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민영화반대·공공성 강화 공동행동’(이하 ‘민영화반대공동행동’)은 최근 환경운동 단체들과 함께 에너지 분야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환경단체들은 누진제 강화와 환경친화적 재생가능 에너지 전환 등 지지할 만한 대안적 요구들을 제안했다.

그러나 동시에 전기 요금을 ‘현실화’(요금 인상)하자고 강력히 주장하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처장은 “값싼 서비스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공급 위주 전력 정책이 근본 문제”라고 주장했다. 전기 요금이 싸서 낭비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5년간 전기 요금이 30퍼센트나 인상됐고, 올해 초 추가로 4퍼센트가 인상됐는데도 말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석유, 유연탄, 가스 등 원료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전기 요금을 조정하는 ‘연료비연동제’도 제안했다. 사실상 전기 요금을 시장 논리에 맡기자는 것이다.

정부도 지난해 요금 인상을 위해 ‘연료비연동제’를 도입·승인한 바 있다.

요금 인상은 전력·가스 민영화(사영화)의 가장 커다란 폐해 가운데 하나다. 이것을 만약 진보진영의 요구로 삼는다면 사영화 반대 운동 건설에 걸림돌만 될 것이다.

전기를 비롯한 에너지는 물·공기와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공공재다. 요즘처럼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이 많은 때에 요금 인상은 노동자·민중의 경제적 부담과 고통만 가중시킨다.

게다가 최근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대기업의 천연가스 직수입 확대를 추진하면서 가스요금 대폭 인상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불필요한 타협

반면, 전체 전기의 절반 이상(55퍼센트)을 사용하는 재벌과 기업주들은 그동안 원가에 못 미치는 싼값에 전기를 사용해 왔다. 〈조선일보〉조차 “산업용 요금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일반 국민이 내는 요금으로 제조 대기업을 지원하는 꼴”이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워크숍에서 녹색연합도 “산업용 전기 요금이 가정용에 비해 절대적으로 싼 현 전기 요금 체계에 비판의 초점을 맞추는 것이 타당하다” 하고 주장했다.

결국 핵·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를 늘리는 것도 정부가 재생가능에너지에 투자와 지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하도록 만들어야지 전기 요금을 올리자는 방식으로는 대중적 운동을 건설할 수 없다. 그리고 재생가능에너지 투자에 필요한 재원은 재벌·기업주에 세금을 물려 마련하자고 주장해야 한다.

그런데 워크숍에 참가한 일부 단체는 환경단체의 입장을 배려해 ‘민영화반대공동행동’이 요금 인상 반대를 부각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민영화반대공동행동’ 출범 당시에도 출범 자료집에서 요금 인상 반대 주장이 삭제된 바 있다.

노동조합과 대다수 단체들이 반대했음에도 환경운동연합의 압력에 밀려 온당치 않은 타협을 한 것이다.

‘민영화반대공동행동’은 전기 요금 인상을 지지하는 단체들에게 불필요한 타협을 하지 말아야 한다. 사영화의 폐해인 요금 인상을 폭로하며 거리와 작업장에서 박근혜 정부의 사영화 시도에 맞서 대중운동을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