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학교비정규직의 처우·고용에 관한 법안을 내놨다. 이 법안은 아직 발의되지 않았지만, 곧 정부·여당이 발표할 대책의 수준을 보여 준다.

특히 학교비정규직 노조들은 일제히 비판적 논평을 발표했다. 학교비정규직의 “차별적 처우를 개선”하고 “고용 불안”을 해결하겠다는 법의 취지가 무색하게, 그 내용이 미흡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법안은 ‘교육감 직접 고용’을 명시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구체적인 개선 내용이 거의 없다. 심각한 고용 불안과 낮은 임금에 허덕이는 노동자들의 고통은 아랑곳 않고 노동자들을 계속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실질적 임금 개선책도 제시하지 않은 채 “합리적 [임금] 책정”만 말하고 있다. 

게다가 법안에는 “추후 학교비정규직을 증원할 경우 학생 수 감소로 필요가 없어진 인력, 중복되거나 세분화된 업무, 위탁할 수 있는 업무를 ‘우선 조정’하라”는 독소 조항도 포함됐다. 학교비정규직을 늘리려면 먼저 구조조정을 하라는 것이다.

물론, 새누리당은 교육감 직접 고용을 명시했다고 생색 낼 수 있다. 그러나 교육감 직접 고용은 이미 지난해 10월 중앙노동위 결정, 올해 1월 서울행정법원 판결 등에 따라 피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진보교육감들은 일찌감치 조례를 제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지금 정부·여당은 학교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과 투쟁에 밀려 개혁 시늉이라도 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이들은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교육공무직 법안’을 마다하고 별도의 대책을 내놓았다. 이는 교육공무직 전환이나 호봉제 도입을 피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국회 추경예산 처리에서 학교비정규직의 호봉제 도입 예산이 빠진 것도 이 점을 잘 보여 준다.

호봉제 예산 삭감에 세 번이나 합의한 민주당 지도부도 미덥지는 않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하루 파업 등 투쟁을 벌여 조직을 대거 확대하고 노동조건을 일부 개선하며 전진해 왔다. 그리고 이런 성과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6월 투쟁을 앞두고 힘을 키우며 전진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이미진

학교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회련 학교비정규직본부, 전국여성노조)는 4월 25일 강원도교육청과 전국에서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고, 교육부와도 교섭을 시작했다. 경기도에선 법에서 보장한 2년 이상 근무자뿐 아니라, 1년 초과자들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게 됐다.

조직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올해 투쟁을 조직하는 과정에서 이미 2천여 명이 새롭게 노조에 가입했다. 노동자들 사이에선 “올해는 하루 파업도 부족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올해도 투쟁하면,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전국 20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와, 그 수 배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 노동자에게도 자신감을 줄 수 있다.

학교비정규직 노조들 간의 단결과 전교조·민주노총 등 정규직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연대가 뒷받침돼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