투쟁은 주말 특근 거부로만 한정됐고, 더 확대되지 못했다. 특근 거부를 결정한 사업부 대표들이 독립적으로 투쟁을 조직하기보다, 문용문 지도부에게 재협상을 하라고 압력을 넣는 수준에서 주춤거렸던 것이다.

현대차 울산 ‘1·2·3 공장 학습모임’도 옳게 비판했다. “지부장은 [공개 사과와 재협상을] 거부했다. 그런데도 사업부 대표들은 입장도 없이 대의원대회 이후 논의한다는 계획만 밝혔다.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아무것도 없다. 직권 조인 집행부에게 또다시 재협상을 하라는 것은 조합원을 기만하는 것이다.”

일부 활동가들은 문용문 지부장 사퇴와 불신임도 제기했다. 이 동지들이 가졌을 반감은 십분 이해할 만한 것이다. 그러나 지도부 교체로 시간을 끌기보다 현장 조합원의 독립적인 투쟁을 확대·강화하는 것이 요구를 관철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지도부 교체를 강조하게 되면 현장의 독립적 투쟁보다 대체 지도부 세우기에 치중하게 된다. 그동안 많은 전투적 활동가들이 이 패턴에 머무르면서 진정한 현장조직을 만들지 못했다.

이번 특근 합의처럼 노조 지도부가 투쟁을 멈출 때는 현장 조합원들의 투쟁을 조직하고 확대하려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현장 조합원운동 전략의 핵심이다. 요컨대, 노조 지도부가 싸울 땐 함께 싸우지만, 그들이 싸우지 않을 때는 독립적으로 투쟁해야 하는 것이다.

요구의 전진

노동자들이 특근 합의에 반발한 배경에는 노동강도 강화가 있다. 평일에도 강화된 노동강도가 주말까지 적용되는 것에 대한 정당한 반발인 것이다. 노동자들을 골병들게 만드는 노동강도 강화에 맞선 투쟁을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지지해야 한다.

게다가 노동자들은 특근 거부 투쟁 과정에서 요구를 더 전진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얼핏 보여 줬다. 두 달 가까이 특근이 중단되면서 “주말에 쉬니까 너무 편하다” 하는 얘기도 나왔다.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조합원들은 아예 이참에 특근을 없애자는 얘기도 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기본급을 올려야 임금을 벌충할 수 있다는 지적도 꽤 있습니다.”

특근 거부 투쟁은 노동강도를 낮추는 것뿐 아니라,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 요구와도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즉, 노동강도 강화 저지와 함께, 특근 폐지와 평일 노동시간 8/8로 전환, 기본급 대폭 인상이 결합돼야 한다.

특근 폐지 등 실노동시간 단축 문제는 전체 노동계급의 문제기도 하다. 한국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개별 공장과 부문을 넘어 전 계급적인 정치적 투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특근을 인정하면서 출발하면, 사측이 물량을 빌미로 노동자들을 옥죄는 것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어렵다. 사실 문용문 지도부가 부적절한 특근에 합의한 것에는 정몽구의 국내 생산 물량 축소 협박이 영향을 줬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협박은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을 줬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현대차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과 밤샘노동으로 사측은 막대한 이윤을 챙기고 있다. 우리가 물량에 얽매이지 않고도 양보를 따낼 수 있는 것이다.

이번 특근 거부 투쟁은 현대차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 줬다. 대의원대회 이후에도 특근 거부 투쟁이 지속되는 것을 봐도 그렇다.

그러나 동시에, 보완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활동가들은 이런 과제들을 실천으로 옮기며 더 큰 투쟁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