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가 주축인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노동자들이 파업 사흘 만에 통쾌하게 승리했다.

건설 노동자들은 4월부터 하루 품삯도 포기하고 대구경북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파업을 조직했다. 건설 현장을 돌며 파업 참가 호소 스티커를 부착하고, 비조합원들에게도 파업에 참가하라고 호소했다. 조합원 1천 명이 모이는 결의대회도 개최했다.

그러나 건설 업체들은 하루 품삯을 5백92원만 인상하겠다며 노동자들을 우롱했다. 임금을 두세 달 늦게 지급하는 관행(유보 임금)을 없애라는 요구도 외면했다.

5월 2일 대구경북 건설 노동자들은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치며 망치를 내려놓고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의 막강한 힘은 순식간에 드러났다. 아파트와 10층 이상 고층 건물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90퍼센트 이상이 조합원으로 조직돼 있어 망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이길우 대구경북건설지부 지부장은 “대구, 구미, 김천 지역에서 조합원들이 있는 대규모 작업장은 다 멈췄다. 파업 노동자들은 조직화되지 않은 소규모 현장도 돌아다니며 작업을 세웠다”며 파업의 위력을 전해 줬다.

업체들은 별 볼 일 없는 안을 제시하며 투쟁의 김을 빼려 했지만, 자신감에 찬 노동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노가다’라 멸시 받던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흔들리지 않자, 결국 업체들은 무릎을 끓고 항복했다. 

당당하고 멋진 승리자들 비조합원ㆍ이주노동자 등과의 단결을 꾀하며 단호한 투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대구경북 건설 노동자들. ⓒ사진 출처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은 거의 관철됐다. 유보 임금 관행을 없애기로 했고, 하루 품삯을 1만 2천 원 인상하기로 했다. 기능공 노동자들은 하루 품삯이 14만 8천 원에서 16만 원으로 인상됐다. 지난해에 이어 임금을 10퍼센트 가까이 인상한 것이다.

선봉장

일요일 근무 시 법정 휴일 수당 지급, 정기 총회 1일 유급화도 쟁취했다.

대구경북 건설 노동자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승리의 깃발을 흔들며 현장으로 복귀했다.

대구 지역 건설 노동자들은 1998년 건설 부문에서는 전국 최초로 파업을 벌여 단체협상을 체결했고, 그 뒤로도 건설 노동자 투쟁의 선봉장 구실을 했다.

특히 지난해 대구경북건설지부는 임단협 합의 내용을 대구 지역의 비조합원 건설 노동자들에게도 적용하라고 요구하며 투쟁했다.

비조합원들도 노조의 투쟁을 자신의 일로 여기며 투쟁에 동참했고, 노조의 조직과 영향력도 강해질 수 있었다.

대구경북건설지부는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이주노동자들을 설득하고자 외국어로 쓴 홍보물을 제작해 반포했다. 파업 닷새 만에 하루 품삯을 1만 3천 원 인상했고 4백 명이던 조합원은 1천5백 명으로 늘어났다.

비조합원들의 이익도 대변해 투쟁하면서 노동조합의 힘도 더 강해지고 지지도 많이 받았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김현주 경산 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은 “이번에 건설 노동자 여러분들이 같은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의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을 성취하고자 싸우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떨렸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대구 지역에서는 최근 국책 토목사업의 일환으로 대구혁신도시가 건설되고 있기도 하다. 투쟁의 전통뿐 아니라 이런 상황도 대구 지역 건설 노동자들의 자신감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

노동자의 힘을 보여 준 대구 건설 노동자들의 통쾌한 승리는 처지가 열악하더라도 단결해서 투쟁하면 이길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것은 박근혜 정부하에서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갈 길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