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검찰과 법원은 〈레프트21〉 기자 김종환 동지를 약식재판에 기소했다. 지난해 6월 11일에 쌍용차 해고자 전원 복직을 요구한 “함께 살자! 희망 걷기” 대회에 참가했다는 게 이유였다. 기소 시점은 공교롭게도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박근혜 당선으로 검찰은 기고만장해졌을 것이다. 법원은 벌금 1백만 원을 내라는 약식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김종환 동지는 약식명령에 응하지 않고 부당한 탄압에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현재 이 재판은 박근혜 정부의 위기 속에 치러지고 있다.

5월 22일에 있었던 1심 2차 재판에서 검찰은 김종환 동지의 집회 참가 사진을 증거로 제출하고 약식명령대로 판결해 달라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판사도 “쌍용차가 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했다. 물론 “적법 집회가 가능함에도 이런 행위를 처벌하지 않아도 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지만 말이다.

변호사는 검사가 제출한 사진이 김종환 동지의 도로교통법 위반 협의를 입증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이 집회의 성격을 봤을 때 시민들이 집회를 통해 의사를 표현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충분히 정당한 행위”였다고 최후 변론을 했다.

변호사는 의견서에서도 쌍용차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정리해고 당했다는 점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한다.

김종환 동지는 최후진술에서 자신이 무죄임을 조목조목 밝혔다.

“이 재판은 정치적 재판입니다. 외견상 검찰은 제가 교통을 방해했다고 문제삼지만, 그것은 전혀 핵심이 아닙니다. 정부와 사장 들은 쌍용차 해고의 진실을 묻어 버리고, 돈벌이가 여의치 않으면 언제든 노동자를 해고하길 바라는데, 제가 그것에 반대했기 때문에 ‘죄’가 있다고 검찰은 주장하는 것입니다.”

“검찰과 권력은 저를 정죄할 자격이 없습니다. … 이 나라 권력자들은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법과 판결을 무시합니다. 노동자들한테 떼어 먹은 통상임금을 반납하라는 최근 대법원 판결을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실상 인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 자들이 법과 질서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저는 무죄입니다. 쌍용차 문제는 단순히 한 공장의 문제가 아닙니다. 해고, 비정규직, 착취에 맞서는 대표적 싸움입니다. 쌍용차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단지 지난 4년간 사망한 노동자 24명뿐 아니라, 향후 ‘먹튀’에 맞서 싸울 노동자들, 대법원 판결 이행을 요구하며 반년 넘게 철탑에서 농성 중인 현대차 비정규직들,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라는 정리해고자 10만 명 모두를 ‘세계 자살률 1위’에서 지켜 내자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싸움입니다.”

재판부는 검찰이 ‘법과 질서’를 말할 자격이 없다는 최후진술을 문제삼으며 “이 자리는 검사를 비난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중간에 가로막기도 했다. 하지만 김종환 동지는 압력에 굴하지 않고 “검찰이 정치적 이유로 기소했기 때문에 이런 진술이 필요하다”며 최후진술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김종환 동지는 “이 나라 권력자들은 제가 벌금을 받고 위축되길 바랄 테지만 어림없는 소리”라며 “쌍용차 투쟁은 끝나지 않았고 계속해서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환 동지의 명쾌한 최후진술을 들은 참가자들은 힘차게 박수를 쳤다. 김종환 동지의 말처럼 “이 땅의 정의를 세우는 행동”에 “더 많은 사람이 나서야 한다.”

6월 19일 오전 10시에 선고 재판이 있다. 김종환 동지에게 당연히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

김종환 동지의 최후진술문

1. 이 재판은 정치적 재판입니다.

외견상 검찰은 제가 교통을 방해했다고 문제삼지만, 그것은 전혀 핵심이 아닙니다. 정부와 사장 들은 쌍용차 해고의 진실을 묻어 버리고, 돈벌이가 여의치 않으면 언제든 노동자를 해고하길 바라는데, 제가 그것에 반대했기 때문에 ‘죄’가 있다고 검찰은 주장하는 것입니다.

검찰이 문제 삼는 행사는 쌍용차 해고자를 전원 복직하라고 요구하는 행사였습니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면 첫 임시국회에서 쌍용차 국정조사를 하겠다던 약속을 뒤집었습니다. 이 두 사건이 겹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오래 전부터 쌍용차 사측과 전경련은 ‘노사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며 국정조사 약속을 깨라고 말했습니다. 2009년 파업 당시 테러 진압 무기까지 동원해 자신들이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쫓겨난 쌍용차 노동자들이 끈질기게 싸우고, 저 같은 사람들이 연대하면서 다시금 문제가 불거지는 게 싫었을 것입니다.

쌍용차 범국민대책위가 집계한 바로는, 지금까지 1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소됐다고 합니다. 그 많은 사건이 단지 개인들의 교통방해 등에 관한 것이라는 검찰의 주장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거짓말입니다. 제 사건은 쌍용차 문제라는 사회적 현상과 떼어 놓고 말할 수 없습니다.

제가 걷기 행사에 참가하기 10여 일 전, 하버드대학 마이클 샌델 교수가 쌍용차 노동자 분향소를 찾았습니다. 검찰은 교통법 뒤에 숨지 말고, 샌델 교수가 한국 사회에 던진 ‘정의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자기 자신부터 비춰봐야 할 것입니다.

2. 검찰과 권력은 저를 정죄할 자격이 없습니다.

검찰은 또다시 사장들과 정치권을 위해 정의를 요구한 사람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검사의 어거지와 거기에 손을 들어 준 법원의 유감스런 판결 때문에 ‘떡값 검사’를 폭로한 노회찬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반면에 서울중앙지검장이, ‘대통령 가족이 부담스러워 내곡동 사건을 기소하지 않았다’고 말한 게 불과 반년 전입니다.

또, 부패한 검찰은 ‘법과 질서’를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한때 인터넷 검색창에 “검사”를 입력하면, “검사 여자”가 자동완성으로 뜨면서 성인 사이트를 연상시키는 사진들이 떴습니다. 아마도 검사가 피의자를 강제 추행한 사건 때문일 것입니다. 검찰이 저를 기소하기 직전 줄줄이 터진 사건들만 봐도, 부장검사는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과 대기업한테 뒷돈 수억 원을 받았고, 검찰총장은 수사와 무관하게 SK 회장의 구형량을 7년에서 4년으로 줄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박근혜가 당선될 때까지 개혁하는 척만 하면 된다’고 문자를 돌리더니, 정말 박근혜 당선 바로 다음날 저를 기소했습니다. 정말이지 이런 검찰이 ‘법과 질서’ 운운하며 저를 정죄할 자격은 없습니다.

또, 이 나라 권력자들은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법과 판결을 무시합니다. 노동자들한테 떼어 먹은 통상임금을 반납하라는 최근 대법원 판결을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실상 인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 자들이 법과 질서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3. 저는 무죄입니다.

쌍용차 문제는 단순히 한 공장의 문제가 아닙니다. 해고, 비정규직, 착취에 맞서는 대표적 싸움입니다.

쌍용차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것은, 단지 지난 4년 간 사망한 노동자 24명뿐 아니라, 향후 ‘먹튀’에 맞서 싸울 노동자들, 대법원 판결 이행을 요구하며 반년 넘게 철탑에서 농성 중인 현대차 비정규직들,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라는 정리해고자 10만 명 모두를 ‘세계 자살률 1위’에서 지켜 내자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싸움입니다.

폭력 진압을 지휘한 경찰총장이 청문회에, 약속을 어긴 사장이 국정감사에 불려 나오고, 쌍용차 해고자 관련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유력한 대선 후보가 전태일 동상 앞에서 망신을 당하고, 주요 대선 후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진상규명을 약속했는데도 이 사건이 이대로 묻힌다면, 사장들은 앞으로 더 기고만장해서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돈을 빼돌릴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노동자들은 과로와 자살로 죽어나갈 것입니다. 실제로, 대표적 흑자 기업이라는 기아차와 현대차에서 지난 한 달여 만에 비정규직·촉탁직 노동자들이 또다시 연거푸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 투쟁과 연대로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쌍용차 무급휴직자 전원이 복직했습니다. 운동의 압력이 아니었다면 쌍용차 사측은 결코 그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노동자들이 공장 옥상에서, 거리에서, 철탑에서, 대한문 앞에서 싸웠고, 제가 연대한 운동이 부족하게나마 희망을 일군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해고자들이 복직하지 못했고, 중구청이 ‘꽃을 심겠다고 사람을 철거’하고, 검찰이 쌍용차 노동자한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 보여 주듯 정부와 사장들은 전혀 반성하지 않았습니다. 이 나라 권력자들은 제가 벌금을 받고 위축되길 바랄 테지만 어림없는 소리입니다. 쌍용차 투쟁은 끝나지 않았고 저는 계속해서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할 것입니다.

마무리 하겠습니다.

저의 행동은 사람을 살리고, 이 땅의 정의를 세우는 행동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저처럼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행사 참가는 정당합니다. 저는 무죄입니다.